메모장

오페라 하우스의 유령 2부: 과거와 현재의 아리아

무짝 2022. 9. 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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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짝 (GM):헉헉
그럼 잠시~~ 도입을 맞출까요?
그 날의 사건 이후 몇 주가 지났습니다
차감독도 이제 신입 딱지는 떼고 오페라 하우스에 적응하셨을것같아요
 
무짝 (GM):요새는 어떻게 지내고 계시려나요
 
Miro:
마혜주는 잡혀들어갔나요?
 
무짝 (GM):
 
Miro:ㅇㅋ
추리물이란
 
무짝 (GM):후후
 
Miro:요새는...
관객들로부터 들려오는 푸장노 피드백을 받아서 연출 수정도 하구요...
신작공연 준비에도 여념이 없겟죠?
 
무짝 (GM):푸장노
 
Miro:그리고 집안에서 슬슬 결혼 안하냐는 압박이 꾸준히...
 
무짝 (GM):뭔가했네
아아아악
 
Miro:하우스 내 사람들과는 꽤 편해졌겠어요
 
무짝 (GM):'ㅅ' 안냐세요
글쿤요글쿤요
유령과는 좀 친해졌으려나요
 
Miro:유령쨩
그렇겠네요 서로 구해준 빚도 있으니
개인공연도 들어줬구...
 
무짝 (GM):참고로 유령은 아직 익명으로 다른 배우들과 관계자들은 피하고 있습니다
 
Miro:교류가 거의 없겠네요
 
무짝 (GM):감독님이 방으로 방문하는건 아주 반가워해요
 
Miro:아구 우리 똥강아지
여전히 사건에 매달리고있나요?
 
무짝 (GM):그렇습니다..
 
Miro:그러게... 1 범인이 그 사건도 범인일줄 알았는데
너무 젊었다
 
무짝 (GM):끄덕그덕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진행하고 보죠
그럼 세션내 날짜는
오늘이 26일이니 10월 27일인걸로(수학선생님인가?
 
Miro: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ㅋ
한달정도 지났네
신입배우.. 그래 와야지 둘이나 죽어서
 
오페라 하우스에서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 몇 주라는 시간이 흐릅니다.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첫 연출작 <푸른 장미의 노래>는 큰 호평 속에 마무리됩니다.
 
차기작을 고민하며 오늘도 배우들과 합을 맞추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지나고 살인 사건은 모두의 기억속에서 흐려졌지만...
 
이제는 비어버린 캐스트를 위해, 새로운 배우들도 몇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어 며칠 전, 새로 입단한 배우가 연습을 마치고는 의욕적인 얼굴로 당신에게 다가와 인사합니다.
 
신재은:"오늘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우와아... 무대에 올라와 보면 생각보다 엄청 넓군요!"
 
차해수:"아아, 고생 많으셨습니다." 신입이라 그런지 기운이 바짝 들었군. 생각합니다.
"앞에는 이쪽을 보는 눈들이 생각보다 많고 말입니다. 압박감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지요."
 
신재은:"실전에 들어가면 느낌이 많이 다르겠죠... 네! 열심히 할게요!"
 
기운이 넘치는 재은 옆으로, 동생인 신재호가 다가옵니다.
 
신재호:"누나까지 오페라 하우스에 오게 되어서, 엄청 소란스러워졌어."
"감독님, 누나 말예요. 몇 주 전에 감독님이 무대에 올라가서 유명해 졌던 그 일에 대해 알려주니까. 조금만 일찍 왔으면 볼 수 있었을텐데~ 하면서 엄청 아쉬워한 거 있죠?"
 
신재은:"너는~, 그런 말은 왜 하니?"
"감독님, 그러는 재호야말로. 자기도 감독님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맨날 그래요? 주제 좀 알라고 말 해주세요." 서로 장난스럽게 고자질을 하며 놀려대고 있습니다.
 
차해수:"하하..." 열심히 준비한 작품을 의도대로 표현해내는 것으로 인정받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일전의 사건은 연습은 커녕, 예상조차 하지 못 했던 일인지라 그 일로 유명해진 것에 대해 꽤 부끄러워하는 기색을 띱니다.
"또 모르지요. 우리 신재호 배우님은, 아직 쑥쑥 클 날이 많이 남았으니. 어른이 되면 이정도 역량을 갖추게 될지도. 주연배우가 될 가능성도 높을테고 말입니다."
 
그 말에 재호는 감격한 듯. 반짝거리는 눈으로 올려다봅니다.
 
원래부터 잘 따랐던 재호이지만, 그 날 이후 완전히 당신을 동경하게 된 모양입니다.
 
어색하면서도 훈훈한 분위기를 즐기고 있으면, 뒤에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이다홍:"어머나, 좋은 분위기를 제가 방해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어요."
"차 감독님.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갑작스레 새로운 배우들과 맞춰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차해수:"저야 뭐, 한달 전까지만 해도 제게는 전원이 새로운 배우였으니. 다홍씨께 그 말 그대로 돌려드리죠. 갑작스레 새로운 배우들과 맞춰간다는 건 쉽지 않은 법이지요."
 
이다홍:"뭘요. <푸른 장미의 노래>도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전의 캐스트보다, J씨의 이해도가 상당해서 오히려 제가 의지했는걸요."
"그러고보니... J씨, 오늘도 나오지 않았네요. <푸른 장미의 노래> 때에도 꼭 필요한 연습만 나오셨는데... 상연이 끝난 이후에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아요."
 
Miro:볼드모트처럼 '이전의 캐스트'라고 칭함
 
무짝 (GM):병크치고떠난남돌마냥(유사하긴하다
 
Miro:와 진짜 유사하다
간판미남이었다는 사실까지
 
무짝 (GM):이젠쿨계미남차감독의시대다
 
차해수:"그렇군요... 본래라면 제가 용납하지 않았겠지만." 팔짱을 끼고는 말아쥔 손을 턱에 가져다댑니다.
"그럼에도 실제 공연에서 실망시킨 적은 없으니... 우선은 오 지배인님을 통해 연락해보죠."
 
이다홍:"어머나, 특별 취급인가요? 그래도, J씨. 차 감독님하고는 조금 대화를 하는 것 같아 보였는걸요."
"그래서 말인데... 분장실에 쌓인 J씨의 팬 레터. 전해주는 게 어떨까요? 통 분장실로 오지 않아서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차해수:"이런... 어느새 유명배우가 다 되었군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웃음을 흘립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챙겨두지요." 분장실이면 바로 옆이니... 홀로 눈을 굴리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다홍:"후후, 신경써 주셔서 고마워요."
"다음에 시간이 있다면, J씨하고도 좀 더 대화를 하고 싶은데... 기회가 생긴다면 좀 부탁드릴게요."
 
차해수:"그렇군요. 합을 계속 맞추려거든, 어차피 슬슬 신비주의 컨셉도 그만둘 때가 되었지요.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익명의 배우 J로 지낸지 한 달이 넘었으니..."
"그럼, 다홍씨는 이제 퇴근입니까?"
 
이다홍:"네, 뒷일을 더 돕고 싶은데... 바로 돌아가게 되어서 미안하네요."
"그럼, 다들 내일 봐요~" 용건을 마무리하고는 평소대로 정돈된 미소를 짓고 모두를 둘러보고는 당신에게도 인사를 합니다.
 
다홍의 또각거리는 발소리가 지체없이 무대에서 멀어집니다.
 
신재은:"오늘도 엄청 급하게 가시네... 내 기분 탓 아니지?" 재호를 보고는 말합니다.
 
신재호:"응. 예전에는 종종 다같이 저녁 식사도 하고는 했는데... 바쁘신가..."
 
신재은:"항상 먼저 제일 일찍 퇴근하고... 저녁마다 약속이라도... 어머, 어머." 무언가 상상하고는 재호의 어깨를 퍽퍽 칩니다.
 
재호가 갑자기 왜 때리냐고 묻자, 재은은 어린 애는 몰라도 된다며 깔깔거립니다.
 
신재은:"감독님. 그럼 저희도 이만 정리하고 가 볼게요. 차가 와 있을 시간이라서요."
 
차해수:"차? 누군가 데리러 옵니까?"
 
신재은:"아, 기사님이요. 부모님이랑 식사를 할 거라. 오늘은 각자 차를 타고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그렇군요... 식사 맛있게 하시고. 목관리 잘 하시고. 다음 연습때 또 뵙죠." 빙긋 웃어줍니다.
 
두 사람 모두, 활짝 웃으며 네! 라고 대답합니다. 이럴 때에 보면 분명 사이가 좋은 남매입니다.
 
곧 무대에는 당신만 남게 되었습니다.
 
차해수:정돈된 무대를 보며 숨을 길게 내쉬고는 무대에서 내려옵니다.
퇴근하기 전에 전해주는게 좋겠지... 미루지 않는 타입인지라 바로 분장실로 갑니다.
 
배우 J를 위해 마련된 분장실 탁자입니다.
 
<푸른 장미의 노래> 이후 몇 번 방문하지 않았는지, 소품은 널려 있고 위에는 그의 앞으로 온 편지가 쌓여있습니다.
 
분홍 빛의 봉투인 것... 꽃을 오려 붙인 것... 모두 정성이 상당해 보입니다.
 
차해수:열어볼까... 생각했지만 최악의 인간은 되지 말자는 생각에 곱게 챙깁니다.
"정리하라고 잔소리를 좀 해야겠군..." 뚜벅뚜벅 걸어 복도쪽의 액자를 두드립니다.
 
늦은 저녁의 분장실 복도. 예전처럼 무겁지만은 않은 발걸음으로 다가갑니다.
 
유령을 만나기 위해 분장실 끝 복도로 향한 뒤, 막다른 복도에서 액자를 두 번 노크하면 숨겨진 통로가 열립니다.
 
는 안에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방은 이전에 봤을 때보다 더 어수선하게 변해 있습니다.
 
벽에는 신문이나 지도 따위가 몇 겹으로 덕지덕지 붙어있고. 그 위에 빨간 메모가 죽죽 그어져 있습니다. 악보 따위도 정리되지 않은 채 바닥에 널려 있습니다.
 
신문을 노려보고 있던 그가, 당신이 들어오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그제서야 보던 것을 내려두고 그 쪽을 돌아봅니다.
 
서주원:"아..."
"안녕...""
 
차해수:"...정리를 조금 하고 지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이곳도 그렇고, 분장실 쪽도."
 
서주원:"흠..." 기지개를 키고는 팔을 내려두고 숨을 길게 들이켰다가 내쉽니다.
"아... 좀 안 갔던가? 얼마나 됐지..." 푸른 장미의 마지막 상연일에서 손가락을 접어 날짜를 세 보았다가 그만두고 내려둡니다.
"그래도 한 번씩 와주네? 반가워." 피곤한 낯을 정리하고는 손을 팟팟 접어 인사합니다.
 
차해수:"반갑기야 하겠지요. 연습엘 안 나오니. 오늘은 잔소리 하러 온 겁니다." 허리에 손을 얹고 섭니다.
 
서주원:"... 난 차해수씨를 들여보낸 거지. 차 감독을 데려온 게 아닌데." 잔소리가 시작될 것 같자 시선을 굴리고는 소파에 몸을 구깁니다.
 
차해수:"유감스럽게도 둘이 동일 인물이라서요." 소파 옆자리에 앉습니다.
"극에 서려면 다른 배우들과 합을 맞춰 보아야지. 아니, 그것보다 잠은 잘 자고있는겁니까?"
 
서주원:"... 뭐. 그럭저럭."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한숨을 푹 쉬고는 말을 고릅니다.
"편하게 무대에 다시 올라도 되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나는."
"게다가, 크게 보면 이 오페라 하우스에도 연관이 되어 있는 일이라고. 뭐야, 잔소리로 용건 끝?" 스스로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어버렸다는 생각에 괜히 툴툴대는 티를 내고는 당신을 봅니다.
 
차해수:"그러니까 그만두라는 말은 안 합니다. 건강도 챙겨가며 하라는 거지."
그 말대로지. 언제까지고 익명으로 세울 수도 없고, 정체를 밝히자니, 지난 사건을 떠올리면 분명 다시 위협받게 될테고. 대책없이 긍정적인 말만 뱉을 수는 없으니 잠시 침묵합니다.
"...이다홍씨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던데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재은씨도요. 당신을 궁금해하덥니다."
 
서주원:잠시간 이어지는 침묵에 자신도 무거운 기분을 느끼다가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아... 아역인 그 애의 누나였나? 새로 오는 배우들은 대강 확인하니까... 헤에..." 말은 그렇게 하지만 썩 내키지 않는 듯 팔을 앞으로 뻗어 기지개를 하는 체 했다가 내립니다.
"다홍씨도. 이야기는 많이 안 했지만. 배역에 몰입하면 온전히 그 사람이 되니까... 대본에 쓰인 대로만 주고받을 때에도 꼭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을 받기는 해. 관심을 가져줄 줄은 몰랐는걸." 턱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립니다.
"근데 내가 무슨 얘기를 하냐. 딱히 할 얘기도 없을걸?"
"요새라면... 살인 사건 일어나는 거 알아? 같은 말이나 해버릴지도..." 자조하듯 중얼거리면서 벽 쪽에 눈짓합니다.
 
차해수:바깥으로 끌어내는 건 아직 이른가... 짧은 숨을 내쉽니다.
"뭐 하고있었습니까? 새로 알아낸 건 있어요?" 화제를 전환합니다.
 
서주원:"새로 알아낸 거라..."
"그렇게 말해야 할지... 요즘 들어서 눈치 챈 거지만.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어."
"살인 사건 일어나는 거 알아? 같은 화제. 대화로는 별로지 않아?" 슬쩍 웃어보면서 당신을 봅니다.
 
차해수:"우리 사이에 뭘 새삼. 뭐길래 그럽니까?"
 
서주원:대답이 떨어지자 어쩔 수 없네... 라는 듯 벽 쪽을 가리킵니다.
"서울에서, 최근 들어 묘한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어. 하나 하나씩만 보면 큰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20년 전에도 비슷한 장소에,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면... 우연만은 아닐거란 예감이지."
"그리고 오페라 하우스에서도 사건을 벌이려고 한 신흥 종교 '황색의 관'... 전부 기다렸다는 듯 시기가 겹치고 있어."
 
그가 가리킨 벽면의 지도를 들여다보면 붉은 압정이 지도 곳곳에 박혀 있고, 그 위로 신문 기사가 오려진 채 고정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차해수:내용을 읽어봅니다.
 
:이미지
XX. XX.

저명한 소화기내과 교수 송영빈, 서울 박물관 관람 중 심장마비로 사망...
XX. XX.

한강 남쪽에서 폭발 테러 사건 발생.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아...
XX. XX.

뚝섬 유원지 부근에서 대낮에 묻지마 살인 발생, 현행범 체포...
XX. XX.

조현성 의원,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발견...
XX. XX.

의회에서 비밀정보부의 활동 개시를 선언. 이에 따라 반발이...
 
차해수:"으음... 죽어나가는 사람이 많군요."
 
서주원:"봐, 대화하기 좋은 화제는 아니잖아." 벽을 다가가 가리켰다가 돌아와 소파에 털썩 앉습니다.
 
차해수:"...일전에 신고를 할 것이 아니라, 옛날 방법대로 산 채로 잡아 정보라도 캐 볼걸 그랬나 싶군요."
 
서주원:"와,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
"서울 전역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걸 생각해 보면... 강노아가 정말 중요 인사였다면, 그렇게 간단히 처리하지는 않았을 거야."
"... 그래서 꺼림칙하네..."
 
차해수:"꽤 유명배우였는데도 주류가 아니었다니... 해당 종교 뒤에 더한 거물이 있는 모양이군요."
"뭐, 대화하기 좋은 소재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일인 것을."
"내가 도울 것 있습니까?"
 
서주원:"응?" 당신이 선뜻 그렇게 말하자 눈을 크게 뜹니다. 쑥쓰러워진 듯 어깨를 가볍게 치고 손을 흔들어 보입니다.
"당장은 나도 가닥이 안 보이는 걸. 저 사건을 대조하는 데에도 한참 걸렸고..."
"됐어. 가끔씩 놀러와. 그 동안 뭔가 찾아내면 또... 재미없는 화제로 얘기하면 되지."
"연습 일정에 대한 확답은 몾 줘서. 오히려 미안하네." 슬몃 웃어보이고는 어깨를 으쓱합니다.
 
차해수:"상황은 이해하니까요. ...아, 그리고 이것." 가방에서 편지봉투 다발을 꺼내어 줍니다.
 
서주원:"뭐야? 많이도 가져왔네."
 
차해수:"서주원씨 앞으로 온 것들입니다."
 
서주원:"... 왜. 20년간 죽은 척 한 동안 밀린 세금이라도 내래...?"
"당장은 입금된 게 별로 없거든? 계좌도 없고..."
 
차해수:신박한 발상에 웃음을 터뜨립니다.
"이렇게 귀여운 포장이 그런 내용을 담고 있겠습니까? 팬레터입니다."
 
서주원:"팬... 그, 그거 배... 배우들이나 받는 거 아냐...? 아."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깨닫고는 뺨이 붉어집니다.
"고, 고마워. ... 시간날 때 읽어볼게."
 
차해수:"무슨 소립니까? 서주원 배우님께서. 겸손은. 좋아하는 눈치라 다행이네요."
"읽고 기운 좀 내시죠. 본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힘이 되곤 하니까."
"그리고, 오늘은 일찍 주무시고. 벌써 밤입니다."
 
서주원:"... 나에 대해 제대로 알면. 실망할지도 모르는데..." 얼떨떨하게 편지봉투를 챙기고는 들어 바라보다가 책상 위에 얹습니다.
"아, 확실히 밖이 어둡네."
 
무짝 (GM):이 시점에서, 사장님 행운 해보실까요?
 
차해수:
기준치: 65/32/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Miro:이잉
 
책상으로 다가가는 주원을 피해주다가, 옆에 무언가가 발에 턱 걸립니다.
 
그대로 아래로 쓰러집니다. 그 모습을 본 주원이 기겁을 하며 쓰러지려는 물건을 잡아 세웁니다.
 
서주원:"야! 조심해! 기타는 조금만 잘못 부딪혀도 망가진다고!"
 
차해수:"그런 물건은 구석에 잘 보관해둬야하는 것 아닙니까? 바닥은 좀 치우고." 눈을 가늘게 뜨고 적반하장 태세를 취합니다.
 
서주원:"머리 쓰다가 막히면, 꺼내서 쳐야 하니까 여기에 둔 거야! 방에 나름의 규칙이 있다니까?" 방을 안 치우는 사람의 핑계입니다.
 
차해수: 규칙..?
 
서주원:"그러고 보니, 얘도 며칠 간 신경을 못쓰긴 했네..." 쓰러질 뻔한 기타를 보고는 가볍게 한숨 쉽니다.
"그렇지. 재미없는 얘기만 한 것도 미안한데, ...친절한 집배원한테 한 곡 쳐줄까?"
 
차해수:"좋지요. 나도 좀 쉬어갈까 싶었는데." 도로 소파에 편하게 앉습니다.
 
서주원:"네 방처럼 앉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새는 웃음을 하고는 기타를 들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습니다.
"오페라 반주를 생각하면 작곡은 피아노로 했지만... 난 기타 쪽을 더 좋아해. 손 끝으로 소리가 제어되는 감각이 확실한 기분이라..."
 
그렇게 말하고는 기타 줄 위에 손을 얹었을 때에, 그의 표정이 차분해집니다.
 
생활처럼 자연스럽게, 잡은 줄을 튕겨내고 손가락을 움직이면 그윽한 소리가 울려 나옵니다.
 
멜로디가 된 소리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낯선 노래입니다.
 
정석처럼 흘러가지 않는 묘한 음색, 그렇지만 능숙한 그의 기타 솜씨가 깔끔하게 곡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주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그는 멋쩍은 웃음을 흘리더니 어영부영 소리의 간격을 띄우다가 곧 손을 내려놓습니다.
 
서주원:"자신 있게 말한 것 치고는, 마무리가 신통치 않지?"
"이건... 어렸을 때에, 엄마랑 아빠가 작곡한 곡이야. 아주 오래 전이지만 악보를 쓰고 있는걸 봤어서. 기억하고 있어."
"... 그런데 역시 끝까지 기억나지는 않아서. 악보를 보고 싶어도 아마 다 타버렸을거고 말야." 쑥쓰러운 듯 시선을 굴리다가 기타를 지지대 위에 올려놓습니다.
 
차해수:음향감독답게 눈을 감고, 음악에 대해 찬찬히 분석하며 듣습니다.
"흥미롭군요... 서지완씨와 최수련씨의 합작이니 그럴만도 한가. 대중성 사이에 묘한 비틀림이 있군요"
 
서주원:진지한 평에 멋쩍어 하던 얼굴에서 밝은 빛이 번집니다. 곧 무어라 말을 꺼내야 할 지 몰라하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 너한테 들려주길 잘했다."
"뭐어... 이렇게 애매한 곡이지만. 아무래도 나한테는 추억이니까..."
"언젠가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기면. 꼭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했어. ...얘도 기뻐하겠네. 늘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말야." 늘 그렇듯 어색한 분위기를 못 견뎌 제 옆의 기타를 툭툭 쳐보입니다.
 
차해수:잠시 물끄러미 기타를 보다가 주원의 얼굴을 봅니다.
"4살때 이후로는 쭉 혼자 잔 겁니까?" 다소 뜬금없는 질문입니다.
 
서주원:"응...?" 생각지 못한 질문이 되돌아오자 눈을 크게 뜨고 당신을 봅니다.
"그러게.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그랬네." 생각에 잠겼다가 곧 말을 잇고는 대답합니다.
"뭘, 새삼스럽게..."
 
차해수:"그럼 이번에 새로운 기회를 한 번 드리죠. 지금 잔다면 잠들 때까지 같이 있겠습니다." 침대가로 의자를 들어다놓습니다.
 
서주원:"뭐, 뭐어~?!" 뺨이 달아올라서 정말 놀라 되돌아봅니다.
"야, 야... 무슨. 나... 이렇게 보여도 성인이야! 따... 딱히 천둥이 치는 것도 아니잖아. 오늘은..."
 
차해수:"무서워서 같이 잔다는 쪽이야말로 어린아이같은 이유 아닙니까? 원래 성인은 이유없이 같이 잠들기도 하는겁니다."
의자에 앉아서 팔짱을 끼고 등을 기댑니다. 그러고는 침대를 고갯짓합니다.
 
서주원:당황해 머리가 핑핑 돌아서, 어쩐지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인의 삶이란 어떤 거지? 뭐가 그렇냐고 했다가, 이게 어른답지 못한 행동인 거면 어떡하지? 묘한 컴플렉스가 찔려 어쩔 줄 몰라합니다.
"너... 너도 그래? 다른 사람이랑... 가끔은 같이 자?" 물흐르는 듯 자리를 잡는 그의 태도에 머뭇거리다가 침대로 다가가 걸터앉습니다.
 
차해수:"옆에 같이 눕겠다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쑥스러움을 탑니까?" 말은 그렇게 하지만 후후 웃으며 반응을 즐기는 투입니다.
"그럴지도, 아닐지도." 이런 류의 과거사는 언급해봐야 늘 싸움거리만 되지. 현명한 어른은 노코멘트로 일관합니다.
 
서주원:미묘하게 흘리는 대답에 반쯤 접은 눈으로 보다가, 곧 그만두고는 침대를 보다가 조심스레 몸을 기대 눕습니다.
"... 와. 엄청 오랜만에 누워."
"... 계획대로네 차 감독님. 쉬운 기회는 아니니까... 한 번 받아 볼게." 어물어물하다가 이불을 끌어다 씁니다. 같이 잠들어 준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베개에 묻습니다.
 
차해수:잠들어가는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서주원:이불이 몸을 감싸니 곧 수마에 빠져듭니다. 긴장되는 감각도 멀어지고 시야가 어물어물해지면 잠꼬대처럼 작게 중얼거리고는 잠에 빠집니다.
"...또 와줄래?"
 
차해수:"...그래야죠."
 
돌아오는 대답은 없이, 방은 잠에 빠진 그의 숨소리만 들려옵니다.
 
이제 퇴근해도 늦은 시간입니다. 잠든 그를 두고 방을 빠져 나옵니다.
 
어두운 분장실 복도로 나서면, 이 쪽으로 어떠한 인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차해수:이 시간에? 류지애씨인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로 천천히 복도를 걸어 출구쪽으로 향합니다.
 
오영길:"... 차해수씨?" 나오려는 당신과, 복도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그가 마주칩니다.
"분장실 복도 끝에는 무슨 일로... 혹시... 주원군을 만났습니까?"
 
차해수:"아... 지배인님이셨군요. 그렇습니다. 방금 막 잠들었길래 빠져나오던 참이었죠."
 
오영길:"아... 이 늦은 시간에... 주원군이... 잠드는 걸 보고... 나오셨다는... 겁니까?"
 
차해수:손목시계를 한 번 확인합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늦어져서요. 최근에도 잠을 잘 자지 않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자라고 강제로 재워두고 나오는 길입니다." 담담하게 대답합니다.
 
오영길:"아, 그러셨군요." 담담하게 대답하는 당신에게 웃으며 끄덕입니다.
"이렇게 종종 찾아와 주시고... 이래저래 신경을 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원군... 예전에는 극장 내부를 돌아다니기라도 했는데 요새는 사건에 몰두하느라 그것마저 하지 않는 모양이라서요. 아무래도 걱정이었거든요."
 
차해수:"흉흉한 사건이 있었으니 혼자 돌아다니기 꺼림칙하기도 하겠지요. 여전히 사건에 몰두하고 있는 모양이기도 하고."
"그런데 오 지배인님은 이쪽에는 어쩐 일로... 서주원씨를 보러 오신거라면 지금은 자고 있을겁니다."
 
오영길:"예에, 요새 지내는 이야기나 할 겸 찾아왔는데. 잠들었다고 하니... 푹 자게 두는 것이 맞겠지요." 오히려 그 편이 기쁘다는 듯 미소짓습니다.
"주원군이 차해수씨에게는 마음을 여는 것 같아, 보기 참 좋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당신에게 다시 입을 엽니다.
"흉흉한 사건... 그렇죠... 그렇게 일단락 됐지만, 요즘 극장 내부에 누군가 여전히 남아 활동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차해수씨만 괜찮으시다면, 주원군과 낮에 나와 산책이라도 해 줄 수 없겠습니까?"
"말씀처럼 조심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그렇더라도 이렇게 그가 계속 방 안에만 지내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차해수:"낮에... 모습을 보여도 괜찮겠습니까? 가뜩이나 얼굴이 닮은 건으로 뒷말이 나오곤 하는데."
 
오영길:"내일은 극장 보수로, 연습하러 나오는 사람들이 적으니까요. 사람이 없을 시간에 맞춰 나오면 괜찮을 겁니다."
"차해수씨가 동행해 주신다면 더욱 의지가 되기도 하고...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차해수:"음... 그렇게 하지요." 극장 내부에 누군가가? 복잡한 표정이 됩니다.
"혹시 뭔가 불온한 움직임이라도 목격하신겁니까?"
 
오영길:"행동거지가 수상한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만... 아무래도 단언하지는 않는 편이 좋겠지요."
"부디 몸 조심 하십시오. 이미 늦은 시간이지만... 밤길 조심해 돌아가시고..."
 
차해수:잠시 뜸을 들이다 이내 가볍게 목례하고는 퇴근길에 오릅니다.
 
당신이 출구로 나가는 것을 보고 오영길도 집무실로 돌아갑니다.
 
밤은 깊어갑니다...
 
다음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극장의 정기 보수로 인한 휴일. 몇 직원 외에는 확실히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늦가을의 날씨는 선선하고, 오페라 하우스 안도 잔잔하게 해가 들어와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사무실에 들어와 남겨둔 서류를 조금 처리하면, 정오에 가까운 시간이 됩니다.
 
차해수:어느새 시간이... 점심식사를 해야지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챙겨듭니다.
 
점심은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차해수:유명인을 데리고는 바깥으로 나서긴 힘들겠지... 근처 식당에서 김밥을 사와 분장실 끝 복도로 향합니다.
몇시까지 잤을지가 내심 궁금합니다... 액자를 두번 두드립니다.
 
익숙한 비밀 통로의 문을 두 번. 똑똑 두드리면 오래 지나지 않아 톱니바퀴가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드러난 문 안으로 들어서면, 머리를 정리하고 있는 서주원과 마주칩니다.
 
서주원:"어라, 어제 자는 동안 돌아가신 차 감독님이잖아." 장난스럽게 말하고는 빗을 내려두고 소파 위에 앉습니다.
"지배인 아저씨인 줄 알았는데. 어쩐 일이야? 낮부터."
 
차해수:"흠? 아침에 깨어서는 날 찾았나봅니다?" 능글맞게 웃고는 손에 든 비닐봉지를 들어보입니다.
"바깥에서 점심이나 함께할까 하고."
 
서주원:"... 결론이 왜 그렇게 되냐?" 픽 하고 받아치고는 손에 들린 것을 봅니다.
"밖에서 점심...? 갑... 자기 뭐하러?" 새삼스러움 반, 의아함 반으로 묻습니다.
 
차해수:"밖엘 너무 안 나선다고 오 지배인님이 걱정하시더군요. 나도 밥친구가 없던 참이니, 겸사겸사."
 
서주원:"우와... 밖 좀 안 나가는 거 가지고. 다들 되게 뭐라고 그러네."
"뭐, 좋아. 기왕 와 줬는데. 친구 없는 모씨를 위해서 좀 나가줄까." 장난스럽게 거드름을 피우고는 소파에서 일어납니다.
"그런데 어디서? 봐둔 데 있어?"
 
차해수:"휴게실은 직원들이 오며가며 볼 테니... 가을날씨도 만끽할겸 옥상으로 할까요."
 
서주원:"옥상~... 그러고 보면, 낮에 공연이 있는 날은 거의 없으니까. 이 시간에 거기로 나가 본 적이 없네."
"그럼 나가자. 마침 배도 고프네." 내키지 않는 것처럼 말했던 것이 무색하게, 막상 수락하고 나니 먼저 문 밖으로 나섭니다.
 
차해수:곱게 뒤따라나섭니다. 이제는 익숙한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옥상 위로 올라갑니다.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그 너머로 시리게 푸른 가을 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몇 주 전처럼 바닥 밑에서 들려오는 공연 소리는 없지만, 시원하게 불어오는 가을 바람과 바람에 실린 풀잎 향 따위가 새롭게 피부에 닿습니다.
 
서주원:밝은 빛에 순간적으로 눈쌀을 찌푸립니다. 굉장히 새삼스러운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옥상 구조물이 그늘을 만드는 곳으로 다가가 자리를 잡습니다.
"여기 앉자~"
 
차해수:순순히 곁으로 가 옥상 바닥에 손수건을 깔아주고는 그 맞은편에 앉습니다.
"날씨가 좋네요. 이제 날도 선선한데, 낮에도 좀 나와보고 하지 그래요. 멀리는 못 가더라도."
 
서주원:"넌 무슨 손수건을 다 가지고 다니냐...?" 얼떨떨해 하다가 그 위에 조심스레 앉습니다.
"하아... 잔소리쟁이. 몇 살이나 차이난다고." 네 살... 이면 잔소리 해도 될 만한가? 아무튼 그렇게 많이 나는 건 아니니까.
"어차피 무대에서 얼굴 내놨으니, 피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 건 맞지만... 가능하면 밖에 다니는 건 피하고 싶어. ... 지금은 가을이라서 낫지. 여름엔 모자 정말 덥다고." 툴툴대고는 챙겨온 걸 꺼내라는 듯이 봅니다.
 
차해수:"창가에서 볕을 즐기거나 옥상에 올라오는 것 정도는 괜찮을테니까요." 사온 김밥을 세 줄 펼쳐두고, 장국과 수저도 셋팅합니다.
"그리고 남자라면 손수건 한 장 쯤은 필수입니다. 요긴하게 쓰이거든요." 요령을 가르치듯 일러줍니다.
 
서주원:밖인데도 먹을 것을 제대로 세팅하는 것을 신기하다는 듯 봅니다. 자신이라면 분명 적당히 두고 먹었을텐데...
"아무래도, 너니까 그런 것 같은데... 뭐... 일단은 알겠어." 어쩐지 잔소리를 자연스럽게 수용하고는
"... 아. 이거 꼭 '소풍'이라는 것 같네."
"소풍이라기에는 나온 장소가 너무 가까운가?" 스스로의 말에 반박하며 웃고는 젓가락을 들어 챙기니다.
 
차해수:"바람쐬면서 즐겁게 먹으면 그게 소풍이지요. 아, 간밤에는 푹 잤습니까?" 김밥을 먹으며 묻습니다.
 
서주원:"흠..." 바람을 쐬다가 모자를 옆에 내려두고는 자신도 먹기 시작합니다.
"뭐, 몰아 자니까. 제법 상쾌하더라. 고맙다면 고마울지도..."
"너야말로 어제 너무 늦게 들어간 건 아니지? 그렇다면 미안해서."
 
차해수:"야근할 때는 그것보다 늦게 퇴근하기도 하니까요. 미안해할 것 까지야."
"잘 잤다니 뿌듯하네요. 푹 자야 쑥쑥 크지요." 놀리듯 하며 보온병에서 보리차를 따라줍니다.
 
서주원:"... 저기. 내가 주민증이 없어서 보여주지는 못하는데 말야. 아무래도 이미 늦었거든? 열받게 하고 있어." 스스로도 외모가 컴플렉스인듯 툴툴거리면서 차를 받아줍니다.
"즐겁게 먹어야 소풍이 된다면서. 나 참. 상대가 영 도움이 못 되어주네." 괜히 기분이 상한 티를 내면서 반쯤 감은 눈으로 봅니다.
 
차해수:"하하, 미안합니다. 장난이었는데. 점심에 차까지 싸온 정성을 봐서 좀 봐 주시지요, 배우님." 제 컵에도 차를 따라 주원이 들고있는 컵에 가볍게 맞부딪힙니다.
 
서주원:"..." 부딪혀진 잔을 보고는 쭉 들이킵니다. 술을 마셔본 적은 없지만... 이미지 상으로는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 그렇지. 너 말이야. 악기 쓸 줄 아는 거 있어? 보면 이론은 나보다 빠싹한 것 같고." 마침 생각났다는 듯 컵을 내려두고 물어요
 
차해수:"피아노는 조금은 다룰 줄 알지요. 학생 때에는 풍금 연주도 종종 하곤 했고."
"관악기는 다룰 수 있는 것이 없지만... 현악기 중에서는 비올라를 교양으로 배운 적이 있습니다. 20대 초반 즈음이었지요. 지금은 가끔 켜보는 정도이지만."
 
서주원:학업도 일찍 마쳤을텐데, 교양으로 악기도? 가볍게 물었던 화제이지만, 진지한 답변에 신기해진 듯 눈을 깜빡깜빡 뜹니다.
"굉장히 도련님같은 발언이었어..." 그렇게 보이기는 했지만 이 녀석 꽤 사나보네... 자신과 비교하면 묘하게 새삼스러운 기분이 듭니다.
"그렇지만 둘 다 너한테 잘 어울린다. 현악기라고 하면 나는 기타 파지만."
"그러면, 나랑 합주 해보지 않을래?" 재밌을 것 같은 생각을 떠올린 듯. 방에 있는 동안의 로망이었던 듯. 밖에 나온 김에 툭 꺼내 묻습니다.
 
차해수:"오... 나쁘지 않네요. 분명 실력이 부족해서 주원씨에게 혼날 것 같지만." 웃음을 흘리며 차를 들이킵니다.
"다 먹고 무대로 가볼까요? 오늘은 연습인원도 거의 없을겁니다."
 
서주원:"어라, 나 그렇게 빡빡해 보였어? 괜찮아. 재미로 하는 건데."
"좋아. 무대에 피아노가 있으니까~ 아, 네가 피아노를 쳐. 난 기타를 쓸게." 눈에 띄게 들뜬 낯으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천천히 먹어. 천천히~" 말은 그렇게 하면서, 본인은 더 먹을 생각이 없는지 기다립니다.
 
차해수:"입이 너무 짧은 것 아닙니까? 아니면, 이미 생각이 산으로 가 있어서 그런 건지." 자신도 다 먹었다는듯 자리를 정리하고 손수건을 챙깁니다.
"내려갈까요?"
 
서주원:"그럴까~" 평소처럼 기복이 적은 태도처럼 하지만, 거의 곧바로 대답이 돌아옵니다.
 
차해수:즐거워보이는군... 함께 무대로 향합니다.
 
관계자 통로인 대기실의 문으로 들어가, 뒤편으로 돌아 무대 쪽으로 향합니다.
 
서주원:"재미있겠다. 우리 아빠도, 원래는 음악을 하지 않았는데. 피아노만 따로 배웠었대."
"엄마한테 반주를 해주고 싶으셨던 걸지도." 가는 길에 재잘거리듯이 추억 이야기를 꺼냅니다.
 
차해수:"정말 그랬을 수도 있겠네요. 로맨틱한 분이셨군요." 드물게 즐거워보이는 모습에 훈훈한 마음을 느끼며 무대쪽 문을 열어줍니다.
 
당신이 길을 내어주면, 그는 그 위로 폴짝 뛰는 걸음으로 들어섭니다.
 
뒤 따라 무대 위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무대 위에는, 의외의 사람들이 이미 서 있었습니다.
 
두 사람을 알아보고는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이다홍:"어머...?" 발걸음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에 가볍게 놀란 듯한 표정을 합니다.
 
신재은:"감독님? 그리고..." 무대에서만 본 주원이, 알 듯 말 듯 한지 애매한 태도로 봅니다.
 
차해수:"이런 날에도 연습중이셨던겁니까?" 시선이 주원에게로 모인 것을 보고는 등을 살짝 밀어줍니다.
"새삼스럽지만 자기소개라도?"
 
주원은 무방비한 상태에서 사람을 마주칠 줄 몰랐는지, 낯을 가리고는 머뭇거립니다.
 
그 모습에 재은도 어색해하자 팔짱을 끼고 있던 다홍이 웃으면서 입을 엽니다.
 
이다홍:"재은씨. 이 쪽은 <푸른 장미의 노래>에서 주역을 맡았던 배우 J씨예요. J씨도 재은씨는 처음 보시죠? 며칠 전에 새로 입단했답니다."
"오늘은 연습을 쉬는 날인데도 방문할 만큼 열심이에요. 마침 저도 최근에 연습이 부족했던 느낌이라... 우연히 마주치고는 재은씨의 연습을 봐주러 왔어요."
 
신재은:"네, 네! 다홍씨도 바쁘실텐데... 저는 정말 영광이어서..." 오페라 하우스의 간판 스타인 다홍과의 개인 연습이 정말로 벅차고 떨리는 듯. 기운이 가득하게 대답합니다.
"J씨도! 무대 정말 잘 봤어요. 특히 클라이막스의 아리아는 정말 최고였던 거 있죠? 다음 작품은 어떻게 되시나요? 같이 오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서주원:"아, ...으, 응. 그렇게 말해주니까 고맙네." 눈 앞에서 외향인이 와다다 친근하게 다가오니 대처하기 어려운 듯 얼떨떨하게 인사합니다.
 
이다홍:"그런데... 휴일에 두 분이 같이 계실 줄은 몰랐네요. 역시 친분이 있으신 거죠?"
 
차해수:"아무래도 감독이다보니, 배우분들을 어느정도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말을 트다보니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게 됐습니다." 부정은 하지 않습니다.
"J 배우님의 다음 작품 계획은 미정이라고 하는군요. 지난 번에는 캐스트가 갑자기 비게 되어...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급하게 투입된 느낌이었으니 말입니다. 이번에는 좀 더 정식으로 심사숙고해서 작품을 선정할까... 생각중이시라는군요."
"두 분은 이번에 새로 맡은 작품을 연습중이셨던겁니까?"
 
신재은:"그렇군요! 급하게 들어온 극에도 그런 연기라니... 다음 극이 더 기대돼요! 저도, 그 전까지 노력해서 꼭 합을 맞출 수 있게 될게요!"
당신의 말에 반짝거리는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보고는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재은이 곧바로 납득하고는 신이 나 있는 한편, 다홍은 그 말을 듣고는 한 템포 기다렸다가 팔짱을 풀고는 손을 제 허리께에 얹습니다.
 
이다홍:"J씨의 일정에 대해 잘 알고 계시네요. 휴일에 따로 만나시는 것도 그렇고. 이거... 부럽기도 하고, 상대역으로서 아쉽기도 한걸요?"
"뭐예요~ 저희도 J씨랑 친해지고 싶은데... 이 참에 이름이라도 알 수 없어요?" 웃으면서 당신 쪽을 봅니다.
 
차해수:"글쎄요... 감독으로서 모두 친분을 다졌으면 하는 마음은 있지만. 다른 이의 소개를 거기까지 대신 해줄 수도 없는 일이니. 우리 배우남이 마음을 여는 날까지 조금 기다려보죠."
 
서주원:눈치를 보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상황을 정리해주는 당신을 보고는 안심한 티를 내고 당신의 뒤 쪽으로 한 걸음 물러섭니다.
 
이다홍:"어머, 제가 부담을 줬군요. 미안해요."
"... J씨가 차 감독님에게만은 편하게 대하는 것 같아... 다행이군요!" 묘한 눈으로 보다가 곧 깔끔한 결론으로 마무리짓고는 완벽하게 웃어보입니다.
 
웃음을 지어 보인 다홍이지만, 어쩐지 분위기는 뻣뻣한 느낌입니다. 그것이 피부로 닿을 적이면 다시 다홍이 입을 엽니다.
 
이다홍:"마침 잘 됐다. 안 그래도 재은씨에게 부탁하려던 것이 있는데, 두 사람도 같이 들을래요?"
 
차해수:"부탁?" 의아한 눈으로 봅니다.
 
이다홍:“재은씨가 오디션 때 불렀던 노래, 연습을 봐주는 김에, 한 번만 불러달라고 했거든요. 어떤 곡인지 말해주지 않아서~"
"J씨도 궁금하지 않아요? 후배가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서주원:얼떨떨하게 하는 말을 듣다가 당신에게 시선을 돌려 의견을 묻듯 봅니다.
 
차해수:"좋지요. 그러고보니 궁금하군요. 신재은씨는 이곳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본인만 괜찮다면 말입니다."
 
신재은:"네에~? 오, 오디션 처럼 중요한 때에는 이 곡을 불러야겠다고 생각한 건 맞지만... 조금 쑥쓰러운데..."
"유명한 노래나 알려진 노래가 아니라서요. 할 수는 있지만. 듣고 너무 뭐라고 하지만 말아주세요!" 긴장한 듯, 떨리는 듯 손사래를 하면서 당신에게 미리 언질합니다.
 
차해수:"이미 실력을 인정받고 들어온 분인데, 뭐라고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느긋하게 들을 준비를 합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무대 가장자리로 빠져 곡을 들을 준비를 하자. 재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피아노 쪽으로 향합니다.
 
한숨을 크게 들이켰다가 내쉬고는, 재은은 집중하고 피아노 위에서 스스로 반주를 연주합니다.
 
아직은 서투른 부분도 있지만, 훌륭한 솜씨입니다. 청량한 음색이 듣는 맛을 더합니다.
 
재은이 부르는 노래는 확실히 유명한 오페라의 넘버는 아닙니다.
 
...그러나 들으면 들을 수록, 어딘가 익숙한 기분이 듭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차해수: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사가 더해지고, 피아노로 편곡되었기 때문에 곧바로 알아채지는 못했지만 당신은 이 선율을 금세 떠올립니다.
 
바로 어제. 주원이 당신에게 기타로 연주해 준 곡과 같습니다.
 
그것을 눈치채고 옆의 주원을 보면. 차갑게 굳은 표정입니다.
 
서주원:"..."
지체없이 피아노 앞으로 다가갑니다. 곧바로 손을 피아노 위로 내리치듯 하고는 몸을 그곳에 기댑니다.
 
쾅. 하고 아무렇게나 내리쳐진 건반이 불쾌한 화음을 만듭니다.
 
갑자기 다가온 주원의 모습에, 재은은 대단히 당황한 얼굴을 합니다.
 
서주원:"... 너."
"이 노래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숨이 막힐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입니다. 등을 돌리고 그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재은은, 갑작스럽게 달라진 주원의 태도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을 봅니다.
 
차해수:덩달아 드물게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얼떨결에 다홍을 봅니다.
 
이다홍:항상 평온하다 못해, 감정을 알기 어려운 J의 돌변한 모습에 역시 시선을 교환합니다.
 
신재은:주변을 둘러보고 분위기를 보고는 어물어물 주원을 보고는 말을 꺼냅니다.
"이, 이건... 몇 년 전에 부모님이 생일 선물로 주신 악보에 제가 가사를 붙이고 편곡을 한 거예요..."
"독특한 구성의 악보라서... 저는 당연히 부모님이 따로 작곡을 맡기신 곡인줄 알고..."
 
서주원:"... 부모님이 가져오셨다. ...이 말이야?"
 
주원은 억양이 거의 없는 투로 곧바로 재은의 말에 반문합니다.
 
신재은:"...네. 만약 사 오신 거라면, 부모님이 알고 계실거예요. 저는 잘..."
"... 혹시, J씨에게 중요한 악보인가요? 잃어버렸던 물건이라거나..."
"그, 그런 거라면. 아직 집에 있으니까. 원하신다면 직접 보셔도 좋아요!"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 목소리를 크게 내어 당신과 다홍 쪽을 봅니다. 도와달라는 투입니다.
 
차해수:"음, 그래요. 아무래도 J씨가 아는 곡인 모양인데. 신재은씨 집으로 직접 가 확인해보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주원을 진정시키려는듯 뒤편에 서서 양 어깨를 잡고 살짝 당깁니다.
 
당신이 당기는 힘에, 주원은 잠시 몸이 밀렸다가. 곧 땅을 딛은 발에 힘을 주고는 그대로 서 있습니다.
 
...닿은 어깨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집니다.
 
신재은:"아, 그래요! 만약 J씨가 악보의 주인이라면. 저도 곧바로 돌려 드릴게요!"
"저희 집은, 오페라 하우스에서 다리를 타고 남쪽으로 가면 있어요. 제가 미리 집에 가서 찾아두고 있을게요!"
그건 어떻냐는 듯. 주원보다는 당신을 보고 긴장한 듯 말합니다.
 
차해수:"신재은씨만 괜찮다면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저희는 채비를 하고 곧 따라갈테니까요."
 
신재은:"네. 저는 바로 택시를 타고... 먼저 가서, 기사님께 두 분을 모시고 오라고 전해 드릴게요."
 
재은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홍에게도 인사를 하고 무대 아래로 급하게 내려갑니다.
 
이다홍:"... 다른 말은 하지 않을게요. 다음 연습 때 뵈어요." 분위기를 정리하고는, 주원과 당신에게 더 묻지 않고 자리를 피합니다.
 
서주원:"..." 힘이 풀린 것처럼. 피아노의 의자 위에 털썩 앉습니다.
 
차해수:"...솔직히 놀랐군요. 당신만 하겠습니까마는."
 
서주원:"... 나, 지금 표정 최악이지."
"너 못 보겠다." 중얼거리듯 하고는 손을 건반 위에 얹어 의미없이 내리 누릅니다. 무작위한 음이 웅 하고 울립니다.
 
차해수:"얼마나 매달려왔는지 짐작은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서주원:"... 만약, 신재은의 부모가, ... 우리 집에서 그 악보를 챙겼던 거라면."
"... ...나는 어떡하지? ... 뭘 해야 하지?"
 
차해수:"자초지종을 물어야지요. 주먹부터 날렸다가 구치소 갑니다."
"물론 그정도로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까 걱정이겠지만. 내가 따라갈테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주원:"... 후." 창백한 무표정이 미간을 구기는 것으로 깨어집니다. 말없이 인상을 쓰다가,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돌아옵니다.
"마지막 말이 안심이네. 네가 있으니까 갈 수 있겠어. 라이터 꺼내기 전에 말려줄 테니까." 농담할 정신이 돌아온 듯, 흉흉한 소리를 쓰게 미소지으며 중얼거리고는 당신을 봅니다.
 
차해수:"상황이 갑자기 전개되는군요..." 피아노에 기대어 서 있다가, 서늘한 제 손등을 주원에 뺨에 가져다댑니다.
"자, 정신 차리고 갑시다."
 
서주원:눈을 내리깔고 건반만을 쳐다보다가 뺨에 닿는 서늘한 감각에 눈을 크게 뜨고는 올려다봅니다.
"손 되게 차네." 새는 소리를 하고는 일어납니다.
"뭐, 라이터는 농담이야. 안심하고... 네가 있으니까 갈 만 한 것 같은 건 진짜지만..."
 
피아노 의자를 밀어넣고는, 무대 아래로 먼저 내려갑니다. 발걸음은 정문으로 향합니다.
 
당신도 뒤따라 가시나요?
 
차해수:뒤따라갑니다. 차를 타고 신 가네 저택으로...
 
*
 
정문에 도착해 있는 검은 차가. 두 사람을 보고는 문을 열어 줍니다.
 
차에 타 차창너머를 보면, 옆으로 한강이 길게 지나갑니다.
 
차에 탄 주원은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지. 그저 시선을 내리깔고 모자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차는 한 대문 아래에서 멈춥니다.
 
저택의 대문에는 신재호가 나와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신재호:"아, 어서 오세요. 누나한테 두 분이 오신다는 말을 들었어요."
 
차해수:"실례좀 하겠습니다. 보고싶은 악보가 있어서 말이지요." 안으로 들어섭니다. 생각보다 좋은 집인걸...
 
재호가 문을 열어주면, 기다리고 있던 사용인이 여러분을 응접실로 안내합니다.
 
응접실에는 남매의 아버지인 신형만이 앉아 있습니다. 말을 전해 듣고는 나와 있었던 모양입니다.
 
신형만:"처음 뵙겠습니다. 아이들이 늘 신세지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차해수:"두 분 모두 훌륭하신 배우님들인것을요. 제가 오히려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멋지게 비즈니스 악수를 합니다.
"갑작스럽게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중요한 자료가 이곳에 있다고 들어..."
 
신형만:"아닙니다. 저야말로... 미처 신경을 쓰고 있지 못했던 일인데... 이렇게 떠올리게 되었네요."
"재은이 말한 그 악보 말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20년 전에 동대문 풍물 시장에 방문했던 때였습니다."
"아내와 바람을 쐬러 간 김에, 예술품 매장을 방문했고... 그 곳에서 전시되고 있던 악보를 발견했죠."
"익명의 작곡가가 쓴 곡이라고 하는데, 유독 눈이 가기도 하고... 재은이 태어난 해에 쓰인 곡이니 기념도 될 겸 하여 저희가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재은이 어느 정도 악보를 읽을 만 할 나이에 선물했지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어서 오해를 만든 것 같군요..."
"그 예술품 매장이라면, 아직도 동대문에 있을 겁니다. 가끔씩 부부가 나들이를 나가거든요."
 
그렇게 말하고는 2층을 올려다 봅니다.
 
신형만:"악보는 재호와 함께 쓰는 2층 연습실에 두었을 겁니다. 재은도 따로 보관해 둔 원본을 찾은 것 같고... 안내를 해 드릴까요?"
 
차해수:"음. 그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형만의 설명을 주원은 조용히 듣고만 있습니다. 더 말을 하지 않고는 안내하는 대로 계단을 타고 올라갑니다.
 
2층에 오르면 1층 못지 않은 넓은 공간입니다. 복도를 타고 연습실로 사용되는 방문을 엽니다.
 
연습실의 문이 열리면 넓은 창문이 열려 커튼이 나풀대는 것이 보입니다.
 
연습을 위해 마련된 공간. 그러나 악보가 어지럽게 바닥에 널려 있고, 가구와 카펫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는...
 
사용인이 신재호를 붙잡고는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신재호:"아, 아빠!!! 누나!!!"
"무, 무서... 도와 줘!!"
 
신재호는 공포에 질려 절규하고 있습니다.
 
그 목소리에, 잠시 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재은도 놀라 뛰어옵니다.
 
사용인은 소리치는 그의 머리에 총구를 더 가까이 가져다댑니다.
 
사용인:"다들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마!"
 
차해수: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애써 잠재웁니다.
 
사용인을 자세히 살펴보면, 옷 위로 금색 뱃지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차해수:"이게 무슨 짓입니까? 진정... ..."
 
서주원:그 말에 한 발자국 물러섰다가, 그의 가슴께의 뱃지를 보고 숨을 들이킵니다.
 
차해수:"원하는게 뭡니까?" 미간을 좁힙니다.
 
사용인:"너희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대로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사용인은 다른 사용인을 향해 탁자 위에 놓인 악보를 턱짓하며 말합니다.
 
사용인:“선생님께 그 악보, 전해드려.”
 
그 말에 다른 사용인은 악보를 추려, 품에 들고 방을 빠져나갑니다.
 
신재은:"저... 저거, 그 악보예요! 제가 아까 찾아 둔...!"
 
재은은 크게 당황해 재호와 사용인을 번갈아 보고, 재호는 겁에 질려 울먹입니다.
 
사용인:“다른 사람들은 허튼 짓 말고… 무릎 꿇고, 엎드리세요. 사랑하는 아드님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싶진 않으시겠죠?”
 
차해수:악보를 들고 나가는 사용인을 눈으로 쫓지만, 몸은 움직이지 못한 채로 다시 정면을 봅니다.
"...우선은 시키는대로 하죠."
 
아들이 붙잡힌 상황에 거의 패닉이 된 신형만은 자리에 그대로 엎드립니다.
 
초조한 얼굴로 사용인이 떠난 곳을 바라보던 주원도, 재호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한 듯. 그 자리에 무릎을 꿇습니다.
 
차해수:자존심이 허락하지는 않지만... 천천히 무릎을 꿇고 엎드립니다.
 
일단 무릎을 꿇었으나, 당신은 침착함을 유지합니다.
 
주변을 둘러 볼 수 있습니다. 관찰 판정.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상대는 공범이 도망가는 시간을 버는 데에 신경이 쓰여 있습니다.
 
침착하게 생각한다면, 주변을 뒤집을 카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차해수:저 총만 빼앗을 수 있다면... 창문이 활짝 열려있고 가을바람이 불고 있으니, 아까 사용했던 손수건을 이용해 손수건이 창가쪽으로 날아가며 사용인의 시선이 잠시 그쪽으로 머무른 틈을 타서 총을 발차기로 날려보겠습니다.
 
코트에 들어있던 손수건으로 생각이 닿습니다. 자세를 낮춘 채로 손수건을 꺼내 그 쪽으로 날려보냅니다.
 
잔뜩 날이 서 있던 사용인은, 무언가의 기척에 흠칫 놀라 그 쪽을 돌아봅니다.
 
틈이 생겼습니다. 근접격투로 시도할 수 있습니다.
 
차해수:
근접전(격투)
기준치: 65/32/13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총을 든 손을 걷어차 총을 방 구석으로 날려보냅니다!
 
탕!
 
순식간에 일어난 당신이 사용인의 손을 걷어참과 동시에, 총이 날아가 요란한 소리를 내고 방 구석에 처박힙니다!
 
자세가 무너진 사용인이 다시 공격할 틈도 주지 않고, 당신은 곧바로 그를 제압합니다.
 
신재호:"아빠아~! 누나~!!" 울면서 가족의 품으로 달려갑니다.
 
숨을 돌림과 동시에, 문 밖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차에 시동이 걸리는 소리입니다.
 
그 소리에 창 밖을 내다보면, 여러분을 태워다 준 기사가 기절한 채로 마당에 쓰러져 있습니다.
 
사용인은 차를 갈취하고 도주하려 하고 있습니다!
 
서주원:"저거 진짜 미친 거 아냐?!" 재호가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창 밖을 내다보고 소리칩니다.
 
차해수:"악보가..!" 우선 사용인의 뱃지를 뜯어내 빼앗고, 1층으로 뛰어내려갑니다.
 
두 사람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단 아래로 뛰어 내려갑니다.
 
그 소리에, 저택의 다른 기사가 튀어 나옵니다.
 
기사:"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김씨는 왜 저렇게 쓰러져 있고... 바, 방금 차가 나가는 소리가 들렸는데."
 
차해수:"저 차를 쫓아야합니다! 집에 차는 한대 뿐입니까?"
 
기사:"아, 아뇨. 주인 내외분 용과 자제분들용 차 하나씩 해서 두 대가... 방금 것은 자제분들이 쓰는 차였습니다만..."
 
차해수:"그럼 빨리 다른 하나를 내어오시죠. 기사로서 차를 뺏길 순 없잖습니까?!"
 
기사:"... 아, 그렇지!"
"저, 저, 저 자식들이!! 누구 큰일나는 꼴 보고 싶어서!"
 
그 말에 기사는 자기 일이 되어 공분합니다. 곧바로 열쇠를 꺼내 차에 타고는 두 사람을 태웁니다.
 
차해수: go
 
당신이 문을 쾅 하고 닫자, 마치 그게 신호인 것처럼 기사는 액셀을 밟습니다.
 
곧 먼저 떠난 차를 거의 뒤따릅니다.
 
두 사람이 쫓아오는 것을 알아차린 앞서 나가던 차의 손님은, 곧 창밖으로 총을 든 손을 내밀고...
 
탕!
 
차를 향해 총구를 겨눕니다. 민첩 판정!
 
차해수: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반사적으로 기사가 쥐고 있는 핸들을 꺾어 방향을 바꿉니다.
 
총성은 허공을 가르고, 차의 옆면을 아슬아슬하게 스칩니다.
 
기사:"뭐, 뭐야? 저 자식들. 총을 갖고 있습니까?!"
 
차해수:"놀랍게도요. 조심합시다."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닌 줄 알지만...
 
기사:"선생님들... 이런 말은 없지 않으셨잖습니까...!!"
 
앞선 차를 뒤쫓아갑시다. 민첩 판정합니다.
 
차해수: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총에 주춤한 틈에, 차는 엄청난 속도로 거리를 벌립니다.
 
도로를 따라 가면, 그 곳엔 양 방향의 갈림길이 있습니다.
 
차가 어느 쪽으로 빠졌는지 보지 못했습니다. ... 선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행운으로 판정합니다.
 
차해수:
기준치: 65/32/13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Miro:주원씨~~~~~~~~~~~~
 
오른쪽? 왼쪽? 한 번 틀리면 끝이라고. 당신은 망설입니다.
 
서주원:"기사 아저씨!" 뒷좌석에서 몸을 빼고 기사의 넥타이를 붙잡습니다.
"여기서 어느 쪽으로 가야 교외로 빠지는 길이 빨라? 빨리 생각해 봐!"
 
기사: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그... 그것이..."
 
Miro:빡대갈
 
절체절명의 상황에 대가리가 안 굴러갑니다. 서주원도 드물게 초조한듯 입안을 깨뭅니다.
 
서주원:"차해수씨!" 기사의 넥타이를 놓고는 당신을 돌아봅니다.
 
차해수:말이 좋아 넥타이지, 멱살이 아닐까... 생각하다가 부름에 돌아봅니다.
 
서주원:"가위바위보 알지? 하나 둘 셋 하면 내는거야."
"이긴 사람이 정해! 진 쪽은 다른 소리 안 하기로!"
 
무짝 (GM):메타적으로는 행운 대항합니다.
고?
 
Miro:오 고고
 
차해수:
기준치: 65/32/13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서주원:
기준치: 50/25/10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가위를 내고는 진 제 손을 노려봅니다.
"좋아. 부탁해 해수씨." 깔끔하게 납득하고는 양 길을 보고는 당신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차해수:"교외로 가는 길은 보통 오른쪽으로 나 있으니... 오른쪽으로 갑시다."
 
벌벌떠는 기사는, 에라 이제부터는 내 책임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곧바로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습니다.
 
길은 숲으로 된 사이를 헤치더니, 곧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차선이 합쳐지는 곳으로 들어오면, 오히려 도주 차량이 뒤쪽에서부터 다가오고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 쪽이 지름길이었구나!
 
차를 가로 막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차해수:"앞을 가로막읍시다!" 몸을 뒤로 빼고 충돌에 대비해 주원을 끌어안습니다.
 
기사:"예, 예, 뭐요...?!"
 
당신이 핸들을 급하게 꺾어 돌리자, 시속이 떨어짐과 동시에 기사는 반사적으로 기어를 돌려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원심력에 밀리는 주원이 당신 품으로 끌어당겨지고, 곧 엄청난 굉음과 함께 차는 가로로 멈춥니다.
 
기사:"이봐요! 저도 목숨 한 개예요!!!"
 
기사의 울먹이는 소리, 그리고 품 속의 주원이 부스럭거리며 고개를 드는 소리가 이어지면 곧...
 
끼이이익-!!!
 
도주 차량은 닿기 직전에 그 앞에서 차량을 멈춥니다.
 
서주원:"머, 멈췄나봐...!"
 
차해수:함께 잽싸게 내려 뒤쪽차량으로 뛰어갑니다. 악보를 찾자..!
 
갑자기 멈춘 차는 엔진에서 연기가 풀풀 납니다.
 
핸들을 붙잡은 사용자는 안에서 벌벌 떨고 있습니다.
 
차해수:아까 본 악보를 가지고나간 사용인일까?
 
그렇습니다!
 
악보로 추정되는 서류 봉투가, 사용인 옆의 조수석에 놓여 있습니다.
 
차해수:조수석 문을 열고 손쉽게 봉투를 챙깁니다.
 
도로 위에서 패닉이 된 상태에서, 사용인은 악보를 빼앗깁니다.
 
차해수:봉투를 주원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조수석 카시트를 잡은 채 안쪽으로 몸을 반쯤 밀어넣습니다.
"선생님이라는 사람에게 가는 길이었겠지. 그 선생님이란 건 누구지?"
"황색의 관의 목적은 뭐야?"
 
사용인:"흐... 흐... 흐하하하...!"
 
사용인은 실성한 것처럼 웃습니다. 이 모습... 당신은 오싹한 기억이 스칩니다.
 
마치 강노아의 마지막 순간과도 같은.
 
사용인:"네깟 게 그걸 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 것 같아?"
"나는 선생님을 절대로 배신하지 않아...! 설령... 죽는다고 할지라도."
 
 
차량 글러브 박스로 곧바로 손을 옮긴 사용인은, 당신이 채 말릴 틈도 없이 목에 총구를 문 채 방아쇠를 당깁니다.
 
죽는다라는 사실에 어떠한 망설임도 없는 것처럼...
 
눈앞에서 굉음과 함께 피가 튑니다. 이성 판정.
 
차해수: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성공. 1 감소합니다.
 
도로 위의 사투가 거짓말 처럼. 주위는 조용해집니다.
 
차해수:낯익은 행태에 불길함을 감지하고 몸을 뒤로 빼려 했지만, 결국 눈앞에서 목격하고 맙니다.
"하아......" 얼굴에 튄 피를 손등으로 닦아내며 몸을 굽혀 차 안에서 빠져나옵니다.
 
서주원:"차, 차해수씨...!" 악보를 품에 안고 있다가, 소리를 인지하고는 놀라 다가옵니다.
"괜... 괜찮아. 너...?" 피가 묻은 것을 어찌할 바 몰라 하다가 제 소매 끝으로 닦아줍니다.
"... 손수건. 네 말대로 가지고 다닐걸 그랬다."
 
차해수:"...그렇네요. 제 건 아까 날려버려서. 그만두세요. 옷이 더러워집니다." 손목께를 잡아 내립니다.
 
서주원:"... ..."
"설마. ...최소한 경찰을 부를 시간까지는 잡아둘 수 있을 줄 알았어."
"어, 어떻게... 그렇게 순식간에... 총을." 제 입으로 말하면서도 믿기지 않는지 손이 차갑게 떨립니다.
 
차해수:"그만큼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겠지요. 배신할 바에는 죽겠다니." 구깃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쉽니다.
"...악보는. 무사합니까?"
 
서주원:"... 응."
"마무리 말이야. 기억나지 않았던 거... 아무래도, 오래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
그렇게 말하고는, 직접 보겠냐는 듯 봉투를 건넵니다. 건네면서도 당신의 표정을 걱정스레 바라봅니다.
 
차해수:기억을 떨쳐내려는듯 머리를 흔들어 털고는 봉투를 받아 내용물을 꺼내봅니다.
 
:이미지
저널로도 확인 가능합니다.
 
서주원:"... 그 악보가 맞아. 그런데... 마지막 줄이 비어 있어."
 
차해수:"애초에 완성되지 않았던 거로군요."
 
서주원:"... 완성하지 못한 건지. 완성하지 않았던 건지. ... 엄마는 무슨... 생각으로."
 
차해수:"글쎄요... 애초에 어떻게 그 예술품 매장에 전시되어있었던 것인지도 의문이고."
"누군가가 그곳에 팔았다고 밖에는. ...한번 가보겠습니까? 행색이 좀 그렇지만."
 
서주원:"... 응. 얼마든지 태울 수 있었던 걸 팔았다는 건..."
"우연은 아닌 것 같아." 제 이마를 잡고는 작게 한숨쉽니다.
"너는... 괜찮아?"
 
차해수:"다행스럽게 다친 곳은 없군요. 나다니기 좀 민망한 모습이긴 합니다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손이 더럽고 머리가 조금 흐트러진 것이 다입니다.
 
서주원:"그런가? ...똑같이 잘생겼는데." 분위기를 풀려는 것처럼 웃고는 한 발자국 걷습니다.
"기사아저씨... 괜찮으실까... 동대문 까지만 태워달라고 하면..."
 
차해수:코트 안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어 낍니다. 핏자국을 숨기려 장갑을 끼는 수상한 모양새입니다...
"부탁드려보죠. 재호씨를 구했으니 신씨 집안에는 나름 은인 아닙니까. 이정도는 괜찮겠지요."
울고있는 기사님을 붙잡고 부탁?을 합니다...
 
기사님은 거의 정신을 놓고 핸들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당신의 부탁?에 얼은이니까... 눈물을 닦고 차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기사:"멀쩡... 하네... 다행이다..."
"근방에는 공중전화도 없고... 저도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서 주인댁에 사정을 전해야하니... 알겠습니다... 동대문 시장이라고 했나요?"
 
차해수:"부탁좀 합시다." 고개를 끄덕이고 주원과 함께 차에 탑니다.
 
피를 감추기 위해 장갑을 낀 당신과, 피를 닦은 소매를 코트 아래로 숨긴 주원이 나란히 뒷좌석에 자리를 잡습니다.
 
정적을 태우고 한참을 달린 차는 한강 대교를 지나갑니다...
 
*
 
곧 차가 멈추고, 기사는 공중 전화를 찾기 위해 차를 돌립니다. 두 사람을 배웅합니다.
 
서주원:이렇게 멀리까지 나와 본 것은 처음인 듯. 인파에 당황해 주변을 둘러보다가, 당신의 옆으로 바짝 다가갑니다.
"이, 이런 곳도 있구나..."
 
차해수:"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곤란하겠군요." 모자를 눌러 씌워주고 어깨를 감쌉니다.
 
서주원:머리 위로 모자가 눌리고, 어깨를 감싸는 힘이 느껴지자 그것에 밀려 몇 걸음 따라 걷습니다.
 
차해수:"팔불출 애처가인 척 좀 해보죠. 이대로 예술품가게를 찾읍시다."
 
서주원:"으, 응...?"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 뜻이 맞는지, 당황해 머리를 핑핑 굴려보다가 당신이 걷기 시작하자, 어깨가 둘러진 채로 따라 걷습니다.
손을 허공에 두다가 조심스럽게 당신의 코트 뒷자락을 잡아요.
"어, 어, 어디에 있으려나...~" 침착한 체를 하며 주위를 보고는 중얼거립니다.
 
차해수:예술품이 모여있을 법한 골목을 찾아봅니다.
 
다루고 있는 품목은 잡다하지만, 예술품 매장은 한정되어 보입니다.
 
관찰을 통해 오래되어 보이는 매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Miro:역시 사업가
 
간판이 낡고, 품목이 많고, 안에 앉아있는 주인이 나이가 많아 보이는 가게...
 
몇 조건을 생각하며 추리면. 하나의 가게만 남습니다.
 
시장 안 쪽에 자리잡은 예술품 매장. 그 곳에 나이든 주인이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차해수:20년 이상 된 가게여야 한단 말이지... 우연히 시선이 꽂힌 가게로 들어갑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가게에서 산 물건을 좀 확인받고 싶습니다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주인은 두 사람을 돌아봅니다.
 
주인:"으음? 혼수라도 보러 오셨나? 뭔지는 모르겠지만... 들어오슈..."
"최근에 오신 적이 있는 손님인가...? 내가 어째 기억이 없네..." 꽤 차림이 화려한 당신을 보고 의아한 듯 중얼거립니다.
 
차해수:"꽤 오래 전 물건입니다. 20년 전에 이런 악보를 판매하신 적 있습니까?" 봉투째로 보여줍니다.
 
당신이 악보가 든 봉투를 주자, 주인은 안경을 고쳐 끼고는 꺼내 들여다봅니다.
 
주인:"아... 이건... 그래. 이건 까먹을 수가 없는 물건이지..."
"말대로 20년 전에 받아 판 물건인데... 자네들이 어떻게 알고 있수?"
 
차해수:"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물건을 이제야 발견했습니다. 당시 있었던 일을 좀 이야기해주시지요."
 
주인:그 말에 두 사람을 흘끔 보고는, 안경을 만지작거립니다. 생각을 되짚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게..." 무심결에 이름을 말하려다가, 곧 입을 다물고 한 박자 쉬고는
"한... 부부가 와서, 급하게 이 악보를 팔았지."
"대금은 받지 않겠다고 했고. 나로서는... 그 순간에 가치를 알 수밖에 없는 물건이어서... 알겠다고 하고 받았네."
"그리고는... 나중에 팔리더라도, 그 악보의 행방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말을 전달해 달라고 하였어."
 
차해수:"어떤 말을..?"
 
주인:"그것 참... 오래도 걸렸구만..."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가게의 서랍을 뒤적뒤적거립니다.
 
주인:"이거... 였나? 아니, 이건 영수증이고... 이거...? 아이고. 이 문서를 여기다 뒀었네~"
 
중요한 건 아니었어...? 끄물끄물 한참을 찾는 모습에, 잔뜩 긴장해 있던 주원도 슬슬 질린듯 반눈을 하고 주인을 봅니다.
 
주인:"햐... 이것도 정말 추억이지... 앗차. 여기 있네. 20년 전에 둔 물건이니 좀 섞였구만."
 
그렇게 말하며, 당신에게 쪽지를 건넵니다.
 
차해수:쪽지를 펼쳐봅니다.
 
누군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우리는 죽었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는 그의 계획을 망치는 데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분명 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이 악보의 행방을 찾는 자라면 분명 이 사건에 주목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니 당신을 위해 경매장에 이 쪽지를 남긴다.
가 아직 살아있다면 '다음 적기'를 노리고 있겠지.
그러니, 아리아의 가장 마지막 줄을 미완성으로 남긴다.

7 코드는 T로
# 코드는 H로
♭ 코드는 R로
 
차해수:"암호였군요, 이건." 주원에게도 보여줍니다.
 
서주원:"... 그렇다면..."
"처음부터 예상하고... 암호로 만들어서 남겨... 두었다는 거야?" 20년 전의 그런 부모님을 상상하고는 얼굴이 하얘져 말을 잇지 못합니다.
 
주인:"거... 괜찮나? 안색이 나빠 보이는구만..."
 
차해수:"뭐... 이 외에는 없었습니까? 자료든, 말이든."
 
주인:"맡겨둔 것처럼 구는구만."
"맡겨둔 쪽이라면, 최... 아무튼. 익명의 그 부부야. 나중에도 이름은 끝까지 밝히지 말아달랬어."
"나도 자세히 아는 것은 없고. 20년이나 묵혀둔 외상 값을 치루니 속이 시원하구만."
 
차해수:"...도움이 됐습니다. 오랜 기간 비밀을 지켜주어 고맙습니다."
 
주인:"무얼. 그 쪽이야말로, 조심히 가시게."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모자로 얼굴을 거의 가린 주원의 드러난 머리카락의 끝을 흘끔흘끔 봅니다.
 
하지만 다른 말은 꺼내지 않고, 그저 두었던 차를 마저 마십니다.
 
차해수:함께 조용히 가게를 빠져나옵니다.
 
가게 밖으로 나옵니다.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잠시 멍하니 있던 주원은 당신 쪽을 돌아봅니다.
 
서주원:"...암호, 읽을 수 있겠어?"
 
차해수:"음... 좀 볼까요." 가게 앞에서 노을을 맞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TEACHER... 선생님, 이군요."
 
서주원:당신의 옆에서 악보와 쪽지를 번갈아 보다가, 곧 고개를 끄덕입니다.
"선생님..."
"돌고 돌아, 선생님... 인가."
 
차해수:"미완성의 마지막 줄을 완성해야 하는 걸까요."
 
서주원:"... 20년 만에? 오래도 걸렸네."
"우선... 쪽지는 읽었으니. 지금 없애버리자."
"... 엄마의 글씨겠지만. 이대로 뒀다가 다른 사람에게 뺏기면... 암호를 읽히게되니까."
 
차해수:"괜찮겠습니까? 금고같은 곳에 넣어두어도..."
 
서주원:"어이, 도련님. 남들도 집에 다 금고 있는 줄 알아?" 입꼬리를 들어 올리며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칩니다.
"...괜찮아. 전부 기억했으니까."
 
차해수: 천재군...
"그럼. 알겠습니다." 품안에서 라이터를 꺼내 쪽지를 태웁니다.
 
서주원:"..." 사그라지는 쪽지를 말없이 바라봅니다.
"너도, 오늘 고생 많았네."
 
차해수:"뭐, 별 일이 다 있었군요. 인질극에, 추격전에, 총격전에..."
"그러는 주원씨야말로. 고생 많았습니다. 오페라 하우스까지 데려다드리죠."
 
서주원:"... 그거 말인데."
"사용인이 돌아오지 못했으니까, 지시한 쪽도 우리한테 악보가 있다는 걸... 이제 알게 됐을거야."
"... 너한테 진짜 면목없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안전하지 않아. 나도... 너도."
"...가능하면, 너도 잠은 오페라 하우스에서 잘래? 게다가... 우리가 흩어졌다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보장도..."
"지금 와서는 어려우니까." 무거운 낯으로 생각한 것을 전합니다.
 
차해수:"위험한 일에 말려들었군요..."
"뭐, 그 말이 옳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여벌 옷 정도는 사무실에 구비해 두었으니."
 
서주원:"... 괜찮아! 나, 오페라 하우스에서 20년이나 숨었으니까!"
"어떻게 말하자면 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
"나만 믿어. 말려들게 해 버렸으니까... 꼭, 원래대로 되돌려줄게." 미안한 마음에 텐션을 올린 목소리로 당신을 보고 말합니다.
 
차해수:"생존 전문가로군요. 그럼... 믿어보겠습니다." 괜찮다는듯 가볍게 웃어보이고 함께 오페라하우스로 돌아갑니다.
 
*
 
긴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돌아가는 곳은 조금 다릅니다. 길을 돌아... 낮에 떠났던 오페라 하우스로 돌아옵니다.
 
이제는 익숙해질 만한 길이지만, 주원은 앞서 유령의 방으로 통로를 열어 당신을 안내합니다.
 
서주원:"들어와. 같이 들어올 줄은 몰랐는걸." 한숨을 가볍게 쉬고는 모자를 벗어 적당한 곳에 걸어두며 돌아봅니다.
 
차해수:"이건 또 새로운 기분이군요." 코트를 벗어 습관처럼 옷걸이를 찾으려다 소파에 걸쳐둡니다.
"혹시 이 안에 욕실이나 화장실도 있는겁니까?"
 
서주원:"응. 어지간하면 여기서 안 나가고 해결하고 싶으니까. 이쪽... 커튼 걷으면 뒤가 욕실."
"너희 집은 막 욕조 있을텐데. 영 좁아서 미안하네." 어깨를 으쓱해보이고 가리킵니다. "먼저 씻어도 돼. 이정도 서비스는 해야지."
 
차해수:"와 봤습니까?" 웃으며 농담조로 말합니다. 실제로 있지만.
"이거 완전히 살림집이로군요... 그럼 사양은 않겠습니다." 오는 길에 챙겨온 옷가지와 타올을 챙겨 씻으러 들어갑니다.
 
낮 동안 묻은 피와 먼지 따위가 물살에 휩슬려 배수구 안으로 흘러들어갑니다.
 
따뜻한 물이 닿으면, 조금은 피로와 긴장이 가시는 기분이 듭니다.
 
차해수:"수상하기 짝이 없군... 누가 악당인지." 시간을 너무 끌지 않고 빠르게 머리까지 감고는 적당히 씻고 나옵니다.
"들어가시죠. 확실히 씻고나니 훨씬 낫네요." 피가 묻었던 뺨을 괜히 문질러보다 내려온 앞머리를 수건으로 털어냅니다.
 
서주원:익숙한 자신의 방인데도 무언가 불편한지 멍하게 소파에 앉아 있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돌아봅니다.
"... 어라. 음~..." 보고는 잠시 무언가 말을 고르며 제 손으로 앞머리 쪽을 만지는 시늉을 하다가
"아, 이렇게 보니까 인상이 새롭네..." 얼떨떨하게 한마디를 덧붙이고는 일어납니다.
"그럼~. 나도 씻어야겠다. 뭐~ 볼 건 없지만. 둘러보고 있어도 돼." 삐꺽삐꺽 욕실로 향하고는 말합니다.
 
차해수:"이렇게 정돈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다니. 장가는 다 갔군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내 웃음기를 머금은 채 수건을 잡아내립니다.
 
서주원:"이, 이... 정도 가지고 그러면. 나는 뭐가 되냐...?" 시선을 맞추기 어려운 듯 혼자 중얼거리면서 반문했다가 문 안으로 슥 들어갑니다.
 
차해수:안으로 들어간 주원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떼고 방을 휘 둘러봅니다. 가장 눈에띄는 것은 역시... 주원이 조사하여 벽에 정리해둔 자료들을 봅니다.
 
책상 위에는 최근에도 꺼내 본 듯한 자료들이 널려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조사 서류와 오래 된 신문입니다.
 
차해수:정리된 서류에 먼저 눈이 갑니다.
 
사건을 수사한 사건 파일처럼 보이지만, 도장이 찍혀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정식으로 제출되지 않은 서류 같습니다.
[비공식 수사 기록]

XXXX년 XX월 XX일 오후 X시,
사건 담당자 : 박형섭

▒▒▒에 위치한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함.
건물은 전소되었으며, 현장에서 불탄 시신 네 구가 발견되었으나 사인을 파악하기 힘듦.
화마를 피한 마당에서 피해자의 아들로 보이는 3세 아이를 구출.
어린 아동인 탓에 유의미한 진술 수집은 어려웠으나, “엄마가 숨바꼭질을 하자며 이 곳에 숨겼다.”라는 증언과 마당에 남아있는 미미한 혈흔의 흔적으로 타살의 가능성을 고려함. 이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해보임.
현재 생존자는 정신적 충격이 커 보이며, 피해자와 연이 있던 오영길이 보호자를 자처하여 보호중.
 
차해수:"박형섭 수사담당관..." 신문은? 들춰봅니다.
 
시간의 흐름을 선명하게 보여주듯 낡은 신문입니다. 찍힌 날짜를 보면 20년 전의 것인 것 같습니다.
 
주원이 살펴 보던 부분은 어디인지... 자료 조사 가능합니다.
 
차해수:그 시절... 형사사건 쪽일까? 자세히 봅니다.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세히 보니, 어딘가 익숙한 지명이 보입니다.
 
한 기사에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가, 방의 벽에 붙어있는 지형들과 똑같습니다.
 
해당 사건이 해결된 이후의 기사처럼 보입니다.
…뚝섬, 서울 박물관을 비롯한 서울 곳곳에서 벌어지며 시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던 연쇄 살인 사건은 막을 내렸다. 지난 27일 경찰은 시민 세 사람의 협조를 통해 해당 사건의 범인을 잡는 데 성공했다. 도움을 준 시민들은 지면에 이름을 알리는 것을 꺼려 취재하지 못했으나 경관들은 그들의 노고를 칭찬했다. 사건 주모자로 밝혀진 이들은 종교 단체의 신도들로,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현재 진술 확보에 난관을 겪고 있다… (중략)
 
차해수:"시민 세 사람... 당시 해당 종교 단체가 완전히 뿌리뽑혀지지 않았던 건가? 잔당들이 남아서..."
 
단편적인 정보들이 머릿속에서 어설프게 얽혀들어갑니다.
 
신문을 내려두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으면, 따뜻한 습기와 함께 욕실 문이 열립니다.
 
서주원:문을 열고는 슬쩍 당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봅니다. 책상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뽀송뽀송해진 상태로 그 쪽으로 다가갑니다.
"영 재미있는 게 없지? 소설이라도 놔둘걸 그랬네." 의미없는 소리를 하며 옆에 섭니다.
 
차해수:"뭐, 이런 자료들을 보고 재미가 있다고 말해도 그건 그거대로 실례가 아니겠습니까."
"종교 단체가 꽤 오래 전부터 활개쳤군요. 황색의 관인가..."
 
서주원:그 말에 팔짱을 끼고는 가볍게 고개를 까딱입니다.
"응. 그래서 네가 몇 주 전에 '황색의 관' 이야기를 했을 때에는 놀랐어."
"20년 전에 기사가 난 것 외에는, 그 동안 한 번도 기색이 없었거든. ...그런데 다시 나타난 거야. 강노아가 화려한 전도를 계획하고 말이야." 마음이 쓰인다는 듯.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차해수:"간판스타가 된 후에 포섭을 당한건지, 저번같은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 애초에 간판스타 자리를 노렸던 것인지... 둘 중 무엇이든 무서운 이야기군요."
 
서주원:"... 응. 어느 쪽이든... 어디에 어떻게 '황색의 관'의 신도가 있을 지. 이제 어딜 가든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고."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잖아."
"아, 이참에 확실히 해. 넌 아니지? 뭐... 이 정도쯤 되면, 속아도 납득할 수 있을지도." 장난치듯이 팔꿈치로 옆구리를 쿡 찌릅니다.
 
차해수:"......맞다고 한다면? 쫓아낼겁니까?" 허리를 약간 기울여 시선을 맞춘 채로 팔을 슥 감쌉니다.
 
서주원:분위기를 띄우려 농담을 섞어 다가갔다가, 갑자기 거리가 좁혀지자 예상치 못한 듯 숨을 멈춥니다. 굳은 것처럼 눈을 깜빡깜빡 뜹니다.
"... 아, 아니지...?" 시선을 둘 곳을 찾아 굴리다가 가만가만 떨리는 손으로 감싼 팔을 가볍게 잡고 목소리를 꺼냅니다.
 
차해수:"...이렇게 굳을 줄은 몰랐는데. 미안합니다. 장난칠 소재가 아니긴 했네요." 머쓱하게 웃으며 허리를 펴고 섭니다.
"물론 아닙니다. 어느 누가 사람 한 명 속이자고 목숨 건 추격전까지 합니까? 내가 독종이기는 해도, 그 정도로 독하지는 않습니다." 안심시키려는듯 담담하게 말합니다.
 
서주원:뺨이 달아오른 채로 갈 곳을 잃은 제 양 손을 맞잡고는 더듬더듬 시선을 올립니다. 천천히 허리를 펴는 당신을 바라보고는 말을 고릅니다.
"아, 아니... ...놀라서."
"흠." 헛기침을 하고 발을 장난치듯 툭 차고는 말합니다. "마안약 그랬으면, ... 남은 정을 봐서 최소한 숙직실에서는 재워주려 했지. 지애씨랑 같이 자든가."
 
차해수:"하하! 류지애씨는 서주원씨보다 훨씬 당황할 것 같은데요." 상상하고는 큭큭 웃습니다.
"아니라고 했으니 여기서 자도 괜찮겠지요. 일찍 자 둘까요? 오늘 피곤했지않습니까."
 
서주원:제 말에 크게 웃자 눈을 접어 흘겨보고는 머쓱하게 맞잡고 있던 손을 풀고 괜히 기지개를 켭니다.
"그, 그래. 나 참... 차 감독이 잘 때 같이 있어 주는 거. 드문 기회일 줄 알고 받았는데... 하루만에 또 올 줄이야." 툴툴대는 투로 중얼거립니다.
"너 키면 소파는 좀 좁겠다. 간만에 인심 써 줄테니까. 네가 침대 써."
 
차해수:"오늘은 함께 자 준다는 차이점이 있지요. 음, 소파도 괜찮습니다. 다리 좀 튀어나오는 것 쯤이야."
 
서주원:"그... 네가 말하면 이상하게 새삼스럽단 말야. 됐네. 내가 인심 써 주는 것도 흔한 기회는 아니거든? 해 줄 때 받으시라고." 삐꺽삐꺽하는 걸음으로 소파에 다가가 털썩 앉습니다.
 
차해수:"의식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나름 즐거워하며 스위치 앞으로 갑니다.
"불 끄겠습니다. ...소파가 좁으면, 조용히 침대로 와서 옮겨누워도 모른척 해드릴테니 참고하시고요." 딸깍, 불을 끄고 침대로 가서 눕습니다.
 
서주원:"뭐, 뭘 모른 척 해! 네가 방 주인이야?!" 어둠 속에서 당황한 목소리로 반박합니다.
"... 잘 자. 고생했어." 잠시 시간을 들인 후에 말을 덧붙입니다.
 
그 말 이후로 소파 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정적이 찾아옵니다.
 
차해수:잠시 인기척을 의식하다가 서서히 잠에 빠져듭니다.
 
낯선 장소이지만, 피로에 젖은 몸을 눕히자 곧 잠에 빠져듭니다.
 
고요한 평안이 몸에 번집니다...
 
한참 잠이 들었을 무렵, 어깨 위가 흔들립니다.
 
그 기척에 눈이 뜨입니다. 바로 앞에는 주원이 있습니다. 좋지 않은 표정으로 제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있습니다.
 
서주원:"... 쉿. 조용히 일어나 봐." 작은 목소리로 침대 맡에서 소근거립니다.
 
차해수:...? 반쯤 참에 취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일단 말에 따릅니다. 몸을 반쯤 일으킵니다.
 
방 안은 숨소리만 울립니다. 듣기 가능합니다.
 
차해수: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벽 너머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서주원:"... 아까부터 몇 번씩 들렸어. 처음엔 순찰하러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미행이... 붙은 것 같아."
 
차해수:"...오 지배인님이나 류지애씨였다면 계속 서성거리듯이 움직일 이유가 없겠지요. 이쪽으로 들어올 방법을 찾고 있는건가..." 작게 속삭입니다.
 
서주원:"... 전에, 강노아와 마혜주가. 예고장으로 날 불러낸 적이 있었지."
"굳이 그런 번거로운 방법을 쓴 걸 보면, 극장의 모든 비밀 통로를 알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야."
"... 나하고 널 찾는 것 같은데... 이 방은 액자 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못 들어와. 멀어질 때까지 여기에 숨어있자." 침착한 목소리로 몸을 숙이고 속삭입니다.
 
차해수:"그쪽에서 가지고있던 오페라하우스의 내부 구조도에도 이쪽 통로는 표시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모르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군요." 혹시 모르니 기습할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도, 주원에 말에 끄덕입니다.
 
서주원:"... 그렇게 쉽게 잡혀주기에는 이 쪽도 전문가라서." 후 하고 한숨을 쉬고는 당신이 끄덕이는 것에 마주 시선을 맞추고는 숨을 죽입니다.
 
어둠 속에서,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시간 동안 차분히 기다리고 있으면, 이 장소를 포기한 발걸음 소리가 점차 멀어집니다.
 
그 때. 다른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거기... 누구예요?"
 
차해수:어디에서 들려오는 거지? 이 안에서? 아니면 저 너머에서?
 
너머에서 들려옵니다. 당신에게도 익숙한 목소리.
 
류지애:"다, 당신 여기는 어떻게 들어온 거죠?! 도, 도둑이야!"
"당장 사람을 부르겠어요!"
 
그와 동시에 철컥. 하는 소리가 이어지고는.
 
탕!
 
류지애:"꺄아아아악!!!!"
 
“너무 놀라진 마. 방금 그건 위협사격이었으니까."
 
"아, 아닌가. 널 죽여놓으면 숨은 그 녀석들도 나타나려나?”
 
"목청이 큰데, 좀 더 시끄럽게 소리 질러 보시든가."
 
...다시 한 번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차해수:......
 
서주원:"... 지, 지애씨가...!"
"... 넌 남아 있어. ... 차라리 내가 나갈게." 류지애가 자신 대신 희생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얼굴이 창백해져 문가로 나섭니다.
 
차해수:"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죠. 나가서 뭘 어쩌게?" 손목을 붙잡습니다.
 
서주원:"류지애씨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 나, 나 하나 숨기겠다고... 죽어야한다면... 내가 나가는 게 맞아." 차가워진 손끝으로 붙잡힌 손목을 잡고 대꾸합니다.
 
차해수:"육탄전을 고려하면 서주원씨가 나가는 건 희생하겠다는 의미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차라리 내가 나가서 시간을 끌죠. 틈을 엿보면 제압할 수도 있을겁니다."
 
서주원:창백해진 낯으로 가빠진 숨을 들이킵니다.
"...저, 절대 위험한 일 하지 마."
 
차해수:"제 목숨 아까운 줄은 내가 제일 잘 압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섭니다.
 
결심을 내리고 너머를 여는 문고리를 잡습니다.
 
그 때입니다.
 
"너, 넌 누구냐?!"
 
습격자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어서, 육중한 것이 바닥으로 내쳐지는 소리. 금속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공간을 울립니다.
 
습격자는 순간 비명을 지르더니, 곧 조용해집니다.
 
정적을 깨는 것은,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이다홍:"지애씨, 괜찮아요....?!"
 
류지애:"다...다... 다홍씨...?!"
"저... 저... 저는 괜찮은데... 어떻게 다홍씨가...?"
 
이다홍:"저는 괜찮아요. 나중 일은 제가 해결하고 경찰을 부를테니, 지애씨는 자택으로 피신하세요."
 
문 너머에서 이다홍이 류지애를 타이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곧 한 사람이 자리를 피하고 돌아가는지, 발걸음 소리가 하나 멀어집니다.
 
그 소리가 완전히 멀어지고 나서야. 허공을 향해 말을 걸어오는 것이 들립니다.
 
이다홍:"어디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거기 있죠? J씨."
"할 말이 있어요. 이리로 나와요."
 
서주원:"... 이다홍... 맞아?" 자신이 불리자 당황한 낯으로 당신을 돌아봅니다.
 
차해수:"목소리는 맞는데... 대체..." 일단 적을 해치워줬으니 아군인가? 의아한 낯으로 주원을 돌아봅니다.
"일단 한 번... 나가보죠."
 
서주원:당신의 대답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문고리를 열어 방의 통로를 엽니다.
 
오페라 하우스의 숨겨진 공간, 유령의 방 문이 드러나고 두 사람이 밖으로 나옵니다.
 
습격자를 포박한 상태의 이다홍은 팔짱을 끼고 서 있다가, 두 사람이 나오는 모습에 눈을 크게 뜹니다.
 
이다홍:"이 곳이 J씨의 거처... 그리고... 차... 감독님?"
 
차해수:"...어떻게 된겁니까? 이다홍씨. 이 밤중에..." 포박된 습격자를 보며 잘 정돈되지 않는 말을 겨우 꺼냅니다.
 
이다홍:"... 아무래도 이제는 두 분의 친분에 대한 자세한 대화가 필요할 것 같군요."
 
이다홍은 내려뜨린 머리를 올려 묶고는 진지한 눈으로 다시 악수를 건넵니다.
 
이다홍:"맨입은 아니에요. 이 쪽도 숨겼던 것이 있으니까."
"저는 이다홍. 코드네임은 스칼렛. ... 한국 비밀 정보부의 사람이에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 이 자리를 피하는 게 좋겠어요."
"날 믿고 따라올 수 있겠어요?"
 
차해수:"아, 그 비밀정보부." 기사를 떠올리다가 주원을 한 번 보고, 이내 고개를 끄덕입니다.
 
주원은 이다홍의 말에 아직은 당황스러운 표정입니다. 당신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따라 동의합니다.
 
이다홍은 그것에 감사를 표하고는, 두 사람을 차로 안내합니다.
 
가로등만이 겨우 간간히 켜진 어둠 속을 헤치고 얼마간 이동하면, 점점 커다란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다홍:"들어와요. 방은 이미 예약해 두었어요." 차를 물리고는 내려 앞장섭니다.
 
차해수:"...상황을 이해하기가 버겁군요." 침착하려고 애쓰며 따라갑니다.
 
이다홍:"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천천히 진정해도 좋아요."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아이보리색 벽지와 어울리는 고급 가구들이 놓인 방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이다홍:"앉아요. 여러가지로 할 말도 많고."
 
차해수:할 말... 정말 많기는 하지. 긴장인지 경계인지 모를 텐션을 유지하며 자리에 앉습니다.
"...이런 곳에 올 거라면 매무새 정돈이라도 하고 올 걸 그랬군요."
 
이다홍:"우선... 방금 설명한 것처럼 저는 정보부의 요원이지만. 전국 각지의 요원들은, 수행중인 임무가 없을 때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평범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 하우스의 배우, 이다홍도 가짜의 모습은 아니에요. 하지만... 강노아가 연루된 '황색의 관' 사건 이후 지령이 내려왔죠."
"황색의 관을 조사하라... 그것을 수행하고 있었죠."
"솔직히 말할게요. 그래서, 저는 두 사람을 주시하고 있었어요." 마주 앉은 당신을 가리키고 웃어보입니다.
 
차해수:"수상했습니까? 아니면, 그 반대의 의미로?"
 
이다홍:"수상했죠. 20년만에 나타난 황색의 관의 인물... 그 진상을 밝힌 것은 신입인 감독. 그리고 강노아의 자리를 메운 것은, 어째서인지 극본을 전부 알고 있는 익명의 배우라니."
"모종의 사정으로, 오페라 하우스에 잠입해 있던 강노아를 해치우고, 그 자리를 새로운 사람으로 심는 동시에 사건을 해결한 것으로 해 의심을 없애려는... 자작극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고려했어요."
"J씨는 차 감독님과만 사적으로 대화하는 것 같고... 솔직히 의심할 만했잖아요?" 농담처럼 건네면서 당신을 봅니다.
 
차해수:"하하... 사실 한 다리 건너 접점이 있어서 말입니다. 우리도 만난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만... 그 덕분에 다른 이들보다는 익숙한 정도죠."
"의심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도 그랬을테지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다홍:"네, 그리고 결과적으로... 미안했어요. 오늘 습격자가 오페라 하우스에 쳐들어 온 것을 보고 확신했어요. 당신들은 '황색의 관'쪽 사람이 아니라는 걸."
"J씨의 거동이 신경쓰여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오페라 하우스에 잠복하고 있었는데. 월척이 얻어걸렸지 뭐야." 후 웃고는 꼬고 있던 다리를 고쳐 앉습니다.
"확실히 밝히죠. 저는 '황색의 관'으로부터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막는 것이 목적이에요. 그 말은... 제게 당신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들어야겠네요. J씨의 정체에 대해서요." 손가락으로 의자를 툭툭 치고는 두 사람을 돌아봅니다.
 
차해수:주원을 슬쩍 돌아봅니다.
"보호받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밝힐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서주원:"..." 자리에 앉아 제 무릎을 감싸 안고 한참을 말이 없다가 당신의 부름에 돌아봅니다.
결국 마음을 정한 듯 모자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다홍을 봅니다.
"나는... 주원, 서주원이야. 이름을 지금까지 말하지 못한 건..."
"내가, 일가족이 몰살된 것으로 알려진... 최수련의 아들이기 때문이었어."
 
스스로 사실을 입 밖으로 내고는, 버거운 듯 숨을 들이쉽니다. 떨리는 손을 무릎 위로 두고는 다시 말을 잇지 못합니다.
 
이다홍:"... 이상할 정도로 닮았다고는 생각했지만... 어렴풋이 감각은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정말로 동경했던 사람이니까."
"요원으로서 말하자면... 그것 뿐만은 아니지만요."
"... 20년 전의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던 중. 최수련씨의 사망 사건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설마, 생존자가 있었을 줄은."
 
이다홍은 차분하게 말을 고르고는, 주원의 상태를 보고 당신을 봅니다.
 
이다홍:"차 감독님은 이 사실을 알고, 주원씨의 신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었던 것이군요?"
 
차해수:"그렇습니다. 신분을 밝힐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서류상으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이다홍:"... 이런, 억지로 주원씨에 대해 알아보려 해서... 미안했어요."
"그렇다면, 무엇보다 당사자겠군요. 이해도 일치할 테고 말이에요."
"차 감독님은, 몇 주전에 자력의 황색의 관에 대해 알아내셨지요. 탐정으로서 훌륭한 자질이 있는 것 같은데."
"이 이상의 이야기를 듣고, 협력해주실 의사가 있으신가요?"
 
차해수:"물론입니다. 뿌리를 뽑지 않고서는 저 역시 꾸준히 위협받지 않겠습니까?"
"그 황색의 관이란 대체 무슨 단체인지, 목적이 무엇인지. 선생님이라는 자는 누구인지... 의문점이 많습니다."
 
그 질문에 이다홍은 차분히 생각을 고르다가 입을 엽니다.
 
이다홍:"황색의 관은 기존의 종교와 달리 모독적인 존재를 섬기는 집단으로, 그 중심에는 신자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자가 있어요."
"어찌나 잘 숨었는지 아직 '선생님'의 정체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신자들은 이 사람을 맹신하는 것 같구요."
"황색의 관은 최근에 생겨난 게 아니라 예전에도 존재했으나, 한 번 몰락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에 그 형태만 바꿔서 새롭게 떠오른 것처럼 보이는 거죠."
 
이다홍이 말을 이으면, 방 문에서 신문이 밀려 들어옵니다.
 
창문을 내다보면, 어느새 하늘은 검푸른 빛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다홍:"안타깝게도 밤 사이에 여러 일들이 있었어요. 지금쯤이면 조간에 실렸겠군요."
"확인해 보세요. 직접 보는 게 빠를테니까." 한숨을 후 쉬고는 신문을 가리킵니다.
 
차해수:그 차사고 이후로도 일이 있었던 건가? 신문을 끌어와 읽어봅니다.
 

동대문 풍물시장 부근의 예술품 판매장에 지난 밤, 갑작스러운 강도 습격이 발생했다. 당점을 운영하던 ▒▒씨는 주민들의 신고로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정신적 충격이 커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경찰은 해당 지점의 출입을 통제하고 도난품과 금전 손실 규모를 조사중이다.
현충원에서 일하던 청소부가 지난 오후, 갑작스레 길 한 가운데에서 봉변을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건강상 문제가 없던 그는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더니, 피부 위로 물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곧 그의 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풍선처럼 터졌다고 목격자가 증언한다. 한편, 사망자의 신분을 알아보니 청소부로 사용되던 이름은 거짓이며, 실제로는 다른 신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오후, 청와대에 '황색의 관'이라고 하는 자들이 나타나 대통령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그들은 스스로를 신의 대리자라 밝히며, 정부와 국회에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A국 대사 방한 일정의 조율이 논의되었으나, 보안을 강화하여 내일부터의 오후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가톨릭 신자인 A국 대사는 한국의 성지인 ‘목동 성당’의 방문을 강하게 희망했으며…
지난 오후 신씨 저택의 사용인들의 말에 따르면 인질극이 벌어졌다고 한다. 현재 인질극을 벌인 사용인 중 한 명은 체포되었으며, 일가족은 경시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조사를 받던 중 장녀 신 양(20)이 실종되어 현재 수색 작업에 착수중이다.
 
차해수:"잠, 잠깐..." 새로 생긴 문제가 너무 많아 정신이 아찔해집니다.
"예술품 가게 주인이 습격... 대통령에게 선전포고... 게다가 신재은씨가 실종?"
 
이다홍:"... 거의 기다렸다는 듯이 일을 벌이고 있어요. 무슨 낌새를 읽었는지... 내부에서 지령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현충원에서 살해당했다는 청소부, 실은 저와 같은 비밀정보부 소속의 요원이에요."
"... 분명 '황색의 관'에 꼬리를 잡혀 살해당한 것이 분명해요."
"그는... 저와 함께 20년 전과의 연관성에 주목했어요. 마지막에 받았던 전보로는 '20년 전의 대량 살인 사건을 해결한 누군가의 뒤를 밟으려 한다' 였고."
"... 누구를 뒤쫓고 있었는지, 이제 와서는 알 수가 없게 되었지만요."
 
차해수:"20년 전의 대량 살인사건을 해결한 누군가? 시민 세 사람 또는 수사담당자겠군요."
"빨리 꼬리를 잡아야겠습니다. 자칫 국가적 문제로 번질 수 있겠어요." 등받이에 기대어 턱을 매만집니다.
 
이다홍:"맞아요. 30일로 예정되어 있는 A국 대사 방한... 한국의 고위 인사 또한 다수 함께할테고. 이를 구실로 잡아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생각하면..."
"수사 담당자라... 그러고 보니, 대량 살인 사건의 수사 담당자가, ... 최수련씨의 사건에도 책임자였어요."
"이름은 분명 박형섭... 지금은 은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차해수:"은퇴하셨군요... 혹시 박형섭씨가 개인적으로 알고있는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다홍:"그렇죠. 저는 대외의 신원이 너무 알려져 접촉하기에 어려운데... 주소를 지도에 표기해 드릴테니, 혹시 생각이 있다면 참고하세요."
"주원씨, 그리고 차 감독님. 민간인을 끌어들이게 되어 부끄럽지만...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을거예요."
"저는 이다홍으로서, 주위를 주시하고 있을게요. 두 사람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주실 수 있을까요?"
 
차해수:"주원씨만 괜찮다면. 기꺼이 조력해드리죠."
 
서주원:"... 자, 자꾸 너를 말려들게 만드네."
"그래도... 고마워. 응... 나도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되겠어."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다홍:"후후, 이 쪽에서도. 두 사람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게요."
"어젯밤 일로 체감이 되셨겠지만... 이제 두 사람의 자택은 위험해요."
"며칠간의 숙박료를 미리 지불해 두었으니, 한동안은 이 방에서 머물도록 해요. 규모가 크고 보안이 좋은 호텔이니 집보다는 훨씬 나을 거예요."
 
차해수:"감사히 받지요." 목숨까지 건 마당에, 거절 없이 감사히 받습니다.
 
이다홍:"그럼, 저는 오페라 하우스로 돌아가 상황을 수습하고 있을게요. 전부 사라진다면 의심을 받을테니..."
 
다홍은 그렇게 말하고 명함을 남겨둡니다.
 
이다홍:"제가 연락을 받을 수 있는 주소예요. 여차하면 전보를 보내줘요."
 
이다홍: 아무래도...
 
차해수:"그렇게 하지요." 명함을 받아 지갑에 잘 넣어둡니다.
"해가 완전히 뜨는대로 조사를 시작해야겠습니다."
 
다홍은 고개를 끄덕이고 두 사람의 행운을 빌어줍니다.
 
해가 떠오르는 창문을 보다가, 늘 가던 시간에 맞추어야겠다며 다홍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다홍의 명함과 방의 키, 지도만 올려둔 채. 두 사람은 방에 남겨졌습니다.
 
서주원:"...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네..."
 
차해수:"그래도 조사에 진척이 생겼으니, 주원씨 입장에서는 달가운 일 아닙니까?"
"지긋지긋한 악연도 끝을 내죠."
 
서주원:"... 응." 들이킨 숨을 내쉬고는 떨리는 손을 주먹 쥐어 무릎 옆으로 떨엍트립니다.
"... 덕분에 이런 좋은 호텔에서도 묵어보네." 곧 익숙하게 농담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지도로 고개를 떨어트려요.
 
조사할 수 있는 곳은 사건이 일어난 [동대문 시장 / 조의원 자택 / 서울 박물관 ] 그리고 [오페라 하우스 / 박형섭의 집]입니다.
 
서주원:"넌 어때? 괜찮아?"
 
차해수:"해 봐야지요. 어디보자..."
"조사하는 김에 신재은씨도 찾아야겠군요. 실종이라니..."
 
서주원:"... 어떻게 하필 그 애를..."
"악보에 대해, 알고 있는 탓에..."
 
차해수:"그렇군요... 사로잡은 뒤에 기억하고있는 내용이라도 말해보라며 추궁받고 있을지도."
"서두릅시다. 박형섭씨부터 찾아가볼까요. 기초가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서주원:"마, 막상 찾아가려니 긴장되네..."
"좋아. 가보자. 키는 네가 챙겨. 네 쪽이 더 꼼꼼할 테니까." 방의 키를 던져주고 팟 하고 기운을 내고는 모자를 눌러씁니다.
 
차해수:명함, 키, 지도를 잘 챙기고 함께 박형섭의 집으로 갑니다.
 
서주원:"명패... 박형섭... 맞다. 여기네."
"너가 눌러봐." 초인종을 누르려다 과거에 만난 사람이라 긴장이 되는지 당신의 뒤로 슥 빠집니다.
 
차해수:"뭘 그리 긴장을 합니까? 나름 고마운 사람 아닙니까?" 흠, 하고 이제는 정돈된 머리를 한 번 쓸어올리고 초인종을 누릅니다.
 
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안 쪽에서 기척이 들립니다.
 
박형섭:"뉘십니까. 아침부터-"
 
차해수:"안녕하십니까. 박형섭씨 되십니까?"
 
박형섭:"맞는데... 뭡니까?"
 
차해수:"이다홍씨의 부탁으로 왔습니다. 잠시 대화가 가능할지요."
 
박형섭:"이다홍? 그런 유명한 배우가 나를 어떻게 압니까?"
 
차해수:그러고보니 정보부는 비밀리에 결사된 조직이니, 형사라도 모를 수 있겠군. 짧게 고민합니다.
"최수련씨 사건에 관해 나누고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이어지는 말에, 문 안쪽에서 짧은 침묵이 흐릅니다.
 
박형섭:"그것 참...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구만."
"잠시만 기다리슈."
 
그 말과 함께, 잠금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고 곧 문이 열립니다.
"20년 전의 일을 왜 이제 와서... 그것도 이다홍이?" 일단 문은 열었지만 의심스럽다는 듯 눈썹을 들어 올립니다.
 
차해수:"당신도 인사라도 드리지 그래요." 뒤편의 주원을 내려다봅니다.
 
서주원:등 뒤에서 보고만 있다가 당신이 돌아보는 것에 화들짝 놀랍니다. 모자를 고쳐쓰고는 옆으로 한 발자국 나옵니다.
"아... 안녕."
 
박형섭:"이런 곳에 남자애는 왜 데려온 거유? 어물쩡 넘어갈 생각은 없으니까, 물은 것에는 대답하슈."
 
차해수: 애.
 
서주원: 애... 라고 했어
 
차해수:"이 사람의 사정을 안 이다홍씨가 딱하다며 제게 부탁을 하더군요. 해당 사건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혹시 사건 수사 당시 이 사람, 본 적 없습니까? 뭐... 그 때는 세 살이었겠지만."
 
박형섭:"... 음?" 고개를 기울여 보다가 세살... 이라는 단어에 짚이는 것이 있는지 주원의 모자 아래의 머리카락을 유심히 봅니다.
"너... 혹시, 주원이냐?"
"허어... 그렇구만. 20년 전이니... 잘 자라 주어서 다행이구나. 정말로... 많이 걱정했단다."
"... 아아. 보호자가 되기로 한 오영길씨가 오페라 하우스의 지배인이 되었으니... 이다홍씨도 대단하구만. 생존자에 대한 것은 최대한 숨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쪽은 누구인지?" 추억과 안도에 젖어 중얼거리다가 곧 당신에게 관심이 옮겨갑니다.
 
차해수:"오페라 하우스의 음향감독입니다. 현재는 주원씨와 함께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지요."
"박형섭씨가 당시 사건의 담당자였다고 들어... 세간에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싶어 왔습니다."
 
박형섭:"...으음. 밖에 세워두는 것도 그러니. 일단 들어오지."
"일단 앉으슈. 이거야 원. 홀아비 세간이라 별 거 없지만." 안으로 안내하고는 자리를 내 주니다.
 
차해수:"저희가 갑자기 찾아온 건데요. 이렇게 맞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사회적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가 앉습니다.
 
박형섭:자리를 안내하고도 무상한 감각이 드는지, 몇 번 주원을 보고는 기억을 떠올립니다.
"수련씨... 지완씨에게는 큰 도움을 받아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그런 변을 당해 가슴이 정말 아팠다네."
"거기다가, 아무래도 단순 화재라기에는 수상한 구석이 있었는데. 윗선에서는 사고로 결론지으라고 하지 않나!" 책상을 탕 내리칩니다.
"더는 권한이 없어서 신경쓰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오영길씨가 잘 보살펴준 모양이구만. 정말 다행이야." 곧 진정하고는 두 사람을 봅니다.
 
차해수:"그 사건 말입니다. 타살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뭔가 단서를 얻으신 것이 있었습니까?"
 
박형섭:"... 본인 앞에서 말하려고 하니 미안하지만..."
"주원군이 발견된 마당에서 혈흔이 있었어. 헌데 주원군은 전혀 상처가 없었고."
"내 생각에는, 마당으로 빠져 나오려는 피해자를... 그 곳에서 제압하고 집에 둔 뒤에 화재로... 불에 타면 정확한 사인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우니 말이야."
"하지만 내 생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어디까지나 정황상 얘기가 아니냐며 일축하더군."
 
차해수:이야기를 진지하게 듣습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용의자를 체포하지는 못한겁니까?"
 
박형섭:"용의자가 없었으니 사건이 종료된 거지. 결국 부엌에서의 화재인 것으로 결정됐어."
 
차해수:"사건 조사가 생각보다 빠르게 종결되어 그 이상 조사하기도 어려웠겠군요..."
"20년 전 대량 살인사건도 담당하셨다지요. 시민들의 협조로 범인을 찾았고."
 
박형섭:"맞네. 그 건도 정말 난감했지만... 그 덕에 해결할 수 있었지."
 
차해수:"도움을 주신 시민분들은 어떤 분이었습니까?"
 
박형섭:"그것이 심란한데... 서지완씨와 최수련씨, 그리고 그 둘의 스승이었어."
"서지완씨는 옛날부터 이상한 일에 잘 휘말렸다고 하는데... 스승과 연인과 함께 수상한 기척을 쫓아서 사건에 대해 알게 됐다고 했지... 종교단체라는 사실도 덕분에 알게 된 걸세."
 
차해수:"조력자가 그분들이셨군요... 스승이라 함은?"
 
박형섭:"아, 몰랐나? 오영길씨는 지완씨의 피아노 선생님이었네."
"수련씨는 오영길의 수제자로 유명했고... 재미있는 조합이라고 생각했었네."
 
차해수:"그랬던 거로군요..." 그 세 사람이 황색의 관에 대한 정보를 넘기는 것으로 그들의 계획을 망쳤고, 두 부부는 그렇게 보복성 습격으로 희생당했다...
그런데 왜 오영길 지배인님은 위협을 받지 않는거지?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기울입니다.
 
박형섭:"그 사건을 계기로 그 종교단체는 완전히 무너져서..."
"헌데 최근 동향을 보면 말야, 그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더군."
 
차해수:"잔당들이 뭉쳤는지, 모종의 꿍꿍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박형섭씨도, 황색의 관을 여전히 주목하고 계신겁니까?"
 
박형섭:"음. . 그 당시에도 수사하다가 결국 흐지부지 되었는데, 신경쓰여서 관련 자료를 모아놓고 있었네."
"종교 단체다 보니 집회 장소도 제각각이고, 설사 본거지가 있어도 그들의 일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아서. 은퇴한 나로서는..."
"황색의 관 일원들은 '증표'로 서로를 알아보지. 그것이 있어야 접근할 수 있을걸세."
 
차해수:"본거지를 알고 계신겁니까?"
"증표라는 것은 혹시 이것?" 뱃지를 꺼내 보여줍니다.
 
박형섭:"아, 그것이 맞네. 용케도 갖고 있구만."
 
차해수:"흠... 본거지에 대해 알려주시겠습니까? 잠입수사라도 노려볼 수 있을테니."
 
박형섭:"말했잖나, 종교 단체여서 집회하는 장소가 제각각이라고."
"알아보고는 있지만, 확실하게 짚이는 곳은 없어서 문제란 말이지."
 
차해수:"그렇습니까..." 그래도 충분한 정보를 얻어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조사할 곳이 많으니 슬슬 일어나봐야겠군요."
 
박형섭:"자네들도... 황색의 관의 뒤를 쫓고 있는 건가?"
"솔직히 말하자면 말리고싶군.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문제야."
 
차해수:"가만히 있어도 목숨이 위협받고있는 상황이라서요." 난처한듯 웃습니다.
 
박형섭:"... 그래. 그 증표가 있으니... 여차하면 위장하는 수도 있겠고."
"그런데 그 뱃지는 한 개 뿐인가? 그렇다면 주원군은?"
 
Miro:잠시 기억되짚기
1에서 무대에서 들어보인 뱃지는... 땅에서 주운거였지
그리고 추격전에서 사용인한테 뜯은거 하나... 2개 모았나
 
무짝 (GM):도민수의 서랍 안에서 발견했죠.
도민수의 서랍 안에 있던 것을 보관하고 있나요?
 
Miro:도민수 서랍 땅 됨
1에서 써먹었으니 잘 갖고있겠네요
 
무짝 (GM):오케이. 박형섭에게 그렇게 설명하셔도 됩니다.
 
차해수:"마침 두 개입니다. 벌써 황색의 관의 관계자들을 여럿 만났거든요." 그리고 그중에 2명은 빵에 넣고 1명은 차로 밀었다...
 
박형섭:"호오, 용케도 모았구만."
"자네들도 대단하군... 이렇게 된 거. 이 쪽도 떠올릴 수 있는 한 돕겠네."
"문제가 생기면 또 찾아오게나."
 
차해수:"기꺼이 도와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럼..." 공손이 인사하고 집을 나옵니다.
 
주원은 집을 나서기 전에 박형섭과 잠깐 대화를 나누고는 곧 따라 나옵니다.
 
서주원:"그거, 모아두길 잘했다? 이래서 저축은 도움이 된다고 하나보네." 가볍게 기지개를 하고는 말합니다.
 
차해수:"제테크라고나 할까요." 실없는 농담을 던지고는 지도를 다시 펼칩니다.
"가까운 순서대로 갈까요... 다음은 의원 자택. 어떻습니까?"
 
서주원:"웬 아저씨가 죽었다고 하는 곳? 찜찜하네..."
"그래. 가보자."
 
차해수:다음은 의원 자택으로 향합니다.
 
차를 타고 한참을 가면, 조현성 의원이 살던 집이 보입니다. 앞에는 몇 경차이 서 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수사가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로, 설렁설렁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모양입니다.
 
서주원:"뭐 때문에 왔다고 해...?"
 
차해수:"...글쎄요. 어떻게 잠입한다..."
"박형섭씨의 명함이라도 받아올걸 그랬나 싶군요. 이다홍씨의 정체는 경찰들은 모르고 있을테고."
 
서주원:"으으음... 아무래도 이다홍씨, 정체를 알리고 싶진 않을 테니까."
 
차해수:"나서서 밝힐 수는 없죠. 비밀 단체라고 하고."
"그럼, 역시... 돈인가." 팟칭
 
서주원:"... 너, 그런 말 할때 진짜 도련님같네."
 
차해수:"그럼 평소에는?"
 
서주원:"... 몰라." 반문하는 말에 고개를 휙 돌립니다.
"잔소리쟁이 차 감독이려나." 시선을 멀리 두고는 덧붙입니다.
 
차해수:"평소에도 잘보일 수 있도록 노력을 좀 해야겠군요." 그렇게 말하며 품 안에서 지갑을 꺼냅니다.
자연스럽게 주원을 이끌고 걸으며 지키는 인원이 적은 뒷문이나 쪽문을 찾습니다.
 
자택의 뒷문 쪽에, 경찰 한 명이 하품을 하며 서 있습니다.
 
차해수:차분히 다가갑니다.
"안녕하십니까."
 
경찰:"아~, 안녕하심까~... 응?"
"...누구... 십니까? 이 쪽은 통제 제한 중인데요."
 
차해수:"부동산에서 나왔습니다. 집 주인이 돌아가셨으니 서류 정리 관련으로 내부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 있는데..."
"잠깐만 좀 들어갔다 나올 수 없겠습니까? 사례라면 할테니." 지갑을 슥 꺼냅니다.
 
경찰:"아아, 그것 참... 그 쪽도 곤란하게 됐네요~"
지루한 기색으로 궁시렁거리다가 사례라는 단어에 시선을 둡니다.
 
좋습니다. 자신있는 대인으로 상대해주세요.
 
차해수:마음이 동했을까? 설득되었는지 노려봅니다.
설득
기준치: 55/27/11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역시 돈인가????
재력???
 
재력으로 다시 해보시죠.
 
경찰:"부동산이면... 뭐... 명함은 안 가져 왔습니까? 확인할 수가 없으니..."
 
차해수:
재력
기준치: 40/20/8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Miro:아안돼
 
무짝 (GM):의문의 청렴경찰
 
차해수:"다른 집 이곳저곳 들렀다가 오느라 명함은 미처 챙기질 못했군요..." 라고 둘러대며 말재주를
 
지갑을 살펴보지만, 급하게 나온 탓에 갖고 있는 현금이 많지 않습니다... 이걸로는 '사례'가 되기 어려워 보이네요.
 
좋습니다. 시도해주세요.
 
차해수:
말재주
기준치: 40/20/8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Miro:땀;
 
경찰은 시큰둥한 태도로 보다가 안 보이게 하품하고는 다시 두 사람을 봅니다.
 
경찰:"고생이네요~ 피차 일하는 마당에 빡빡하게 하기도 뭐하고..."
"그럼 밖에 있을테니, 필요한 것만 챙기십쇼~. 가져갈 게 있으면 나가기 전에 저 보여주시고요~"
 
Miro:휴 이럴 때는 김해리씨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차해수:"감사합니다, 선생님." 빙긋 웃고 함께 안으로 들어갑니다.
 
조현성 의원의 자택입니다. 사람이 비워져 묘하게 서늘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묘한 기념비같은 조각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장식용으로 두기에는 상당한 크기입니다.
 
차해수:이런... 취미가 있었나? 자세히 봅니다.
 
관찰, 가능합니다.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각상을 자세히 보면... 검붉은 흔적이 드문드문 남아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현성 의원이 사망한 것은 자택 내 서재입니다. 주변에 테이프 같은 것이 붙어있습니다.
 
차해수:"혈흔..?" 고개를 들어 서재쪽을 보고 테이프를 넘어 들어갑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깨끗하게 정리된 방 내부가 보입니다. 시신은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 같습니다. 방 내부에는 책상과 책장이 보입니다.
 
서주원:"읏차... 남의 방인데 미안하네." 주변을 둘러보고는 테이프 사이로 쇽 들어옵니다
 
차해수:주원을 생각하면 차라리 깨끗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상부터 봅니다.
 
책상의 서랍장을 열어보면 이런 저런 서류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누군가의 은행 통장을 관리한 듯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예금주의 이름은 의원의 이름이 아닌, 익명 처리된 이름입니다. 통장은 하나가 아니라 전국, 몇 몇은 외국의 은행에서 만들어진 통장들이 보입니다.
 
차해수:"그럼 그렇지. 전혀 관계 없는 제삼자가 아니었던거야..."
자금책이었나? 책장도 봅니다.
 
통장 기록에,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Miro: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Miro:역시 사업가...
 
무짝 (GM):오오
간만에 민트색
 
Miro:그리웠어 민트
 
사업가의 촉이 번뜩입니다.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돈을 조금 빼돌리려고 한 것인지 정리된 종이 군데군데 의원의 필기로 보이는 글씨가 보입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사용과는 다른 목적으로 자신의 통장에 돈을 넣기 위해 익명의 계좌 안에 있던 돈을 빼돌리려고 한 것처럼 보입니다.
 
차해수:공금을 빼돌리려다 암살당한 건가? 그놈의 돈이 뭔지...
책장에는 뭔가 수상한게 있을까?
 
책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습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 사이사이를 들여다보면, 무언가 책 사이에 꽂혀있는 듯 다른 책에 비해 두툼한 책이 보입니다.
 
차해수:뭔가 있나? 해당 책을 뽑아서 봅니다.
 
펼쳐보면 안에 얇은 가죽 수첩이 끼워져 있습니다.
…종교는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믿음을 가진다. 사랑도, 충성도 변하지만 한 번 깊게 박힌 신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나는 이 종교에서 그것을 한 눈에 알아보았고, 기회를 잡고자 한다.
참여자는 나 송영빈과 조현성, ▒▒▒. 이 힘을 이용해 우리 세 사람은 서울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실권을 잡게 될 것이다.
 
차해수:"단순 자금책이 아니라 종교를 이용하려던 주축이었군..." 그런데 셋 중 둘이 죽었다라...
 
서주원:"나머지 한 명이 죽였다는 거네." 옆에서 책장에 기대 들여다 보다가 한숨을 폭 쉽니다.
 
차해수:"욕심이 생겼나봅니다." 해당 수첩을 덮고 더 자료가 없나 책장을 훑어봅니다.
 
조현성 또한, 자택에 너무 많은 자료를 남겨두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습니다.
 
차해수:그럼 거실의 조각상은 종교의 상징물인가... 일단 주원과 함께 밖으로 나옵니다.
 
경찰:"볼 일은 다 보셨슴까~?" 벽에 기대 구름을 보고 있다가 두 사람이 나오는 소리에 돌아봅니다.
 
차해수:"예. 덕분입니다. 수고하십시오." 감사를 표하고 스슥 물러납니다.
 
경찰은 안녕히 가십시오~ 라고 제대로 보지도 않으며 인사합니다.
 
서주원:"조사했던 아저씨들. 그냥 딱하게 죽은 사람은 아니었네."
"나 참. 괜히 걱정해줬어." 물러난 후 작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차해수:"걱정했습니까? 다정하네요."
 
서주원:"... 생각해보니 안 걱정했어." 괜히 반박하고는 다른 곳을 봅니다.
 
차해수:"가까운 사람들도 걱정 좀 해 주시죠. 스스로도 잘 챙기시고."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지도를 봅니다.
"다음은... 다리를 건너서 동대문 시장이군요. 그 가게 주인 분, 괜찮을지..."
 
서주원:"... 응. 말려들게 만들어 버렸네."
".... 너야말로. 조심해. 걱정하는 거 맞으니까..."
 
차해수:지도에서 눈을 떼고 주원을 빤히 봅니다.
 
서주원:문득 말했지만, 눈이 마주치자 괜히 표정이 어색해집니다.
 
차해수:"...이럴 때에는 솔직하군요?"
 
서주원:"이럴 때에는? 야, 나 정도면 정직한 거야!"
"항상 묘~하게 할 말 안 하는 건 너거든?" 괜히 뺨이 달아서 큰 목소리를 냅니다.
 
차해수:"아까부터 민망할 때면 괜히 말 돌리며 눈도 못 마주치지 않습니까." 능글맞게 웃습니다.
 
서주원:"짜증나. 역시 생각해보니 안 걱정했어." 발을 툭 치고는 흘겨봅니다.
 
차해수:"햄스터가 주인 걱정하는 모양새로군요." 즐거워하며 동대문 시장으로 향합니다.
 
오전에 출발했지만, 어느새 해가 중천입니다.
 
가을이라 해가 일찍 지니, 앞으로 한 두 곳이나 더 볼 수 있겠군요.
 
동대문 시장으로 다시 향합니다.
 
동대문 시장 일대로 들어서면, 근처에 경관들이 모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지난 밤에 벌어진 사건 때문일까요..
 
서주원:"... 괜찮겠지."
 
차해수:"목숨은 건졌다고 하니까요. 병원에서 잘 요양중일겁니다."
"그럼 주인을 직접 만나볼 수는 없겠고. 현장에 흔적이 남아있을지..."
 
서주원:"... 게다가 서 있는 사람들도 너무 많네. 아까처럼은 못 들어가겠어."
 
멀리서 관찰해 볼 수 있겠는데요?
 
Miro:돈이 더더욱 모자라겠군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서주원: 이런
 
Miro:운이 별로야 이 감독
봐죠잉
 
사람이 너무 많아, 안 쪽이 잘 보이지 않네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습니다.
 
차해수:이 키로도 부족한가... 그럼 귀를 기울입니다.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게 되네... 주변을 둘러보면, 경찰들이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안 쪽에 봤어? 거기 통제했지?"
 
"예에... 좀 찜찜하지만요."
 
"그 조각상, 원래 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밤 사이에 놓인 것 같아."
 
"거기다가 피를 묻혀놓고... 으으... 기분 나빠요."
 
현장의 경찰이 그렇게 수근거리고 있습니다.
 
차해수:또 조각상인가...
 
서주원:모자를 고쳐 쓰고는, 멀리서 이야기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Miro:은밀행동좀 찍어올걸
근데 은밀하게 다닐 수 없는 사람이긴 함
 
서주원:"오늘 왔더라면... 주인 할머니, 못 만났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차해수:"그렇군요... 그쪽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있는 만큼, 시간이 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꾸물거릴 시간이 없군요."
안쪽을 조사해보고 싶은데... 사람을 헤치고 들어가 통제선 앞에서 내부를 살펴볼 수 없을까?
 
좋습니다. 그러면 근력입니다.
 
Miro:근력
 
차해수: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사람들 사이를 지나갈 것을 강행하고 길을 트면, 힘에 밀려 앞의 구경꾼들이 하나 둘 물러납니다.
 
곧 통제선 바로 앞까지 다가갑니다. 안 쪽이 들여다 보입니다.
 
가게 안은 성하지 못한데, 값이 나갈만한 작품들 보다는 주인이 앉아있는 책상 쪽이 뒤엎어져 있습니다.
 
주인이 문서 따위를 보관하는 서랍이 그 쪽이었습니다.
 
서주원:"..."
 
차해수:"범인은... 역시나겠군요."
내부를 관찰해보면?
 
거리가 있는 데에다, 난장판인 탓에 알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차해수:눈에 띄는 것이 없어보이자, 사람에 치이는 주원을 데리고 뒤로 빠져나옵니다.
 
서주원:"후아... 깔리는 줄 알았네."
 
차해수:"여긴 너무 번잡하군요. 주축 중 한 명이 사망했던 박물관으로 바로 가 보죠."
 
한강을 넘어 왔으니, 여기서 차를 타면 곧이겠군요.
 
박물관에서 사건이 일어났던 곳으로 향하면, 다른 곳에 비해 감시가 가장 한산합니다.
 
지키고 있는 사람도 없고, 다른 사람들은 평소와 같이 박물관을 출입합니다.
 
서주원:"뭐, 사고라고 알려졌으니까." 주변을 휘 둘러봅니다.
 
차해수:"공공기관이니 계속 통제할 수도 없을테고 말입니다." 구경도 하는 기분으로 안으로 들어섭니다.
 
서주원:"와아, 호랑이 그림. 너네 집에도 이런 거 있어?" 주변을 둘러보며 반은 구경, 반은 주위를 살피며 걷습니다.
 
차해수:"어떤 집을 상상하는 겁니까? 벽에 사슴 머리 박제 있고, 그런 집?" 풍부한 상상력에 픽 웃습니다.
 
서주원:"막 가죽 소파 같은 거 있고... 아... 사슴 같은 건 없어?" 묘하게 실망하는 눈치입니다.
 
차해수:"취향에 안 맞아서요. 굳이 따지자면 그림 쪽이 더 마음에 들거든요. 서양화라든지." 벽에 걸린 몇몇 값나가는 그림들을 떠올립니다.
"주원씨는 나중에 집이 생기면 어떻게 꾸며놓고 싶습니까?"
 
서주원:"앗. ...그, 그러네... 앞으로도 개런티를 받으면, 집을 구할 수 있을지도..."
"일단. 침대는 좀 큰 걸 둬야지. 지금 방엔 가구를 크게 둘 수 없어서."
"그리고~ 기타랑 오디오를 둘 수 있는 방을 따로 둘까? 피아노도~ 큰 건 무리겠지만."
"사슴은 없어도, 피아노는 있지? 어때?" 상상하니까 기분이 들뜨는 듯 조잘거리다가 슥 시선을 돌립니다.
 
차해수:"주원씨... 생각보다 욕심이 많군요. 사건만 해결되면 열심히 일해야겠는데..."
"피아노, 있지요. 널찍한 거실에. 까맣고 매끈한 종류로. 궁금합니까?"
 
서주원:"아, 역시 비싸겠지. 집...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안 되려나?"
"거실에? 무대에 있는 것만큼 크지는 않으려나... 네가 치는 거야? ... 보고싶다~..."
"그러고 보니, 결국 엊그제 합주 못 했으니까..."
 
차해수:"주원씨는 배경도 재능도 있으니, 정식으로 데뷔만 하면 떼돈을 벌 수 있겠지요." 사업가의 눈으로 주원의 잠재적 가치를 평가합니다.
"보고싶습니까? 그럼... 추후에 집에 정식으로 초대하도록 할까요. 식사도 하고, 연주도 들려주고. 마음이 맞으면, 합도 맞춰보고." 허리에 슬쩍 한손을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습니다.
 
서주원:"정말? 너희 집 가면, 뭐라도 선물 들고 가야하는 거 아냐? 너한테 선물이 되려면 아무래도 비싼 거 들고 가야겠지."
"응! 기타는 가벼워서 금방 들고 가니까. 재미있겠다~ 뭐 더 맞출 게 있나? 곡은 유명한 걸로 해도 돼." 허리께를 의식하지 못하고 들떠서 얘기하다가 곧 가까워진 거리에 올려 봅니다.
"뭐, 뭐야. 처음 초대 받은 티 내서, 웃겨?"
 
차해수:^^...
"아무것도 아닙니다. 활기찬 모습이 보기 좋네요. 힘이 났으면 움직일까요?"
 
서주원:"딱히 힘 안 났던 적은 없는데..." 머쓱하게 웃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차해수:수작이 먹히지 않은 광공... 조금 민망해하며 박물관 내부를 둘러봅니다. 또 조각상같은게 있을까...
 
복도를 따라 내부에 걸린 사진과 그림을 따라 걸으면, 곧 바깥의 박물관 마당이 보입니다.
 
그 곳에, 거대한 검은 형체가 보입니다.
 
차해수:뭐지? 그쪽으로 가서 봅니다.
 
조각상처럼 보이는, 돌로 된 형체입니다.
 
차해수:지금까지 봤던 조각상과 똑같이 생겼을까?
 
그렇습니다. 자세히 가서 보면 역시 검붉은 자욱이 남아 있습니다.
 
서주원:"... 이거, 왠지 가는 곳마다 있는 것 같아."
 
차해수:"그렇군요... 이정도면 원형에 이런 색이 있다고 해도 믿겠습니다. 나중에 묻은 것으로 보았는데..."
또다른 눈에띄는 것은 없을지 다시 전시 안내를 따라 걸음을 옮깁니다.
 
과거의 한강과, 다리가 생기며 하나 둘씩 개발이 진행되는 한강의 사진이 연도별로 있습니다.
 
한강대교... 양화대교... 한남대교 순으로 완공이 되었군요.
 
서주원:사진을 구경하면서 전시관을 걷습니다.
"더 생기면 옆에 사진 더 붙여주려나~" 곧 출구 쪽으로 나섭니다.
 
차해수:"확실히... 갈수록 다리가 많이 필요해지겠지요." 따라 나섭니다.
 
밖으로 나서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신변이 안전한 상태가 아니니, 늦은 시간에 더 나서는 것은 좋지 않겠군요.
 
차해수:"꽤 많이 돌아다녔군요. 피곤하지 않습니까? 슬슬 호텔로 돌아갈까 싶은데."
 
서주원:"으응~" 습관처럼 기지개를 하고는 팔을 풀었다.
"다홍씨한테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차해수:"그들을 소탕할 정보를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근간이 되는 자료들을 모았으니 조사할 수고정도는 덜었겠지요. 갑시다."
 
온 종일 정신없는 하루였습니다. 휴식을 위해 호텔로 돌아갑니다.
 
방향을 정리해 볼 시간이 필요할까요?
 
Miro:흠...
일단 낼은 오늘 못한 오페라하우스 가고...
아 내일 A국 대사 오니까 목동성당도 가야해
 
무짝 (GM):요절복통
 
Miro:일단은 고정도네요
ㄱㅊ습니다
 
잠자리가 바뀌었지만, 호텔 침대인 덕분에 나쁘지 않은 휴식을 취했습니다.
 
창 밖을 내다보면, 폭풍 전야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하늘이 높고 푸릅니다.
 
서늘한 공기가 시원하게 다가옵니다.
 
서주원:"... 안녕." 눈을 뜨고는 부스러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 정리합니다.
 
차해수:"놀랍도록 날씨가 쾌청하군요..." 창밖에 한 번 눈길을 주고는, 거울 앞에 서서 셔츠 깃을 세운 채로 타이를 맵니다.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입시다. 그들도 그럴테니까."
 
서주원:"..." 그 말에 겨우겨우 일어난 것이 머쓱한 듯 작게 헛기침합니다.
"너 무지 부지런하구나..."
"응. 힘내서 앞질러 가야지." 곧 아자, 하는 느낌으로 기지개를 키고는 돌아봅니다.
"다홍씨는 지금쯤 오페라 하우스에 있으려나..."
 
차해수:"곤히 자는데 깨우기 싫어서 자게 뒀지요. 평소에 잘 못 자지 않습니까." 출근하는 남편마냥 굽니다.
"그렇지 않아도 준비가 되는대로 오페라 하우스에 들를까 했지요. 보고할 것도 있으니."
 
서주원:"... 평소에 못 자는 건 어떻게 알... 아. 그렇지." 저번 일이 떠오른 듯 쑥쓰러워하고는, 묘한 분위기에 자신도 일어나 채비를 합니다.
타이를 메는 것을 빤히 바라보다가 자신은 별로 어려울 것 없이, 매무새를 정리하고 모자를 쓰는 것으로 완료합니다.
"으음~ 지애씨도 걱정되고, 그 이후로 못 봤으니까..."
 
차해수:"그러고보니 그렇네요. 그 겁 많은 사람이 그런 일을 또 겪었으니..." 눈을 굴리며 떠올립니다.
주원이 준비되는 대로 오페라하우스로 향합니다.
 
좋았어. 준비 완료! 오페라 하우스가 여는 시간에 맞추어 출발합니다.
 
오페라 하우스는 묘하게 한산하며, 그 곳에서 청소 중이던 류지애가 두 사람을 발견합니다.
 
류지애:"... 아. 차 감독님? 그리고... " 주원을 보고는 말을 줄입니다.
"오늘은 어쩐 일로 오셨어요? 어제 출근하지 않으셨길래, 소식은 전해 들은 줄 알았는데..."
 
차해수:"소식..? 무슨 소식 말입니까?"
 
류지애:"... 그, 재은 씨. 실종되었잖아요. 재호 군도 그 충격으로 집에서 요양 중이고."
"도저히 공연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지배인님께서 일주일 동안 극장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셨어요."
 
차해수:"아아... 그 얘기였군요." 알겠다는듯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혹시 다홍씨 오늘 안 왔습니까?"
 
류지애:"다홍씨라면... 그... 사실, 엊그제 오페라 하우스에... 가, 강도가 들었거든요...!" 떠올리는 것으로 차가워지는 낯으로 호들갑스럽게 설명합니다.
"그 건을 다홍씨가 해결하겠다고, 제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는데... 오페라 하우스도 쉬고 있고... 다홍씨도 그래서 바쁘지 않을까 싶어요."
 
차해수:"그렇군요..." 오늘 여기엔 오지 않은 모양이지. 주원을 보고 뜰까 하는 눈짓을 보냅니다.
 
류지애:"재은씨... 곧 돌아올 수 있겠죠... 두 아이들이 차 감독님을 따르는 게... 꼭 옛날 생각이 나서 정말 보기 좋았었는데..."
"수련씨와 전 지배인님도 옛날의 오 지배인님과 사이가 정말 좋았거든요."
 
차해수:그러고보니 류지애씨는 근무한지 오래되었지. 새삼스러운 눈으로 봅니다.
"사제지간이었다지요?"
 
류지애:"네에. 오 지배인님. 지금은 경영에만 집중하지만 예전에는 대단한 배우였으니까요."
"수련씨도, 오 지배인님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유명했죠. 지완씨는... 어느 날부터 피아노를 배우러 오셨어요."
"그 전까지는 그냥 사업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나중에 수련씨와 결혼해서. 우리끼리는 역시 피아노를 배우는 건 핑계고 수련 씨를 보러 오는 게 아니냐고 얘기가 막 돌았죠!"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상기된 얼굴을 합니다.
 
차해수:"오~ 귀여운 작업 수완이었군요." 웃으며 주원을 봅니다.
 
서주원:"..." 눈을 접어 보면서 옆구리를 툭 칩니다. 직접 본 사람 입에서 부모님의 이야기가 나오니 쑥쓰러워 진 모양이에요.
 
차해수:류지애씨 앞이니 웃기만 하고 별다른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음에 사건이 정리되면 더 이야기해 주시지요. 흥미롭네요."
 
류지애:"네에. 다음에 오 지배인님이 오시면, 같이 얘기를 들어볼 수도 있을 텐데요."
"지금은 외출하셔서요. 뭐어... 아무래도 한가롭게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니까..."
 
Miro:오씨가 의심스럽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차해수:"바쁘시겠지요. 워낙 사건사고가 많으니. 한가해지는대로 회식이라도 한 번 합시다."
 
무짝 (GM):어디 가셨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차해수:"...그런데 어디로 외출하신겁니까?"
 
류지애:"아아, 저기 한강 너머에 있는 소극장이요. 다른 곳에도 관여하는 일이 많으셔서요."
 
차해수:"혹시 위치가..?"
 
류지애:"위치요? 양화대교를 넘어서 가면... 말로 설명하려니 어려운데, 지도 같은 거 없으세요?"
 
차해수:"아, 여기 있습니다." 준비성이 철저한 척 지도를 꺼내줍니다.
 
류지애:"어머, 평소에도 가지고 다니시는군요? 잠시만요... 저도 가 본 적은 없는데, 출장 중에 급한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주소를 알려 주셨거든요."
지도에 글자를 적어 주고는 "여기에요. 뭔가 메모가 많은 것 같은데, 제가 헷갈리게 한 건 아니겠죠?"
 
차해수:"아닙니다. 감사할 뿐이죠. 다 알아볼 수 있으니 걱정 마시길." 잘 접어 품 안에 넣습니다.
"그럼 출근할 이유가 사라졌으니... 가봐야겠습니다."
 
류지애:"네~ 조심히 가세요."
 
오페라 하우스 밖으로 나섰습니다.
 
서주원:"다홍씨... 저번에 주소를 알려줬으니, 그 쪽으로 연락을 해 볼까?"
 
차해수:"그럴까요. A국 대사의 방한 일정은 오후라고 했고, 소극장은 여기서 거리가 있으니... 전보를 부쳐두고 가는 것도 좋겠군요."
근처의 우편국에서 다홍에게 만날 수 있겠냐는 전보를 부칩니다. 알아낸 정보를 적자니 유출의 위험이 있으니...
 
약속 장소를 어디로 결정해 보냈을까요?
 
Miro:고민
 
차해수:양화대교로 이야기합니다.
 
좋습니다. 시간을 정해, 소극장과 멀지 않은 양화대교에서 만날 것을 전송했습니다.
 
우편국에 연락을 전달한 뒤, 잠시 상황을 보고 있으면 방문한 손님들이 수근거리는 이야깃소리가 조금씩 귀에 들어옵니다.
 
기다리는 동안, 들어볼 수 있겠습니다.
 
차해수: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귀를 기울여봅니다/
 
성공. 소포를 들고 온 여인들이 소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들려옵니다.
 
“그 얘기 들었어?”
 
"무슨 얘기?"
 
“왜, 요즘 유행하는… 황색의 관인가 뭔가 하는 거 말이야. 꽃집하는 영자네도 거기 들어갔다고 하더라.”
 
“요즘 사람들 많이 들어가네… 거기가 그렇게 좋은 곳인가?”
 
"그니까 말이야. 궁금해서 영자한테 한 번 물어봤거든? 근데 걔, 표정이 엄청 환~해졌더라고.”
 
“허… 그거 신기하네.”
 
차해수: 아니야...
 
"매일 정오마다 그... 최근에 세워진 대교에서 교리 강연을 한다고 하던데. 자네도 같이 갈 건가?"
 
직원:"전보 접수 됐습니다~"
"가 보셔도 됩니다."
 
이야기에 귀가 기울여질 적이면, 직원이 문득 말을 걸어옵니다.
 
차해수:"아, 고맙습니다." 창구에서 물러납니다.
"최근에 세워진 대교라면... 한남대교로군요. 가장 최근에 지어졌으니..." 주원에게 속삭입니다.
"전보가 도착하기 시간이 걸리기도 할 테고, 위치도 정 반대니... 한남대교에 미리 갔다가 가겠습니까? 정오라면 시간상으로도 얼마 안 남았고."
 
서주원:"그, 그러게. 지도로 보면 뚝섬도 가까우니까... 사람도 많이 모을 수 있을테고..."
"... 이렇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줄은 몰랐어." 긴장한 채로 시간을 확인하고 당신을 봅니다.
 
차해수:"어찌보면 고마운 일이군요.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주다니 말입니다."
"가 보죠. 목적이든 뭐든, 뭐라고 말하는지 들어나봅시다." 각오를 다지고 한남대교로 향합니다.
 
다홍에게 연락을 보내고, 우체국을 나와 한남 대교 아래로 향합니다.
 
한남 대교변으로 도착하면, 서서히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 것이 보입니다.
 
무리는 곧 인파를 이루고, 사람들이 웅성이며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어느 순간 갑자기 주변이 고요해집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입니다.
 
흰 사제복을 입은 사람들입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님들, 오늘도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제복 위로 금빛 뱃지를 단 사람이,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지금의 서울은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하게, 가진 자는 더욱 부유하게 살고 있습니다."
"신께서는 인간을 높고 낮음 없이 창조하셨는데, 어찌 이런 불합리한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자, 그러니 우리는 많은 이들이 잊고 있는,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는 것을 알고 신의 뜻을 다시금 다른 이들도 깨닫게 해야합니다. "
"성서에 그 분은 하늘 저 높은 곳의 왕좌에 앉아 지금도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자, 하늘을 올려다 보면은 저 자리에 있는 것이 황소자리의 알데바란! 저기야말로 신께서 계신 자리, 지금 이 시간 신께서 우리를 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 증명으로, 신의 사자라 할 수 있는 존재를 불러내겠습니다!”
 
사제복을 입은 자의 연설에 모두가 빨려들 듯 그 쪽에 집중합니다.
 
서주원:고조되는 분위기에 긴장한 듯. 당신의 옷자락을 붙잡습니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차해수:주원을 살짝 감싸고 수상한 눈초리로 그 광경을 지켜봅니다.
 
흰 옷을 입은 사제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그것은 작은 호각입니다. 그것을 힘차게 불자...
 
호각 소리가 울리기를 한참, 곧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어디선가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까마귀 같기도, 두더지 같기도, 독수리 같기도한, 형언할 수 없는 형체가 날아와 한강에 착지합니다.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는 그것은, 사제가 손을 내밀자 복종하듯 자신의 머리를 내립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아아...! 신의 사자가...!"
 
무리는 열광에 휩싸입니다. 눈 앞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 그것에 환호하는 인간들...
 
이성 판정합니다.
 
차해수: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1 감소합니다.
 
강철멘탈입니다.
 
. 어떤 이들은 충격으로 맛이 가 버린 반응이고, 어떤 이들은 환희에 찬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연설자가 말을 잇습니다.
 
???:“자, 함께 기도합시다. 우리의 가족과 형제자매와 이웃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기를 위해서.”
 
사제는 기도를 하겠다고 말하지만,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모독적인 언어입니다.
 
속이 메스꺼워집니다. 정신력 판정.
 
차해수: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머리가 받아들이지 못한 상황도, 당황스러움도 점점 아득해집니다. 어쩐지 사제의 말이 그럴싸하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조금 더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자신 안에서 그런 생각이 피어오릅니다.
 
서주원:모자를 양 손으로 누르고 눈을 질끈 감고 있다가,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에 겁에 질려 주변을 살핍니다.
"여, 여기 이상해... 무서워."
 
차해수:"...생각보다 설득력이 있잖아?" 멍한 눈으로 입가를 매만지며 앞에 선 이들을 뚫어져라 봅니다.
 
서주원:"... 뭐." 심장이 쿵 떨어진 것 같은 표정으로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이러려고 여기에 왔어?!"
 
차해수:"주원씨도 잘 들어보세요. 마냥 허튼 소리로 들리지는 않으니, 조금 더 들어보죠. 저렇게 증명까지 버젓이 있지 않습니까?" 홀린듯이 주원을 내려다봅니다.
 
서주원:"... ...! 그, 그런 말 하지 마."
"어... 어떻게 네가 그렇게 말 해.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죽었는데... 민수씨도... 우리 엄마랑 아빠도..."
"그리고 너도! 저 사람들한테 죽을 뻔 했잖아!" 울컥거리는 목소리를 누르고는 눈을 질끈 감습니다.
 
여기서 회피 판정합니다.
 
차해수: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짜악,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가 순간 돌아갑니다.
 
생경한 감각이 피부에 닿습니다. 뺨이 얼얼합니다.
 
체력 -1, 동시에 정신력 판정합니다.
 
차해수: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흐려졌던 감각이... 그 통각과 함께 서서히 돌아옵니다.
 
눈 앞에 있는 주원의 표정은 넋이 나간 것처럼 파리해져 있습니다.
 
차해수:"......" 놀란 표정으로 제 뺨을 매만집니다.
 
서주원:"... ..." 뺨을 내리친 손을 스스로도 오갈 데 없이 두고는 숨을 삼킵니다.
"... 아프긴 한가 봐?"
 
차해수:혼란스러운 기억 속, 잠시 자신이 한 말을 찬찬히 되짚고는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쉽니다.
"...맞을 만 했군요. 미안합니다. 잠시 홀렸던 모양이지요."
 
서주원:"... ..." 흔들리는 눈빛을 고개를 돌려 숨깁니다. 어떻게든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손끝이 떨려옵니다.
"이, 이상해. 이 상황을... 다들 홀린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잖아."
 
차해수:"...저런 말도 안되는 것을 보니 다들 정신이 나가버리는 거겠죠. 주원씨는 목적의식이 워낙 뚜렷해 괜찮은 것 같지만..."
"또다시 홀리기 전에 벗어납시다. 이상한 언어를 듣고있자니 머리도 아프고."
 
혼란을 틈타 장소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뒤 편으로 빠져 돌아 나옵니다.
 
한남대교에서 멀어져 찬 바람을 쐬니, 머릿속도 다시 차분해지는 기분입니다.
 
아까를 떠올려보면, 머릿속 의식에 메시지가 마치 적히는 것처럼... 그대로 꼼짝 없이 홀리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모두가 저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역시... 체감이 되자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서주원:"... 아버지한테도 맞아본 적 없는데. 이런 대사 안 해?" 장소에서 멀어져 다른 곳에 시선을 떨어트리고는 중얼거리듯 말합니다.
 
차해수:"맞아본 적 있으니까요. 뺨은 아니었지만." 담담하게 말하고는 주원을 힐끔 봅니다.
"...반 농담으로 한 소리고. 내가 헛소리를 해서 기분 상했습니까? 미안합니다."
 
서주원:"... 어디 가서 맞고 그러지 마."
"아냐, 내가 미안. ...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
"네가...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 무서웠나봐."
"괜찮아? 머리 아프진 않고? ... 그리고 여기도." 때린 쪽의 뺨을 가리키고는 어색하게 시선을 들어 올려봅니다.
 
차해수:"아픕니다. 작은 손이 맵군요." 속담을 멋대로 바꾸어 인용하고는 안심시키려는듯 웃습니다.
 
서주원:"... 그런 말이 어디 있냐?" 툴툴거리고는 한숨을 폭 쉽니다.
 
차해수:"어허, 때렸으면 당근도 줘야하는 것 아닙니까?"
 
서주원:"... 응?" 그 말에 주머니를 뒤져 봅니다.
"나 지금은 몇 푼 없는데... 오페라 하우스로 돌아가면 그 때 줄게."
 
차해수:"...그건 깽값이고요." 긴장이 탁 풀려 저속한 단어를 내뱉습니다.
 
서주원:"... 뭐, 뭐야. 그러면..." 완벽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괴리감에 어색하게 바라봅니다.
 
차해수:"사람 없는 골목에서 줄 상 같은 것 없습니까?" 뒷골목 벽에 붙어섭니다.
 
서주원:"... ...?" 벽 쪽으로 붙어 거리가 가까워지자 멍한 얼굴로 시선을 올려 봅니다.
"...그, 글쎄 몇 푼 없다니까...?"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지자 뺨이 달아오르고 몸이 뻣뻣해집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얼굴로 손을 들어 올립니다.
"아... 아픈거 날아가라." 내리쳤던 뺨 쪽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가 쓰다듬고는 손을 날리는 것처럼 부채질 해줍니다.
 
차해수:"......풉." 예상치 못한 행동에 눈이 커졌다가 곧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서주원:"뭐, 뭐가 웃겨? 웃음이 나오는 거 보니까 하나도 안 아픈가 보네?!" 스스로도 긴가민가한 생각으로 짚어 본 것이 오답인 것 같아 부끄러움에 목소리를 높입니다.
 
차해수:"아아~ 어쩔 수 없지. 두 번 까지는 참아드리죠. 나름대로 만족스럽기도 하고."
"빠르게 이동합시다. 양화대교로."
 
서주원:또 제대로 말 하지 않고 넘기는 태도에 눈을 접고 흘겨보다가 자리를 뜨려는 듯 한 발자국 나서는 것에 따라 나옵니다.
"으, 응. 다홍씨에게 할 말이 많을 것 같네."
 
한참 동쪽으로 향해야 할 거리입니다. 차를 잡고는 양화 대교 근방으로 향합니다.
 
약속한 장소에는, 익숙한 인영이 서 있습니다. 몸이 드러나지 않게 코트를 걸치고 선글라스를 낀 여성... 다홍입니다.
 
이다홍:"연락 받았어요. 그 동안 별 일, 없으셨나요?"
 
차해수:"뭐... 큰 일은 없었습니다." 잠시 주원을 의식했다가 일축합니다.
"여기서 이야기해도 괜찮겠습니까?"
 
이다홍:"인적이 없는 장소는 파악해 뒀어요. 도청 장치도 없을 공터니 이야기해도 좋아요."
 
차해수:치밀함에 감탄하며 그간 모은 정보를 다홍과 공유합니다...
 
이다홍:차분한 낯을 유지하며 두사람이 입수한 정보를 파악합니다. 몇 번이나 심각해지려고 하는 표정을 갈무리하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사람이 죽었거나 다친 장소 마다 있는 조각상... 기묘한 교리 전파..."
"이제는 어느 정도 눈에 띄는 것 정도는 감수하겠다는 거군요. 그 만큼... 그 쪽에서 생각하는 결전이 멀지 않은 듯 하구요."
"... A 대사의 목동 성당 방문은 밤 9시에요. ... 그들이 무슨 일을 벌이기 전에, 이 쪽에서도 확실히 움직여야겠어요."
 
차해수:"혹시 목동성당에 미리 방문하여 해둘 것이 있겠습니까?"
 
이다홍:"당장은 예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보안을 최대한 강화할 예정이에요."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는 고위 인사들에게도 언질을 넣어두긴 했지만... 말이 새어 나오거나 소란을 방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니..."
"그 전이라도 '황색의 관'의 수뇌부에 접촉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네요."
"저는, 9시를 대비해 최악의 수를 생각한 준비를 해 둘게요."
"두 사람은... 이후의 협력을 강요하지는 않을게요. 호텔에서 머무르고 있어도 좋아요."
 
차해수:수뇌부에 잠입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본거지는 박형섭씨도 모른다고 했으니... 별 대꾸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9시에 도울만한 것은 없겠습니까?"
 
이다홍:"9시에 그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이 쪽에서도 확실치 않으니까요. 모쪼록 몸 조심해요."
 
차해수:"그렇습니까..."
"그럼 호텔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소극장에 들를까 합니다."
 
이다홍:"소극장? 해수씨, 그 쪽 극장에서도 일을 맡고 계신가요?"
 
차해수:"하하, 그것은 아니고. 오 지배인님이 그쪽에 나가 계신다고 들어서 말입니다."
"최수련씨와 서지완씨가 남긴 힌트... 그곳에 '스승'이라고 적혀있더군요."
 
이다홍은 미묘한 표정을 짓습니다.
 
20년 전에는 이다홍도 학생이었던 탓에, 최수련이 오영길의 제자였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차분한 태도에, 곧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다홍:"알겠어요. 최대한 몸 조심해요."
 
차해수:다홍과 인사하고 물러납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거리는 조금씩 어두워집니다.
 
다홍과 떨어져 지도에 적힌 '소극장'의 장소로 향하는 길. 주변에 조금씩 인적이 줄어듭니다.
 
골목은 점점 더 안 쪽으로 들어갑니다...
 
어쩐지 긴장감이 감돕니다.
 
듣기 판정 합니다.
 
차해수: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주위가 신경쓰인다... 그런 생각이 들 적이면, 옆의 주원이 조심스럽게 옷자락을 잡습니다.
 
거리를 살피고는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엽니다.
 
서주원:"... 곤란한데. 어디서부터 붙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누군가 따라오고 있는 것 같아. 저기 뒤 쪽. 돌아보지는 말고 조용히 들어봐." 시선은 앞만을 본 채로 중얼거리듯 말합니다.
 
"저 녀석... 맞지? 일전에 무대 위에 올랐던..."
 
"응. 모자를 쓰고 있어서 헷갈렸는데... 맞는 것 같아."
 
"... 여기는 왜 온 거지? 더 따라붙었다가, 행인이 없을 때에..."
 
서주원:"아무래도 팬은 아닌 것 같다." 눈치를 보고는 속삭입니다.
 
차해수:"...그렇군요. 습격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근처에 따돌릴 만한 길목이나 가게가 있는지 곁눈질로 살핍니다.
 
좋습니다. 관찰로 따돌려 숨을 만한 곳을 찾아보죠.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Miro:..
 
무짝 (GM):이게되네
 
Miro:도깨비님~ 재미없어요~ㅋㅋ
 
무짝 (GM):숨을 만한 곳을 pc가 제시하고 행운으로 재시도 해봅시다.
 
차해수:골목이 꺾이는 지점, 버려진 가게의 가판대 아래에 숨어봅니다.
 
좋습니다. 롤.
 
차해수:
기준치: 65/32/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폐업해 천으로 대충 덮어 놓은 가판대가 보입니다. 골목을 꺾어 들어가는 틈에 곧바로 들어간다면 따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차해수:"이쪽으로." 주원을 끌어당기며 몸을 훅 낮추고 가판대 아래쪽으로 숨어들어갑니다.
코트자락이 더러운 바닥에 끌리는 것을 잠시 의식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신경을 미행에 집중합니다.
 
서주원:가판대 아래에 눈이 갔는지, 끌어당기는 신호에 맞추어 곧바로 아래로 들어갑니다. 모자가 떨어지지 않도록 꽉 잡고는 몸을 숙입니다.
 
"... 없어졌는데?"
 
"젠장. 뭐야? 정말 유령이라도 되나...?"
 
"멀리는 안 갔을 거야. 찾아보자."
 
서주원:"..." 숨을 죽이고는 추격자의 발소리를 듣습니다.
"... 나한테 볼일이 있다는 사람들 너무 많은 거 아냐?"
 
차해수:"인기가 너무 많은 것 아닙니까? 질투나는데요."
 
서주원:"노... 농담도 가려서 하는 게 좋지 않아?"
"아직은 다른 사람들도 지나다니지만... 더 안 쪽으로 들어가면, 결국은 마주칠 것 같은데."
"... 안되겠다. 나는 여기서 돌아 나와서 다홍씨한테 갈게."
"목동 성당으로 가는 길은 그대로 큰 길인데다가 경비도 삼엄하니까... 그 쪽으로 가면 당장은 못 따라올거야." 차분하게 속삭압니다.
 
차해수:"어쩔 수 없지... 저들이 나까지 미행하진 않길 바라야겠군요."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서둘러서 큰길로 나가세요. 붙잡히면 소리부터 지르고. 2옥 미 정도로."
 
서주원:"괘, 괜찮아. 넌 그 날 이후로 다시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잖아."
"응 2옥, 미..." 마치 디렉팅 받을 때 처럼 곰곰히 생각하다가 눈을 반쯤 접어서 팔꿈치로 툭 칩니다.
"넌 볼 일 보고 와. 나중에 다시 보자." 가판대 아래 천을 열어젖히면서 인사하려는 듯 돌아봅니다.
 
차해수:"...조심하세요." 못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배웅합니다.
 
그 말에 주원은 안심하라는 듯 고개를 까딱이고는 그대로 천 밖으로 나섭니다.
 
그가 달려 나가는 발걸음 소리가 멀어집니다. 다행히 따라붙는 소리가 곧바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차해수:잠시 소리로 동태를 살피다가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소극장쪽으로 서두릅니다.
 
소극장으로 향하는 골목은 점점 더 좁아지더니. 곧 거리에는 당신의 발걸음 소리만 울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곳에 극장이 있어도 영업은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 적이면, 멀리서 트인 터가 보입니다.
 
그곳에는 작은 소극장이 하나 서 있습니다.
 
아까까지의 정적이 무색하게, 주변에는 몇 사람이 웅성웅성 합니다. 문 앞에 선 사람이 무언가를 확인하고는, 안으로 사람을 들여보내고 있습니다.
 
관찰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앞에 선 사람은 경비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자신의 가슴께에 꽂힌 것을 보여주고는 입장을 허락받고 있습니다.
 
황색의 뱃지에 반짝, 하고 노을빛이 반사됩니다.
 
차해수:단순한 입장권...은 아닌 것 같고. 역시 저것이군.
주머니 안에 갖고있던 황색의 뱃지 중 하나를 가슴께에 달고 소극장을 향해 걸어나아갑니다.
 
???:문 앞에 서 있다가, 당신이 다가오자 턱을 까닥하는 체를 해 보입니다. 무언가를 보이라는 행세입니다.
 
차해수:별 말 없이 코트 칼라를 젖혀 꽂혀있는 뱃지를 보여줍니다.
 
경비는 그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닫혀 있는 문을 열어줍니다.
 
...
 
안으로 들어서면, 오페라 하우스보다 더 크기가 작은 내부가 보입니다.
 
'증표'를 보여야만 들어갈 수 있는 소극장...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지금 그 안에 들어섰습니다.
 
당신의 구둣발이 또각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로비로 보이는 공간, 그 옆의 벽에는 작은 안내도가 붙어 있습니다.
 
1층에는 공연장과 분장실소품실이, 2층에는 지배인의 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차해수:주원씨는 보내기를 잘 했군. 얼굴이 워낙 팔려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며 소품실부터 향합니다.
 
소품실이라고 명패가 붙어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서재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벽에 걸린 거대한 서울의 지도입니다.
 
그 외에도 책장이나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정리된 서류 등이 눈에 띕니다.
 
차해수:"소극장이란 역시 대외적 이름이었군..." 자연히 지도부터 봅니다.
 
:이미지
 
지도에는 어떤 지점마다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두 사람이 조사했던... 사고가 일어난 장소마다 붉은 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차해수:"아... 교점."
손가락으로 표시를 쓸어가며 따라가다가 문득 한 지점에 멈춥니다.
"오늘 저녁 9시라고 했던가..." 손목시계를 확인합니다.
 
6시를 조금 넘었습니다.
 
차해수:음. 책장을 훑어봅니다.
 
책장에는 교리와 관련된 서적이 줄지어 서 있으며, 그 중에서도 한 권이 오래 되어 닳아 있습니다.
 
차해수:유독 오래된 한 권을 뽑아봅니다.
 
교리에 관한 책과, 주문이 적혀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만, 주문은 일부가 찢겨나가 있습니다.
…황색의 관은 한때 (잉크가 번져 있다.)라는 이름이었으나, 새롭게 힘을 얻어 출발하였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수호자, 치료자의 도움을 통해 신이 계신 알데바란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나 수호자는 적그리스도와 같이 우리를 배반하였으므로 심판을 받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치료자는 우리를 타락의 길로 인도하려고 하였으니 심판을 받았다. 남은 것은 선생님으로, 어린 양을 인도하는 목자와 같이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하고 가르칠 것이다.
 
차해수:깎은 돌. 수상한 자국이 있던 조각들을 떠올립니다.
강림인가... 서류들도 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신자 목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평범한 시민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만, 드문드문 고위 관료의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장관이나 의원, 교수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차해수:
기준치: 65/32/13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서류의 목록을 손으로 짚어가며 내려가는 중. 당신은 순간 멈칫합니다.
 
고위 관료인 작은 아버지의 이름입니다.
 
익숙한 이름이 낯선 종이 위에 적혀 있을 때에, 당신의 안온한 일상이 휘청거립니다.
 
인지하지도 못한 틈에, 상식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차해수:"...동명이인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자신도 잠시 홀렸던 만큼 아는 이의 이름이 있더라도 크게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막상 그것이 현실이 되자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합니다.
"이거, 영 남의 일도 아니었잖아..." 짧게 두리번대며 다른 서류들도 빠르게 훑어보다가 옆 분장실로 이동합니다.
 
서류를 치워두고, 옆의 분장실로 이동합니다.
 
화장대가 여럿 놓여있는 모습은, 평범한 분장실처럼 보이지만 거울 옆에는 황색의 증표가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내부에는 기묘한 돌 장식이 잔뜩 서 있습니다.
 
관찰 가능합니다.
 
Miro:띠부띠부씰마냥...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Miro:살려
 
안 쪽으로 들어가기 위해 돌 상을 조금 민 당신은 발을 헛딛어 휘청입니다.
 
돌 상이 당신 쪽으로 넘어갑니다. 민첩 판정합니다.
 
차해수: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Miro:헉헉
 
쾅. 간발의 차로 바로 옆으로 돌 상은 쓰러집니다. 둔탁한 소리와 돌 장식이 부딪혀 으스러지는 소리가 섬뜩하게 울립니다.
 
차해수:조용히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잠시간 굳어있습니다.
"...소리가 크지 않았길 바라야지." 돌장식들을 전체적으로 살핍니다.
 
숭배하는 무언가의 형상을 묘사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큰 동물이나, 숭고한 인물같은 모습과는 전혀 다릅니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불쾌한 기분이 듭니다.
 
돌 상을 넘겨뜨렸으니, 내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차해수:또다시 사고를 치지 않도록 천천히 발을 옮기며 내부를 둘러봅니다.
 
석상으로 가려진 쪽의 화장대들의 위에, 무언가 놓인 것이 보입니다.
 
살펴보면 전부 폭탄이나 총기 따위입니다.
 
이 정도라면, 대규모의 테러를 일으키고도 남을 양입니다.
 
폭탄은, 사제 폭탄에 무언가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차해수:조심스럽게 들어 폭탄 몇 개를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폭탄 위에 붙어있는 것은 어떤 장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안테나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신호를 수신하는 장치인 것 같습니다.
 
차해수:그렇다면 어딘가에 리모컨이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 그 사람에게...
공연장으로 가 봅니다.
 
분장실에서 나와, 복도를 타고 공연장으로 향합니다.
 
공연장에는 연극을 상영 중인지, 문 위에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노란 옷의 왕]
 
차해수:"극장은 극장이라는 건가..." 숨을 길게 내쉬고는 안으로 들어섭니다.
 
묵직한 문을, 힘을 주어 밀어 열자 공연장의 소리가 새어 들어옵니다.
 
모두가 객석을 주목하고 있고, 무대 위에는 배우들이 올라 있습니다.
 
한 사람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로 무어라 웅얼거리며 하늘 위로 기도를 올리고 있고,
 
어떤 사람은 다른 배우의 머리채를 붙잡아 물이 잠긴 욕조에 몇 번이고 밀어넣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도끼를 들어올리고 소리를 지르며 무대의 소품에 내려 찍어대고 있습니다.
 
형언할 수 없는 불쾌감, 눈에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함.
 
그러나 사람들은 황홀에 젖은 것처럼 그것에 열광합니다.
 
예술이라기엔 지나치게 기괴해, 섬뜩하다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합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이성 체크합니다,
 
차해수: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불쾌함에 속이 메스껍습니다. 2의 이성이 감소합니다.
 
차해수:연기력이나 연출이나 음향이나, 최악이군... 불쾌감에 인상을 찌푸리며 무대에서 시선을 떼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무대 앞에는 으레 그렇듯이 객석이 놓여 있습니다만, 그 누구도 제 자리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앞에서 이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무대 앞에 몰려 있습니다.
 
차해수:역겨움을 느끼며 공연장에서 빠져나옵니다.
속을 달래며 생각합니다. 남은 건 지배인의 방 뿐이지...
호신용 총기를 하나 챙겨둘까 생각하지만 총기류 다루는 데에 능하지도 않으니... 마음을 접습니다.
주원이 무사히 도착했을까 생각하며 2층의 지배인 방으로 갑니다.
 
무대 앞의 모두를 뒤로 하고, 당신만이 빠져 나와 계단을 오릅니다.
 
지배인의 방입니다.
 
안에는 기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차해수:잠시 서 있다가 조용히 문을 열어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내부는 평범한 방처럼 보입니다.
 
거대한 목재 책상이 놓여 있으며, 이곳저곳에는 책장이나 장식장 등이 보입니다.
 
책상 위에는 명패가 놓여있고, 그 옆에는 서랍장이 있습니다. 또한 한쪽에 있는 이 보입니다.
 
차해수:이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명패가 눈에 들어옵니다.
 
명패를 보면 이름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있고, 네모난 모양으로 홈이 패여져 있습니다.
 
조각을 찾으면, 이 안에 끼워 넣을 수 있어 보입니다.
 
차해수:생각만큼 쉬이 주지는 않는군... 서랍장을 봅니다.
 
서랍장은 1단/2단/3단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어느 쪽부터 열어보나요?
 
차해수:차례대로... 1단부터 열어봅니다.
 
안에는 나무를 판판하게 깎아서 만든 조각 위로 영문 알파벳이 적혀 있습니다.
 
A부터 Z까지 적힌 조각이 여러 개 있으며, 이것을 명패에 끼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해수:모두 꺼내 책상 위에 늘어두고 2단도 열어봅니다.
 
찢긴 종이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강림 주문을 걸 때는 그 자리에 참석한 ▒▒▒ 하나마다 성공 확률이 10점씩 올라갑니다. 돌 하나마다 정신력을 5점씩 불어넣어 전부 마법화하면 돌로 된 V자가 ▒▒▒ 소환/구속 주문의 성공 확률을 30점 높여줍니다.또한 각 돌마다 피를 묻히고 주문을 외우면, 그 자리에 ▒▒▒▒가 강림합니다.
 
차해수:"소환 주문과 구속 주문이 같은 건가..?"
3단도 열어봅니다.
 
가장 아래쪽의 서랍에는 악보가 들어 있습니다.
 
주원의 부모님이 남긴 그 악보입니다만, 이것은 손으로 배낀 사본으로 보입니다.
 
차해수:"원본을 본 적이 있는 건가..."
악보는 도로 넣어둡니다.
"그렇다면, 그 암호를 풀었다면... 자신이 우리쪽에 노출되었다는 걸 알고있을지도 모르겠군."
문도 확인합니다.
 
잠겨있는 문입니다. 힘을 주어도 덜컹거리기만 할 뿐. 열쇠 구멍도 보이지 않습니다.
 
차해수:그럼 돌아서서 알파벳 조각을 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O YOUNG GIL...을 넣어봅니다.
 
달각 달각 하며 명패에 알파벳이 맞물려 들어갑니다.
 
조각의 수와 명패의 공간은 정확하게 일치하며, 마지막 L을 집어넣는 순간...
 덜컥.
 
소리가 납니다. 문 쪽입니다.
 
차해수:"...아니길 바란 쪽이 바보였다는건가?"
긴장감에 차가워진 손끝으로 문을 밀어 엽니다.
 
당신이 완성한 이름의 명패를 그 자리에 두고, 어느새 열려 틈이 보이는 문을 밀어 젖힙니다...
 
그 안에 있는 것은, 사람입니다.
 
손을 밧줄로 묶인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신재은입니다.
 
신재은은 정신을 잃은 듯,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 있습니다.
 
차해수:..!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험하게... 달려가 재은을 반쯤 일으킵니다.
"재은씨, 정신 차려보세요..!"
 
몸이 흔들리고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신재은은 미간을 찌푸리며 겨우 눈을 뜹니다.
 
신재은:"... ..."
"...! 차, 차 감독님...?!"
"서, 설마 차 감독님도... 하, 한패..."
 
차해수:"...그럼 이렇게 깨웠을리가 없지요." 허 웃습니다.
"설명할 여유가 많지 않으니 우선은 여기서 나갑시다. 걸을 수 있겠습니까?"
 
신재은:"으흑, 흑... 죄... 죄송해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들만 가득이어서..." 그 말에 안심이 된 듯이 울먹이며 훌쩍거립니다.
"네, 네... 나... 나갈 수 있을까요...?"
 
차해수:"얼굴이 팔렸을지 모르니 분장실에서 모자와 겉옷을 구해서... 뱃지를 달고 나갑시다. 당당하게 움직이면 괜찮을겁니다." 재은을 부축해 일으킵니다.
이 안에 재은 외에 눈에띄는 것은 없을까?
 
다른 것은 없습니다. 재은을 감금하는 용도 외에는 없어 보입니다.
 
재은은 당신의 말대로 분장실에서 모자를 뒤집어 쓰고, 여분의 황색의 뱃지를 착용합니다.
 
경비는 두 사람을 흘끗하고 쳐다보지만, 뱃지를 확인하고는 별 말 없이 문을 열어줍니다.
 
신재은:극장에서 멀어지고 나서야 겨우 진정이 된 것처럼 당신을 봅니다.
"가, 감독님... 들어보세요. 아... 아무래도... 오 지배인님이 이상해요...!"
 
차해수:"오 지배인님을 봤습니까? 아니, 어떻게 된겁니까? 처음부터 들어보죠." 발은 서두르지만 눈은 재은을 봅니다.
 
신재은:"며... 며칠 전, 재호가 납치 당할 뻔 했을 때... 밤에 오 지배인님이 찾아오셨어요."
"몸은 괜찮은지 안부를 묻고 싶다고 하시기에... 저는 지배인님이 직접 찾아오신 게 기뻐서, 그대로 따라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거기였고, 이상한 사람들이. 제... 제가 불렀던 아리아의 악보를 기억나는 대로 전부 배껴 쓰라고..."
"그리고는 나갔어요. 무, 무서운 말도 남기고..."
 
차해수:"무서운 말..?"
 
신재은:"... '서울이 불바다가 되는 구경은 못할테니 아쉽겠어.'라고... 흑..."
"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죠...?"
 
차해수:정말 그 폭탄들을 쓰려나보군. 그러고보니 리모컨을 찾지 못했지...
잠시 눈을 굴리다가 재은을 똑바로 봅니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목동성당으로 갑시다. 그곳에서 사건이 벌어질겁니다. 막아야 해요."
 
신재은:"목... 목동 성당이요? 거... 거기는 오늘 명사가 방문하는 날이라고..." 그 말을 하고는 이해한 것처럼 제 입을 손으로 가리고 헉 하는 소리를 냅니다.
"네... 네...! 따라갈게요...!"
 
차해수:함께 목동성당으로 향합니다
 
두 사람이 목동 성당으로 향하면, 엄중한 경비가 보입니다.
 
시간은 벌써 8시. A대사의 방문까지 한시간도 채 남지 않았으니 충분히 가능한 인력입니다.
 
신재은:"어... 어떡해요...!"
 
차해수:일단 황색의 뱃지 2개를 주머니에 잘 챙겨둡니다. 차고 있어도 수상해 보일테니...
 
뱃지는 숨겼지만, 하루 종일 온 곳을 돌아다닌 당신과 옷이 잔뜩 구겨져 있는 재은은 눈에 띕니다.
 
Miro:너무 눈에띄는 사람들
 
경비는 의심스럽게 당신을 주시합니다.
 
차해수:"가만있자... 그 사람들은 아직인가?" 주원과 다홍을 찾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나요?
 
관찰, 가능합니다.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Miro:눈좀떠라~~~~~~~~~
 
차해수:"...재은씨, 혹시 주변에 아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까?"
 
주변을 살피는 당신을, 경비가 곧 눈치채고 주시합니다.
 
신재은:"그, 글쎄요... 사람이 많아서..."
 
그 때, 멀리서 당신들을 부르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이, 네 놈. 여기는 왜 온 게냐?!"
 
김요한:"여기가 어떤 자리인 줄 알아? 그런 행색을 하고는..." 혀를 차고는 당신을 알아보고 다가옵니다.
 
차해수:"아...~" 아는 사람이라고는 했지만 이 사람을 말한 건 아니었다만, 어쨌든 이런 곳에서 만나니 다소 반갑습니다.
"알지요. 당신께서는 이곳까지 어쩐 일로?"
 
김요한:"어~쩐~일~로~?" 당신의 그 말에 콧수염을 씰룩거립니다.
"오늘 여기에 어떤 분이 오시는 줄 알기나 해?! 엘리트 외교 관료인 이 몸이 참석하는 것이 당연하지!"
"하여간 사람 알아보는 눈이 없다니까. 젊은 것들은..."
"그런데, 네 놈만 온 거냐? 그... 그 날에 무대에 올랐던 그... 배우는?"
 
차해수:외교 관료였군..? 한쪽 눈썹을 올렸다가 이내 싱긋 웃습니다.
"J 배우님을 말씀하시는거라면, 글쎄요. 워낙 신비로운 분 아니겠습니까. 저희가 젓가락 한 짝도 아니고, 늘 붙어 다니지는 않아서요." 이곳에 J 배우가 왔다는 것이 알려지면 소란이 일 까봐 모른체를 합니다.
 
김요한:김요한은 묘하게 못마땅한 듯이 제 수염을 만집니다.
"그 배우... 이상하게 닮았단 말이지... 뭐, 네 놈은 젊어서 모르겠지만. 20년 전, 우리에게는 최고의 프리마돈나가 있었어."
"무대 위에 있는 그녀를... 우리 팬 클럽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응원했었단 말이다. 그런데... 어디서 굴러온지 모를 뺀질뺀질한 녀석이 채가서 결혼을 하더군!!"
"네놈을 보면... 이상~하게 그 때의 불길한 기분이 들어..."
"뭐, 지금 없다면 상관없는 얘기겠지만. 그래서 뭐냐? 견학이라도 온 게냐?"
 
차해수:속으로는 씨익 웃고있지만 애써 입꼬리 관리를 합니다.
"네에, 잘 됐군요. 김요한씨도 지금 들어가시려는겁니까?"
 
김요한:"그래! 이 몸은 정식으로 초청된 엘리트, 니까!" 엘리트라는 말에 힘을 주어 말하며 으스댑니다.
 
차해수:"오오, 엘리트님. 그럼 지금 함께 들어가볼까요?"
 
김요한:"... 엥? 그게 무슨 소리야! 네 놈이 뭔데 함께 들어가!"
 
차해수:"안 됩니까? 일전에 함께 사건을 해결한 인연도 있는데. 이거 슬프군요... 높으신 분이라면 자고로 아량을 베풀 줄도 알아야 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가증스럽게도 슬픈 표정을 합니다.
 
김요한:"끄... 끄응... 뭐, 나 같은 인격자도 흔하지 않지만 말이다..."
"뭐, 좋다. 마침 내 비서가 오늘 배탈이 나서 동행하지 못했거든."
"특별히 내 코트를 들어주는 역으로 입장할 기회를 주지."
 
차해수:^^... oO(언제 엎지?)
 
김요한:"대답이 늦는데, 어엉~? 불만인 게냐?!"
 
차해수:"하하, 그럴리가요. 이거 영광입니다." 요한을 빙글 돌려 코트를 벗깁니다. 어지럽건 말건.
 
한없이 종이인형 같은 김요한은, 당신이 빙글 돌리는 것만으로 주춤 하고 돌아섭니다.
 
정식으로 초청된 김요한이 앞장서자, 경비는 두 사람을 보좌인이라 여기고 들여보내 줍니다.
 
김요한은,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은 쉽게 들어올 수도 없는 자리니 감사하라는 둥... 이런 견학 기회가 어디 있겠냐는 둥... 떠벌떠벌 거리며 앞장서고 있습니다.
 
차해수:한 귀로 흘리며 네에, 그렇군요. 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반응과 상관없이 김요한이 한창 말을 늘이고 있을 적이면... 옆 기둥에서 갑자기 손이 튀어나와 당신의 팔을 잡습니다.
 
차해수:손에 이끌려 덜컥 멈춰서고는 그쪽을 돌아봅니다.
 
돌아보면, 놀란 얼굴의 이다홍이 서 있습니다.
 
이다홍:"해수 씨. 그리고... 재은 씨...!"
"이 곳에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차해수:"아, 아는 사람을 만나서 말입니다. 도움을 좀 받았지요." 상황을 짧게 설명하고는 주변에 주원이 있는지부터 찾습니다.
 
이다홍:"어머, 그렇군요. 제가 신경을 못 써 드리고 있어서 미안해요."
"... 그런데 주원 씨는, 어디 가셨나요?"
 
차해수:"...예?" 두리번거리던 것을 멈추고 다홍을 봅니다.
"혹시... 만나지 못하신겁니까?"
 
이다홍:"...네? 그런... 이 곳으로 온 줄도 몰랐어요."
 
김요한의 떠벌거리는 소리가 점점 멀어집니다. 저 사람... 정말 옆에서 듣든 말든 별 상관이 없는 건가.
 
이다홍:"... 괜찮아요. 길이 엇갈린 거겠죠. 저희 연락망에도, 문제가 생겼다는 무전은 없었으니까요."
"그보다 어쩐 일로... 재은 씨도 함께..."
 
차해수:"그렇습니까..." 분명 미행이 붙었었기에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우선은 머리를 정리합니다.
"재은씨는 황색의 관의 집결지로 보이는 곳에서 찾았습니다. 골목 깊은 곳에 위치한 한 소극장이었지요."
"재은씨 본인에 의하면... 그를 납치한 것은 오영길지배인이라고 합니다. 몇 가지 힌트들도 모두 그를 가리키고 있었고요."
"그리고 그곳에서 수많은 폭탄과 총기들을 찾았습니다. 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는 말도 들었으니, 정보에 의하면 분명 이곳에서 뭔가 사건이 일어날 겁니다."
"수상한 사람이나 오영길씨를 찾아야 합니다. 폭탄도 찾아내 제거해야겠지요."
 
이다홍:"...!" 당신의 말을 침착하게 듣다가, 폭탄이라는 단어에 눈을 크게 뜹니다.
"폭탄 테러... 설마, 그렇게까지 일을 벌일 줄은."
"이 곳에서 폭탄이 터지면, 엄청난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국가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어요."
"해수 씨 말이 맞아요. 당장 폭탄을 찾아보죠. 이제 정말 시간이 많지 않아요."
 
다홍은 수색 후, 다시 이 곳에서 모이기를 정합니다. 곧 세 사람은 흩어져 폭탄을 수색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나요?
 
Miro:지금 성당 1층인가요?
 
그렇습니다.
 
차해수:일단 이곳에서 인파를 헤치며 폭탄과 주원을 찾습니다. 의자, 벽면, 꽃 사이사이 등 구석구석 살핍니다.
 
성당은 상당한 규모입니다. 당신은 폭탄이 설치될 만한 공간을 샅샅이 뒤집니다.
 
관찰력 판정합니다.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의자 밑, 바닥, 책상 밑.... 모든 곳을 뒤졌지만,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수색한 곳에 희망을 걸어보고 약속한 장소로 돌아가면, 역시 좋지 않은 표정의 다홍과 재은을 마주합니다.
 
차해수:"제가 둘러본 영역 내에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다홍:"저도요. 1층에서 예상이 가는 곳은 전부 확인했는데..."
 
이 시점에서, 지능 판정합니다.
 
차해수: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Miro::3 텅텅
 
신재은:"저... 그러면 1층에는 없는 게 아닐까요? 폭탄, 1층에서 터진다면 적어도 폭탄에서 멀리 있는 사람들은 피할 수 있으니까..."
 
이다홍:"...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A 대사를 확실하게 노리려는 생각이라면... 2층도 아닐 거예요. 잔해가 어디로 떨어질 지 불확실하니까."
 
그러고 보면 1층을 둘러볼 때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분명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차해수:"으음... 이 성당, 몇 층까지 있지요? 지하도 있습니까?"
 
성당은 2층. 그리고 지하실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차해수:"2층도 아니라면... 지하를 둘러보죠. 비밀통로가 있기도 딱 좋은 곳 아니겠습니까?"
 
지하에서 폭탄이 터진다면, 그대로 바닥이 아래로 꺼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1층 위에 있는 사람들은 어디 서 있더라도, 아래로 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지하실로 내려가면 안은 상당히 어둡습니다.
 
불빛이 없다면, 관찰은 어려움 판정으로만 가능합니다.
 
차해수:아직은 흡연자가 아닌지라 라이터가 없군...
 
:긁적긁적
 
차해수:1층으로 올라가 장식용 촛불을 찾아보고싶읍니다
 
대사의 방문을 앞두고, 벽면의 장식 촛대에 불이 붙어 있습니다.
 
안온한 빛이 주변을 밝히고 있네요.
 
차해수:하나를 조용히 챙겨 지하로 내려갑니다...
 
촛불은, 어두운 공간에 들어서니 더욱 그 존재감이 커집니다.
 
이 정도면 주위를 살필 수 있겠습니다. 관찰력 가능합니다.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Miro:깝깝~합니다ㅎ
몽땅 실패할때 해리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무짝 (GM):오늘은 이런 날인가봐요
강행 액션을 제시하고 시도하실 수 있습니다
 
Miro:고민
 
무짝 (GM):A대사: 저벅저벅
 
차해수:밝고 화려한 곳에 있다 들어오자 시야가 익숙해지지 않은듯, 눈을 몇 번 깜빡이고는 한쪽으로 발을 옮겨 벽을 짚습니다.
벽을 따라 이동하며 둘러보겠습니다.
 
좋습니다. 시도해주세요.
 
차해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벽을 짚으며 이동하는 중, 손에 무언가 턱 하고 걸립니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은 몇 시간 전에 본 그것과 같은 폭탄.
 
그리고 위를 올려다보면 천장에도 몇 개의 폭탄이 붙어있습니다.
 
이것이 전부 터진다면, 지반은 완전히 무너지겠죠.
 
차해수:무심코 손에 닿은 것이 폭탄이라는 사실에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습니다.
 
폭탄은 박스테이프로 칭칭 붙어 있습니다.
 
차해수:"다홍씨. 여기에 폭탄이 잔뜩 설치되어있군요. 인력을 동원해 회수할 수 있겠습니까?"
 
이다홍:"...!"
"이건... 원격 폭탄이군요."
"설치는 테이프로 붙어 있을 뿐이니, 떼어낸다면 곧바로 회수할 수 있어요. 다만... 9시에 일제히 터트릴 작정이라면. 채 옮기기도 전에 주변이 위험해질 거예요."
 
다홍은 심각한 표정으로 시간을 확인합니다.
 
이 때, 지능 판정 가능합니다.
 
차해수: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Miro:주원씨 없어서 이래
어디갓냐구 똥강아지
 
무짝 (GM):'ㅅ'... 미안해...
그렇다면 지도를 봐 봅시다!
가까운 곳에 폭탄을 터트려도 안전할 만한 곳이라면...?
 
Miro:소극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해수:"강 까지는... 옮길 수 있겠습니까?"
 
이다홍:"한강..."
"늦가을이니, 지금 피서를 하고 있는 시민도 없겠지요."
"... 차를 탄다면... 좋아요. 충분히 가능해요."
"다만... 요원들을 지금 지하실로 부른다면 눈에 띌 거예요. 제가 밖에서 차를 대기시킬테니, 두 분이 회수를 해줄 수 있나요?"
 
차해수:"그렇게 하지요. 애초에 리모컨을 회수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만... 우선은 서두르죠."
 
이다홍은 차를 준비하기 위해 밖으로 먼저 나섭니다.
 
폭탄을 떼어 내... 주변에 시선을 끌지 않고 밖으로 따라 나가야 합니다.
 
차해수:"일단은 사람이 오기 전에 모두 떼어내죠. 그리고..."
들고있던 코트를 의식합니다.
"...여기 보자기처럼 감싸볼까."
 
괜찮을까... 빌려온 코트인데... 뭐... 사정이 급하니 당신들의 알 바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재은:"감독님, 벽에 있는 거 떼 냈어요. 천장 위를 떼 주실래요?" 의자를 받쳐도 키가 닿지 않는지 당신을 보고 부탁합니다.
 
차해수:빌려온 것도 아니고 강제로 맡게 된 것이니 괜찮지 않을까... 뭐... 안 괜찮아도 알 바는 아닐지도...
"그러지요." 의자 위에 올라서서 천장에 붙은 폭탄들을 몽땅 떼어냅니다.
 
신재은:"... 이렇게 무더기로 있으니 진짜 오싹하네요...
"두어개 정도는 제 옷 안에 넣을 수 있겠어요!"
 
차해수:"그럼 내 옷과 재은씨 옷, 이 코트를 동원해서 숨겨봅시다." 주머니에 최대한 고루 배치해 넣고 나머지를 코트로 감싸 자연스럽게 듭니다.
 
코트로 감싸 드니, 제법 묵직합니다. 재은도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지 꺼림칙해 하면서도 폭탄 몇 개를 맡아 듭니다.
 
신재은:"여벌 코트가 하나 더 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이 쪽 코트는 아니지만... 뭐... 안 괜찮아도 알 바는 아닐지도...
 
차해수:"강제로 맡게 된 코트가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나름 고가의 것으로 보이는 코트를 지그시 봅니다.
"올라갈까요? 이대로 터진대도 끔찍하니."
 
신재은:침을 꼴깍 삼키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남은 시간을 의식하며 지하실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행운, 판정합니다.
 
차해수:
기준치: 65/32/13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경찰이 다른 경찰과 이야기하더니 곧 자리를 비웁니다.
 
교대를 하는 시간인 듯 합니다. 이 틈에 나올 수 있겠습니다!
 
차해수:틈을 타서 재은과 함께 빠르게 빠져나옵니다.
 
시간 지체 없이 곧바로 입구까지 향합니다!
 
문 앞에는 차를 대기시킨 다홍이, 여러분을 향해 손짓합니다.
 
이다홍:"다들! 폭탄을 차에 실어요! 다 실었으면, 올라타고!" 차 문을 내린 채로 지시합니다.
 
차해수:다홍의 말대로 트렁크의 빈 상자에 폭탄을 옮겨담고 얼른 옆자리에 탑니다.
 
이다홍:"미안해요. 이제 20분 정도 남아서... 손이 하나라도 더 필요하네요. 꽉 잡아요!"
 
이다홍은 그 말과 함께 액셀레이터를 풀로 밟습니다. 그와 동시에 반사적으로 기어를 올리는 솜씨는 가히 예술입니다.
 
앞을 막는 차를 이리저리로 피해 앞지르고는, 양화대교변에서 차를 멈춥니다!
 
이다홍:"하~ 이럴 때는 아니지만, 간만에 속도를 냈더니 개운한걸요?!"
"두 사람. 괜찮나요? 내리세요!"
 
차해수:"속이......" 비틀거리며 조수석에서 내립니다...
"이다홍씨, 용케도 조용히 배우 일을 하면서 사시는군요..."
 
이다홍:"어머, 저 정도면 조용히 배우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여유를 남기고 한강에 도착하자, 조금 농담을 할 여력이 생긴 모양입니다.
"빨리 폭탄을 내리자구요!"
 
차해수:"하긴, 유명세는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었지요." 제 등을 몇 번 두드리고는 속이 가라앉자 폭탄을 몽땅 들어내립니다.
"통째로 강에 가라앉히면 되겠습니까?"
 
이다홍:"네, 이 정도의 양이라면 공사를 할 때 써도 되겠는데... 아쉽다면 아쉽게 됐네요."
"강에 던져버려요!"
 
무짝 (GM):역시 소극장을...(웃음)
 
Miro:공사(다른의미로)
 
차해수:박스를 뒤집어 강에 몽땅 던져버립니다.
 
첨벙, 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폭탄들은 검은 물 안으로 가라앉습니다.
 
폭탄이 망가지지 않더라도, 이 물 속 안이라면 폭발해도 안심이겠지요.
 
긴장에 서린 땀이 가을 바람에 서늘하게 식습니다.
 
신재은:"해... 해냈어요...!"
양화대교변에서 보이는 평화로운 목동성당을 보고는, 안심이 되었는지 기쁨에 소리칩니다.
 
차해수:"이제야 한숨 돌릴 수 있겠군요."
"하지만 그 무리가 총기를 들고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뿌리뽑지는 못한 만큼 조심해야겠죠."
"그리고..." 사라진 주원이 신경쓰이는듯 말꼬리를 흐립니다.
 
이다홍: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짓다가, 당신의 표정을 보고는 잠시 생각합니다.
"우선, 저는 폭탄을 조종하는 사람이나 수상한 인력을 감시하기 위해 목동 성당으로 돌아가겠어요."
"재은씨는, 부모님도 많이 걱정하실테니 사람을 불러 집까지 바래다드릴게요."
"그리고... 해수씨만 괜찮으시다면, 저와 목동 성당으로 돌아가시겠어요?"
"길이 엇갈려 버린 사람을 찾으러 가요."
 
차해수:그가 다른 곳으로 갔을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으니... 잠자코 고개를 끄덕입니다.
 
다홍은 그렇게 말하고, 다른 요원에게 연락을 해 재은을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연신 고맙다고 말한 재은은 곧 도착한 차를 타고 떠납니다.
 
차는 왔던 길을 되돌아... 목동 성당에 도착합니다.
 
대사의 방문이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1층에서 불이 번지고 꽤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다홍:"저는 경호를 위해 1층에 있을테니, 그 곳에서 주원씨를 보면 곧바로 해수씨를 찾을게요. 염려 말아요."
 
차해수:"그럼... 지하에는 폭탄 뿐이었고, 남은 곳은 2층이군요."
 
다홍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빛이 반짝이는 1층의 내부로 들어갑니다.
 
차해수:따라서 1층으로 들어간 뒤 2층으로 향합니다.
 
1층의 소음을 뒤로 하고,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갑니다.
 
목동 성당의 2층은 가운데가 뻥 뚫려 중앙이 보이는 구조입니다.
 
가장자리를 따라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이 나 있습니다.
 
차해수:"도대체 어디로 간 겁니까... 다람쥐도 아니고."
해당 길을 따라 걸으며 익숙한 얼굴을 찾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보통의 교회나 성당이라면 오르간이 있어야 할 자리에 놓여있는 거대한 조각상의 구조물입니다.
 
그 앞에는, 익숙한 케이프 망토를 쓴 인영이 보입니다. 그리고...
 
오영길:"으음...?"
"이야, 차해수씨로군요. 이런 때에 어쩐 일로..."
 
그 말에 주원은 뒤를 돌아봅니다. 눈에 띄게 밝아진 얼굴로.
 
서주원:"... 너!"
"엇갈린 줄 알았잖아!"
"다행이다... 아. 극장에서 볼 일은 다 봤어?"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멀리서 부르듯 말을 겁니다.
 
차해수:순간적으로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을 느낍니다.
벌써 소극장에 갔던 것까지 말했다면... 젠장, 미리 이름을 들어 경고해둘 것을. 미간을 좁히며 입을 꾹 다뭅니다.
 
서주원:"아, 나 괜찮아! 미행을 따돌리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문 앞은 경비가 막고 있고..."
"그런데 지배인 아저씨를 만나서. 잠잠해 질 때까지 여기에 있자고 했거든."
"그, 그러니까 표정 풀어... 너야말로 다친 거 아니지?"
 
차해수:"...전 괜찮습니다. 저도 도움을 받아 이 안까지 무사히 들어왔지요." 한 손에 들린 코트를 내려다봅니다.
 
서주원:"왠지 비싸보이네. 그거~"
"그래서 그 극장은 어떻게 됐던 거야? 아저씨를 만나러 간다고 했는데... 정작 아저씨는 여기 있었으니까."
"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하면 되겠다." 그렇게 말하고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차해수:"우선은 이쪽으로." 주원에게 제 옆자리를 가리키듯 팔을 약간 벌려보입니다.
 
당신이 제 옆 쪽을 가리키자 주원은 눈을 깜빡깜빡하고는 당신과 오영길을 번갈아 봅니다.
 
오영길:"제게 할 말이 있으셨다니... 왜 그러시죠? 이 쪽으로 오시지요. 다른 사람들은 없으니 괜찮습니다."
 
차해수:과연 다른 사람이 없을까? 시선을 내려 영길의 코트에 뱃지가 달려있는지 확인합니다.
 
당신의 기억으로는, 오영길은 그 뱃지를 착용하고 다닌 적은 없었습니다. 이 곳에 들어오기 전에 빼 두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차해수:"...아뇨, 충분히 가깝습니다. 부담스러울 만큼."
"근본적인 질문을 하나 합시다."
"20년 전... 서주원씨를 왜 거두신겁니까?"
 
오영길:"... 정말로 갑작스러운 질문이군요." 그렇게 말하고 웃으면서 턱 끝을 쓰다듬습니다.
"세 살 아이가 어떻게 혼자 세상을 살아가겠습니까? 게다가 수련군은 제가 아끼던 제자였으니... 제 도리를 다 한 것이지요."
 
차해수:"도리." 헛웃음을 흘립니다.
"서울 내에서 조사를 계속하며 궁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부부가 그들의 계획을 망친 대가로 습격을 당했는데... 왜 당신은 무사한거지?"
 
오영길:"... ....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건지 모르겠군요."
 
그는 여전히 발뺌할 생각인 것처럼 굽니다.
 
그러니, 안타깝지만, 누군가에게는 잔혹한 사실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진실을 밝혀내야만 하는 시간입니다.
 
서주원:"그... 그래서 다행이잖아. 오, 오 지배인 아저씨까지 당했다면, 나는..."
 
차해수:"주원씨... 그들이 바보라서 오영길씨를 살려두었을까요?"
"최근 사망한 송영빈, 조현성과 함께 황색의 관을 이끌며 서울을 멋대로 주무를 힘을 갖고자 미지의 존재를 불러내려 하지 않았습니까?"
"더이상 발뺌은 마시지요. 서씨 부부가 남겨둔 스승이라는 힌트와 함께... 황색의 관의 집결지에 찾아가 당신의 이름이 적힌 명패까지 확인하고 왔으니."
 
서주원:"...!" 분명히 자신도 함께 본 사실인데도, 당신이 도출하는 결과에 흔들리는 시선으로 오영길을 봅니다.
어떻게든 반박을 해 달라는 듯이...
 
오영길:"흐음."
"그런가... 그 악보에,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기어코 그런 의미를 담았다는 말이지..."
 
오영길은 박수를 치면서 호탕하게 웃습니다.
 
오영길:"그것만은 제가 놓친 사실이군요. 이야, 아쉽습니다. 당신이 한 발 앞섰습니다. 차해수씨."
 
이어지는 오영길의 말에, 주원은 그대로 얼어붙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오영길은 말을 잇습니다.
 
오영길:"대단하군요. 고작 며칠만에, 20년 동안의 일을 따라잡다니."
“어디보자… 조금 옛날 이야기를 해볼까요. 주원군, 아직 당신의 부모님이 살아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 그때의 서울은 지금처럼 곳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나는 제자인 두 사람과 함께 범인인 종교 단체를 잡아냈습니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광신이란 살인을 저지를 정도로 참으로 무서운 것이어서, 그 어떤 권력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냐고."
"마침 의학 교수인 송영빈 교수와, 고위층과 접촉할 수 있는 조현성 의원과 뜻이 맞아. 한 배를 타기로 하였습니다."
 
마치 포상이라는 듯 과거의 일을 꺼내는 오영길은, 옆의 주원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거 알고 있습니까. 주원군, 당신의 부모가 이런 변화를 정말 금방 알아내더군요."
 
오영길:"나와 다른 이들을 막기 위해 차곡차곡 모아뒀던 돈을 전부 빼돌리지 뭡니까."
"나를 그렇게 신뢰하던 수련군이, 결국엔 스승보다는 연인을 택했다니..."
"그 방해는 정말, 참을 수 없이 화가 나더군요!"
"하지만 동시에, 아주 순식간에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던 대부의 진실을 알았을 때에, 수련군은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나는 그 아이의 빛나는 모든 순간을 기억하는데... 그 얼굴만은 보지 못했구나. 하고."
 
오영길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곧 인자한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오영길:"차해수씨, 어째서 20년 전에 주원군을 거두었냐고 물으셨죠? 솔직하게 말씀드리죠. 나머지 두 아이는 쓸데없이 아비를 너무 닮았더군요."
"이 아이라면... 처음부터 내가 옆에서, 자라는 동안의 모든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서 거두었습니다."
"처음 한 곡을 제대로 연주했을 때... 작곡을 해냈을 때... 노래의 즐거움을 안 순간... 그리고 사랑에 빠졌을 때의 얼굴."
"아, 수련군은 이런 표정을 했던 것이군요! 나라는 인간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에!"
 
오영길은 주원을 바라보고는, 만족스러운 듯 황홀한 듯한 탄식을 흘립니다.
 
오영길:"차해수 씨와 만나게 해 준 것은, 제 욕심의 결과인 동시에 실책의 시작이었던 모양입니다."
"뭐 좋습니다. 충분히 즐거웠어요. 어떤 연기도, 실제의 감정을 뛰어넘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 여기까지인 듯 하니..."
 
오영길은 천천히 손을 들어올립니다. 그 손에는 무언가 들려 있습니다.
 
무언가의 버튼이 달린 기계장치입니다.
 
그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그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
 
쾅!
 
거대한 폭발음이, 한강에서 들려옵니다.
 
폭발음에 성당 내에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리지만, 오영길은 미간을 구기며 당신을 쏘아봅니다.
 
오영길:“…이 방해도 당신의 짓이겠군요. 차해수씨.”
 
차해수:"실책의 시작이 생각보다 커져서 곤란하시겠습니다." 턱을 비스듬히 듭니다.
"...정신나간 인간 같으니라고. 본디 보호자란 존재는 늘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인 것을."
"누군가의 평생에 일조하고 싶었던 거라면 성공이라고 이야기 해두겠습니다." 경멸을 담은 눈으로 마주봅니다.
 
오영길:"이야, 이런 상황에서 제게 격려를 해 주시는 겁니까?"
"분명 당신은 훌륭한 탐정이로군요. 하지만..."
"계획은 늘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건 모르시는 모양입니다."
 
은빛 섬광이 번뜩인 것도 같았습니다.
 
오영길은, 그대로 굳어버린 주원의 어깨를 잡아 자신 쪽으로 잡아 당깁니다.
 
그리고는 그대로, 든 칼로 그의 몸을 찌릅니다.
 
비명을 지를 새 같은 건 없습니다.
 
주원의 눈은 충격으로 커지고, 오영길은 그를 그대로 조각상이 있는 곳으로 밀칩니다.
 
조각상은 곧, 그의 피로 젖어들어갑니다...
 
차해수:"이런, 미친..!" 직후 그쪽으로 달려가 오영길을 잡아내동댕이치려 시도합니다.
 
당신이 달려들자, 오영길은 미련없이 그 자리에서 물러섭니다.
 
이내 주문의 조건이 달성된 것인지, 조각상에서는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오영길은 주원을 찌른 칼을, 무심하게 바닥으로 던지고는 당신 쪽으로 걷어찹니다.
 
중상을 입은 주원은 고개를 제대로 들지도 못한 채로 중얼거립니다.
 
서주원:"... 어째서. ...나, 나한테 왜...?"
 
차해수:"당신이 인간이라면, 어떤 과거가 있었든... 20년을 길러온 아이에게 이럴 수는 없는거야..!"
그쪽을 노려보다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주원의 상처를 눌러 지혈합니다.
"말하지 마세요. 출혈량을 최소화 해야합니다. 눌러서 지혈하고, 곧 병원으로 데려갈테니..."
 
서주원:통증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갈 곳 없는 시선을 떨군채로 더듬 더듬 중얼거립니다.
"...왜... 왜, 아저씨가..."
 
출혈과 고통에 정신을 유지하지 못하고 주원은 쓰러집니다.
 
오영길은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피가 묻은 장갑을 벗어 던지고는 품 속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그것은 작은 호각입니다.
 
한남대교 아래에서 본 것과 같은, 그런 생각이 닿으면 이미 오영길은 그것을 힘껏 붑니다.
 
쨍그랑-!
 
오래 지나지 않아, 아래층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립니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산산조각 내고 괴물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괴물들은 성당 안으로 들어와 의원들을 해치고, 다른 사람들을 해치기 시작합니다.
 
경비를 맡은 경관들이 총을 쏘지만,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가득합니다.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보면, ,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입니다. 동시에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사람이 있어요!"
 
경찰:“꼼짝 마! 움직이지 말고, 다 손 들어!”
 
"사,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
 
오영길은 경관을 보고 어깨를 으쓱이더니, 느긋하게 손을 들어올립니다.
 
곧 그는 가증스럽게도, 충격에 빠진 시늉을 하며 경관들을 향해 외칩니다.
 
오영길:"겨, 경찰 선생님들...!"
"저, 저 자가... 저 자가 제 아이를 해쳤습니다!"
"순식간에 칼로 찔렀어요!"
 
차해수:경찰의 진입에 안도하며 양손을 든 것도 잠시, 이어진 오영길의 말에 입을 살짝 벌리고 그를 봅니다.
"뭐라고... 거짓말입니다! 칼을 휘두른 건 저 자입니다! 피 묻은 장갑의 소유를 확인해보시죠!"
 
경관들은 일제히 당신 쪽을 바라봅니다.
 
당신 근처에 놓인 피묻은 칼. 쓰러진 사람. 깨끗한 오영길의 손과, 지혈을 하다 피로 얼룩진 당신의 손.
 
어쩌면 오영길은 이것을 노린걸까요. 아니면, 애초부터 불합리한 상황이었을까요?
 
당신이 무어라 말을 외치든 경관들은 듣지 않습니다. 닿지도 않습니다.
 
경관들이 당신을 체포하기 위해 총구를 겨누고 다가오는 그 순간.
 
일순간 일대가 새까매집니다.
 
"뭐, 뭐야... 정전...?"
 
"양초, 밑에 있는 양초 가져 와!"
 
사람들이 웅성이는 가운데, 어둠 속에서 당신의 팔이 붙잡힙니다.
 
차해수:놀라 붙잡힌 쪽을 봅니다.
 
이다홍:“…가만히 뭐하고 있어요, 이쪽으로!”
"젠장... 최악의 수라는 수는 전부 준비해 두길 잘했지... 아직 아래는 아수라장이에요. 당장 내려와요."
 
차해수:익숙한 목소리에 코트를 주원에게 덮은 채 그를 안아들고 뒤를 따릅니다.
 
이다홍은 어둠 속에서 당신을 안내하며 혼란을 틈타 성당의 뒤켠으로 데려갑니다.
 
한 두시간 전 폭탄을 날랐던 차. 그 안에 이번에는 당신을 구기듯 집어넣습니다.
 
이다홍:“상황이 안 좋아요. 방금 경찰청에서 내려온 지시가 예사롭지 않던데요."
"마치 처음부터 짜고 친 것처럼, 차해수씨, '당신을 체포하라'는 명령이 내려오는 걸 봤어요."
"그것도, 그 이상한 괴물이 사원 안으로 들어닥치자 마자. …처음부터 함정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차해수:"하아... 만반의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황색의 관이 각 계의 정점에 연이 닿아있던 것을 생각하면... 안일했군요."
 
이다홍:"...협력 민간인을 보호할 수단을 마련한 것이 제 최선이었어요."
"우선, 이대로는 주원씨가 위험해요. 그대로 빠져 나가서, 이 메모에 있는 병원으로 가요. 요원들의 후처리를 맡아주는 곳이니 제 서명만으로 충분할 거예요."
"주원씨의 치료가 끝나면, 무리해서라도 도망쳐요. 최대한 서울에서 멀어져서 남쪽으로. 어디든 자리를 잡는다면 그 때 제 주소로 전보를 보내주세요. 지원을 해 드릴테니."
 
차해수:집안이 알면 뒤집어지겠군... 골치가 아픈듯 인상을 쓰며 이마를 짚습니다.
"...알겠습니다. 부탁 좀 합시다. 아무래도 지나치게 개입해버린 모양이니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곤 우선은 병원으로 가자는 눈짓을 합니다.
 
당신의 대답이 떨어지자 이다홍은 차 문을 닫습니다.
 
이다홍:"운전 할 수 있죠?"
 
차해수:"다행히 익혀둔 실력이 있지요."
 
이다홍:"두 사람이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다홍은 그 말을 끝으로, 침통한 표정으로 돌아섭니다.
 
주원의 상처를 지혈한 천에서 점점 피가 스며 나오고 있습니다.
 
차해수:뒷자리에 눕혀둔 그를 한 번 돌아보고 차를 빠르게 몰아 성당을 빠져나갑니다.
 
차 안에는 지독할 정도의 정적만이 감돕니다. 도시를 뒤로한 채... 차는 빠져 나옵니다.
 
...
 
몇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급한 수술을 마치고 한참 수혈을 받은 후에야 주원은 눈을 뜹니다.
 
건조한 냄새가 나는 병원의 회복실. 커튼이 쳐진 침대 바로 옆에서 당신은 그가 깨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서주원:"... ..."
제 입가를 깨물고 한참을 말을 고르다가 입을 엽니다.
"... 미안해."
 
차해수:"...그런 일을 겪고서, 눈 뜨고 한다는 첫 마디가 그겁니까?"
 
서주원:"... 그러면 뭐라고 해."
"내가, ... 내가 널 망쳤잖아." 목에 걸린 그 말을 뱉어냈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져 침구 위로 뚝뚝 떨어트립니다.
 
차해수:아직 상황을 채 다 파악한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말하는 그를 보며 기대어 앉아있던 의자에서 등을 떼고 몸을 숙입니다.
"제가 멋대로 나선겁니다. 남 의도대로 휘둘려줄 정도로 줏대 없는 남자도 아니고."
물론 이번에는 그의 계획대로 되고 말았지만. 내심 찔리는 마음에 잠시 눈을 굴립니다.
"그래도 다행이군요. 울 줄도 아는 사람이라."
 
서주원:몇 년을 참았던 눈물이 터진 것처럼 주먹을 쥐어 눈가를 막아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한참을 숨을 헛삼킵니다.
"... 내, 내 주변은 다 이렇게 돼. 엄마도... 아빠도... 아, 아저씨도..."
"그래서 너 만큼은... 망치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내가 바보같은 짓을 해서... 저... 전부 망쳤어."
"지금이라도 너 혼자 가. 너... 너무 말려들게 만들어서 미안해."
 
차해수:우는 법도 잊은 아이일까봐 걱정했는데. 한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들은 전부 어른입니다. 각자의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르는 대가를 스스로 짊어진 것 뿐이죠. 주원씨가 망친게 아닙니다."
"그리고... 20년 정에 배신당하고 홀로 남은 사람을 두고 어떻게 혼자 갑니까? 내가 아무리 냉혈한이어도 말입니다..." 품 안에서 미리 챙겨둔 새 손수건을 꺼내 주원의 뺨에 가져다댑니다.
 
서주원:뺨 위에 손수건이 닿자, 천천히 그것을 적시다 결국 소리를 내어 울어버립니다.
"세 살 때랑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어..."
"이대로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어. 내 편이 아, 아무도 없다는 게... 싫어."
"... 미안해. 거절... 못 해서. 가지 말아 줘."
"언젠가 돌아서도 되니까, 지금은... 가지 말아줘..." 짜내는 것처럼 겨우 말을 붙이고 제 가슴께의 옷자락을 쥐어 잡습니다.
 
차해수:"...어차피 이제 갈 곳이 없어진 것은 나도 같으니까요."
"그리고... ...음." 잠시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주원을 내려다보다가 곧 허리를 굽혀 입술을 겹칩니다.
혀나 이는 쓰지 않고서 그저 조용히 입술을 댄 채로 입가로 새어들어오는 눈물의 맛을 느끼다, 몇 초 되지 않아 떨어져 고개를 듭니다.
"미안합니다. 결국 못 참았네요. 키스보다는 뽀뽀에 가깝지만, 첫 입맞춤 치고는 조금 짜군요." 슬쩍 주원의 표정을 살핍니다.
 
서주원:잠시간 당신의 말이 이어지지 않는 때에 불안해하며 고개를 들었다가, 입술 위에 닿는 감촉에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대로 굳어버립니다.
머릿 속을 가득 메우고 있던 눅눅한 생각들이 단숨에 새하얗게 밀려 버립니다. 몇 초 후에야 상황을 파악하고 뺨이 달아올라 그대로 딸꾹질을 합니다.
"어...?" 겨우 바보같은 소리를 흘리고는 시선을 들어 올립니다.
"... 나, 나. 그... 이, 이러면..."
"너, 너랑 계속 있고 싶게 돼 버려..." 그래도 괜찮냐는 것처럼, 눈가가 다시 일렁입니다.
 
차해수:"고백을 받았는데 답을 않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에게 들었던 말 중 '사랑에 빠진 얼굴' 부분을 의식한듯,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솔직히 평소 모습을 봐서는 마음이 얼마나 클 지 예상하지 못했는데... 지금 반응을 보니 대충 짐작이 가는군요." 픽 웃으며 검지와 중지로 볼을 가볍게 꼬집습니다.
 
서주원:"... 내, 내가 말한 게 아닌... 데..." 가슴 안쪽이 저릿하게 벅차서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이, 가볍게 당겨 꼬집혀집니다.
"... 처, 처음 이었는데...!" 새하얀 벽에 건조한 약 냄새가 나는 병원에 눈물로 엉망이 된 제 얼굴을 감싸고 웅얼거리듯이 말합니다.
 
차해수:"첫키스에 로망이라도 있었습니까? 그래서 이번에 혀는 안 넣었지 않습니까." 달랜다고 이런 말이나 합니다.ㅏ
 
서주원:"응...?" 눈을 깜빡깜빡 하고 봅니다.
"... 그, 그걸 넣... 어야 키스...야...?" 어질어질해진 얼굴로 되묻습니다. 스스로도 엄청나게 바보같다는 생각을 하고...
 
차해수:"......아이가 어떻게 생기는 줄은 압니까?" 하 웃으며 내려다봅니다.
 
서주원:그 말에 곧바로 팔꿈치로 당신의 옆구리를 치고는 쏘아봅니다. 익숙한 표정 같지만 온통 뺨이 달아오른 채로...
"... 너... 옆에 있어도 되려나."
"그, 그렇다면 나도... 최, 최선을 다하고 싶어."
"네가 그렇게 항상 짜증나게 웃었으면 좋겠어. 이건... 처음 '메피스토펠레스'로 무대에 오른 날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꼭... 지켜줄게." 얼굴이 홧홧해진 채로 중얼거리듯 선언합니다.
 
차해수:목이 졸려 죽을 뻔 했던 그 날인가... 자신도모르게 넥타이를 느슨하게 당깁니다.
"아까는... 나도 당신을 지키지 못했으니, 이제 서로를 지키면 되겠군요."
"마침 눈물도 그쳤으니... 잘 부탁합니다. 서주원씨." 싱긋 웃습니다.
 
서주원:눈과 뺨을 비비고는 새듯이 웃어 보입니다.
"그... 말... 꼭... 아, 아니야."
"잘 부탁해. 차해수씨..." 상투적인 인사를 하고는 스스로도 우습다는 듯 합니다.
 
침대 옆에 난 창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푸르스름한 빛을 내며 밝아집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두 사람이 떠나는 첫 번째 날입니다.
 
다홍의 지시대로, 당신은 회복을 다 마치지 않은 주원을 퇴원시키고 병원 밖으로 나섭니다.
 
...
 
서울을 뒤로한 채 멀어지는 차는 그대로 한참을 달립니다.
 
다음 날 서울의 신문에는 아마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실릴 지도 모릅니다.
 
사라진 오페라 하우스의 혜성같은 배우, 사건에 휘말린 신입 감독.
 
그리고, 분명 큰 위기에 빠지게 될 도시.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그 불확실성 속에서도 확실한 것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푸른 장미의 꽃말은 불가능, 혹은 기적.
 
우리는 기적을 꿈꿀 수 있을까요?
 
*